달아 오른 부산·경남 분양시장 - 비수기 잊은 초겨울 청약 열풍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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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 오른 부산·경남 분양시장 - 비수기 잊은 초겨울 청약 열풍

달아 오른 부산·경남 분양시장 - 비수기 잊은 초겨울 청약 열풍

#1. 일요일인 11월 23일 오후 경남 창원시 회원동의 월영 SK 오션뷰 아파트 견본주택. 아침부터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100m가 넘는 긴 줄이 만들어졌다. 내부엔 쉴 새 없이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와 상담원 목소리 등으로 요란했다. 11월 21일 문을 연 이곳엔 주말까지 사흘 간 2만명 이상의 주택 수요자들이 다녀갔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왔다는 이세훈(41)씨는 “교통 등 입지 여건이 좋은데다 산과 바다 조망권을 갖춘 만큼 투자가치가 있을 것 같아서 들렀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신동주 분양소장은 “월영동에 오랜만에 들어서는 아파트여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2. 부산 구서동에 사는 윤정애(39·여)씨는 26일 부산 민락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았다. 올 상반기 분양된 e편한세상 광안비치 아파트 분양권 시세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윤씨는 최근 부산에서 분양된 3개 단지에 청약했지만 모두 떨어졌다. 그는 “괜찮은 물건이면 2000만~3000만원의 웃돈을 줘도 아깝단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수도권의 ‘원정 청약’도 빈번
*일반분양 표시가 없는 단지는 모두 일반분양분이며 분양계획은 달라질 수 있음. / 자료: 닥터아파트

*일반분양 표시가 없는 단지는 모두 일반분양분이며 분양계획은 달라질 수 있음. / 자료: 닥터아파트

초겨울로 접어들면서 날씨가 쌀쌀해졌지만 부산·경남 아파트 분양시장 열기는 더 달아오르고 있다.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에 수요자들이 몰리고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되는 단지가 잇따른다. 청약 경쟁률도 치솟았다. 분양시장의 온기가 번지면서 미분양 아파트도 속속 팔려나간다. 분양대행업체인 내외주건의 정연식 전무는 “위례신도시가 서울·수도권 시장을 달궜듯 요즘은 부산·경남 지역이 지방 분양시장의 불쏘시개가 됐다”고 말했다.

SK건설이 11월 26일 경남 창원시 월영 SK 오션뷰 청약을 받아보니 1순위에서 평균 15.4대 1, 최고 5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1월 20일 경남 김해시 삼문동에 나온 신장유 일동 미라주 더 파크는 최고 18.8대 1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부산 지역 아파트도 ‘청약 대박’을 쳤다. 금정구 래미안 장전은 1순위에서 평균 14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경쟁이 치열했다. 958가구 모집에 14만63명이 몰려 부산 전체 청약통장 1순위 가입자(35만여명)의 3분의 1 이상을 불러 모았다. 서울·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청약자를 모은 위례신도시의 위례자이(6만2000여명)보다 두 배 이상으로 많은 수치다. 남구 대연 롯데캐슬 레전드도 1순위에만 12만7129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이 90대 1에 달했다.

분양권엔 적지 않은 웃돈이 붙었다. 부산 래미안 장전 분양권에는 벌써부터 웃돈이 5000만원가량 붙어 있다. 장전동 M공인중개업소의 한 직원은 “단지나 타입별로 차이가 있지만 조망권이 좋은 로열층에는 6000만~7000만원 정도 더 얹어줘야 한다”고 귀띔했다. 11월 초 창원시 가음동에서 분양된 창원 더샵 센트럴파크 1단지에는 평균 3000만원 정도 웃돈이 형성돼 있다. 2015년 1월 입주 예정인 거제시 아주동 거제 마린 푸르지오에도 단지에 따라 2000만~3000만원의 웃돈이 붙은 상태다.

미분양 아파트 소화 속도도 빠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부산 지역 미분양 물량은 올해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2060가구가 팔려 48.4%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남 지역 미분양도 4909가구에서 2907가구로 확 줄었다. 개별 아파트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아이에스동서가 부산 용호동에서 분양 중인 더블유(W)는 1488가구의 ‘완판’을 앞두고 있다. 전용 85㎡를 초과하는 중대형으로만 구성됐음에도 수요가 꾸준하다. 부산 해운대 두산위브 더 제니스는 11월 계약률이 전달보다 30% 정도 올랐다. 이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계약률이 잠깐 주춤하다 분양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최근 한 달 간 상담과 문의 건수가 종전보다 120%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부산·경남 분양시장 열기는 주택 공급 부족으로 수요가 많아서다. 업계에 따르면 2007~2012년 사이 부산 입주 물량은 연간 1만 가구 안팎에 불과했다. 그 이후 2만 가구 이상 물량이 쏟아 지면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입지 등이 좋은 브랜드 아파트에는 투자 수요까지 몰리는 모습이다. 창원·거제·양산시 등의 경우 신규 입주 물량에 비해 인구 증가 속도가 빠르고 대규모 산업단지와 가깝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방의 청약 규제가 대거 완화되면서 서울·수도권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것도 주된 요인이다. 지방에서는 2008년부터 민간택지 분양권을 계약과 동시에 되팔 수 있게 됐고, 2010년부터는 1순위 요건이 청약통장 가입 후 6개월로 단축됐다. 우리투자증권 김규정 부동산전문위원은 “청약 규제 완화로 서울·수도권의 청약통장이 부산 등 지방으로 건너간 ‘원정 청약’이 성행한다”며 “분양권 전매차익을 노린 가수요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택건설 업체들은 청약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연말까지 부산·경남 지역에서 2만여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창원시(8222가구)와 부산(5607가구)·양산시(2830가구) 물량이 많다. 대형 건설 업체의 브랜드 아파트와 교통·교육 여건이 좋은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적지않다. 창원시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용호동 용호5구역을 재개발한 창원 아이파크 1036가구를 선보인다. 일반분양 물량은 308가구다. 한화건설은 성산구 가음7구역을 재건축하는 창원 가음 꿈에그린 아파트를 내놓는다. 총 749가구 중 170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동마산나들목(IC)을 통해 고속도로 접근이 편리하며 창원종합버스터미널과 KTX 경전선 창원중앙역이 가깝다.
 가격 많이 오르고 공급 많아 추가 상승은 ‘글쎄’
부산에선 서구 서대신동 분양 물량이 눈길을 끈다. 대우건설이 짓는 대신 푸르지오 959가구다. 이 중 59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지하철역 두 곳(동·서대신역)이 있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900만원대 후반이다. 동원개발은 사상구 모라동에 사상 동원로얄듀크 554가구를 내놓는다. 이밖에 양산시에선 EG건설이, 거제시에선 포스코건설이 각각 분양 채비에 나선다. 다만, 이들 지역 분양시장의 열기가 한풀 꺾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한 인기 지역의 수요는 꾸준하겠지만 올 하반기 같은 호황을 누리긴 어렵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 박합수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올해와 내년 입주 물량이 나오며 수급이 채워지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을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입지 여건과 자금 여력 등을 고려해 청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동산컨설팅 업체인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시세차익 기대를 낮추고 실수요 측면에서 접근해야 무리가 없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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