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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소신(小辛)기업 | 슈프리마 이재원 대표] 모바일로 확장한 지문인식 기술의 강자

[코스닥 소신(小辛)기업 | 슈프리마 이재원 대표] 모바일로 확장한 지문인식 기술의 강자

이재원 슈프리마 대표는 “좋은 제품과 경쟁력 있는 기술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인도 정부는 2006년부터 전국 지방행정 전자화를 목표로 범국가적인 차원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인도 차티스가르주 정부가 최근 전자행정 시스템 구축 방안을 밝혔다. 시스템의 핵심인 지문인식 솔루션은 국내 바이오인식기술 전문 기업 슈프리마가 공급하기로 했다.

이재원(47) 슈프리마 대표는 “인도 정부는 올해만 316곳에서 전자행정 서비스를 추가 개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이번 성과를 계기로 인도 전역의 지방행정 기관에 지문인식 솔루션 공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설립 15주년을 맞은 슈프리마는 세계 바이오인식 기술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지문인식 기술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슈프리마는 2004년 ‘지문인식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지문인식경연대회(FVC)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밖에 미국국립기술표준원(NIST)의 지문인식 알고리즘 호환성 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미국연방수사국(FBI)의 최상등급 국제인증을 획득했다.
 전체 매출의 78% 해외에서
지문인식 기술의 핵심은 지문의 미세한 융선과 골을 센서로 읽어 원래 모습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지문을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속도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지문과 명확히 구별해내는 정확성이 요구된다. 슈프리마는 지문을 인식하는 센서와 알고리즘부터 운영 시스템, 완제품 기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개발·판매한다. 세계적으로 공인된 기술력 바탕으로 지난 2008년 코스닥에 상장된 이후 2009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한국 거래소가 선정한 ‘코스닥 히든 챔피언’으로 꼽히기도 했다.

사람이 가진 고유의 지문은 열쇠나 카드키·비밀번호와 달리 복제나 해킹이 어려워 생체 보안장치로 각광받고 있다. 이 때문에 직장 근태 관리, 보안시설 출입 통제, 전자투표 본인 인증 등에 다양하게 쓰인다. 국내 경비업체 에스원이 슈프리마의 지문 인식 기기를 사용하고 군과 검찰, 공공기관에서도 이 회사의 제품을 이용한다. 대표 제품은 지문·얼굴 인식 센서 및 시스템과 출입통제, 근태관리에 필요한 단말기 등이다. 공항 출입국시 널리 사용하는 전자여권판독기도 이 회사의 제품군 중 하나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공항과 기업, 공공기관에서도 슈프리마의 여권판독기나 지문·얼굴인식 장치를 찾아볼 수 있다. 130여개국 1000여 고객사를 둔 이 회사는 전체 매출의 약 77.5%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외국에서 거둔 실적 호조로 지난해 매출 658억원, 영업이익 173억 원을 기록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최근 5년간 35%에 달한다.

“해외 여행이나 출장 중 우리 회사 제품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죠. 전자여권판독기는 유럽에서는 이미 대중화된 선진국형 비즈니스입니다. 이와 달리 대용량 지문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나 인구통계사업, 전자주민증사업 등은 인도·중국·브라질 등 신흥국에서 각광받습니다. 아프리카나 중동 등에서도 정부 차원의 지문인식 솔루션 사업이 활발해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합니다.”

슈프리마가 처음부터 해외 시장에 주력한 것은 아니다. 사업 초창기인 2003년 지문인식 모듈을 개발·출시했지만 국내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 대표는 “신생 산업이다 보니 지문인식 기술이 어디에 왜 필요한지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이 없던 때였다”고 창업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벤처 버블이 일면서 지문인식을 포함한 국내 바이오업체가 200여 곳에 달할 정도로 포화상태였다”며 “기술적 우위를 점하면 전 세계 어디서든 통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해외 시장에 먼저 문을 두드렸다”고 말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미주·유럽 등 선진국을 시작으로 아시아와 중동·아프리카로 발을 넓혔다.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여 역으로 국내 시장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현재 슈프리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60%가 넘는다.

글로벌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 부진의 여파로 올해 1분기까지 부침을 겪었다. 슈프리마의 1분기 영업이익은 18억2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3% 줄었고, 매출은 127억6700만원으로 30.2% 감소했다. 이에 대해 이재원 대표는 “해외 사업 중 공공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유가 하락 등으로 중동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다소 지연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제품과 경쟁력 있는 기술이 결국 매출과 이익을 결정한다고 여겨 단기 실적보다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제품 출시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있다”며 “공공 사업 부문 실적은 곧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동 프로젝트 지연으로 실적 부침
슈프리마가 최근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모바일 지문인식 시장이다. 이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모바일 시장 진출을 염두에 뒀지만 당시 휴대전화 하드웨어 성능이 떨어져 지문인식 기술을 구현하기 어려웠다”며 “국내 한 대기업에서도 10여년 전 지문인식 기능을 넣은 휴대전화를 출시한 적이 있지만 금세 사라졌는데 애플이 아이폰에 지문인식 기능을 채택하면서 3억명 이상이 이 기술의 필요성을 인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모바일에 들어가는 작은 사이즈의 센서를 개발해 안정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 대표는 “아이폰에 들어가는 지문인식 기술이 출입국시스템이나 보안에 쓰는 기술보다는 떨어지지만 모바일에 잘 적용됐다는 점을 높이 산다”며 “아직까지 애플을 제외하면 완성도 있는 지문인식 기술을 보유한 휴대폰 제조회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여러 스마트폰 제조업체들과 협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회사가 커지면서 지배구조 투명성과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계속된다. 슈프리마는 7월 9일 회사를 슈프리마와 슈프리마비에스(가칭)로 인적 분할한다고 공시했다. 기존 회사는 ID솔루션과 융합보안 사업을 맡게 되고, 분할 신설회사인 슈프리마비에스는 바이오인식 시스템·솔루션 사업 등을 담당한다. 분할 기일은 오는 12월 31일로, 슈프리마비에스는 코스닥시장에 재상장될 예정이다. 이재원 대표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을 만들자는 것이 창업 당시부터 지켜온 철학”이라며 “보안 분야에서 기술 융·복합이 활발히 이뤄지는 만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허정연 기자 hur.jungyeo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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