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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들이 뽑은 세계 100대 코스] 美 사이프러스포인트 영예의 1위

[여행가들이 뽑은 세계 100대 코스] 美 사이프러스포인트 영예의 1위

사이프러스포인트 / 사진:중앙포토
남해 창천에 자리한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이 영국의 골프 정보 전문 사이트(top100golfcourses.co.uk)가 지난 11월 10일 발표한 ‘2016 세계 100대 코스’에서 한국의 코스로는 유일하게 91위에 들었다. 흔히 ‘세계 100대 코스’라고 하면 기존 [골프다이제스트], [골프매거진] 등에서 실시하는 코스 평가로 잘 알려져 있다. 제주도의 클럽나인브릿지는 [골프매거진]에서는 세계 43위, 경기도 부곡의 안양CC는 [골프다이제스트]에서 세계 40위에 오른 적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순위는 해당 매거진에서 위임한 소수 패널에 의한 평가다. 이와 달리 ‘톱100골프 코스’ 사이트는 세계의 골프 여행가의 평가여서 ‘골프장에 관한 컨슈머리포트’라 불릴 만하다. 사이트의 운영 목적 자체가 세계 각국의 좋은 코스에 대한 정보 제공에 있다. 2004년 5월에 영국의 코스 평가부터 시작해 글로벌 코스 정보 사이트로 확대했다.

‘톱100골프코스’에서 세계에서 가장 좋은 골프장은 태평양에 접한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의 몬테레이 반도에 위치한 사이프러스포인트로 조사됐다. 미국 뉴저지의 파인밸리가 매년 1등을 지켜왔으나 올해는 순위가 뒤바뀌었다. 이 리스트에 따르면 3위는 미국의 시네콕힐스이며 4위는 북아일랜드의 로열카운티다운, 5위는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다. 매년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은 6위로 쳐졌다.

이번 100대 코스 리스트에서 미국은 모두 48개의 코스가 들었으며, 스코틀랜드가 12개, 잉글랜드 11개, 호주 7개 순이었다. 아시아에서는 3개국에서 5개 코스가 100위 안에 들었다. 일본에서는 고베의 히로노가 37위로 순위가 가장 높았고, 해안 휴양리조트로 이름높은 카와나후지 코스(53위), 도쿄GC(97위)가 이름을 올렸다.

중국에서는 하이난의 샹킹베이가 60위에 올랐고, 한국에서는 사우스 케이프오너스가 91위였다. 한국 코스 중에는 세계 100위에 드는 코스가 사우스케이프를 제외하곤 없다. 한국 골프장의 품질과 명성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 사이트에는 다수의 골퍼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소수 패널에 의한 결과와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영어 소통이 가능한 나라와 외국인들이 부킹할 수 있는 코스에 대한 평가가 절대적으로 많고 높은 것이 이 사이트의 특징이기도 하다. 예컨대 싱가포르는 톱 15위까지 코스 랭킹이 매겨진다. 이와 달리 2400여개의 코스를 가진 일본은 베스트 코스 30곳 랭킹까지만 검색할 수 있다. 그래도 이 사이트의 한국 코너를 보면 제법 상세한 코스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베스트 코스를 15개나 소개하고 있다. 한국 항목에서는 세계 91위에 오른 사우스케이프오너스(1위) 외에 제주도의 클럽나인브릿지(2위), 경기 군포의 안양CC(3위), 송도의 잭니클라우스GC(4위), 천안의 우정힐스CC(5위) 등 15개의 코스가 영문으로 소개돼 있다.
 영국에서 시작해 세계의 골프장 평가로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 / 사진:중앙포토
올해 32살인 아일랜드 출신의 IT기술자 퍼갈 오리리가 대표적인 골프 여행가다. 오리리는 지난 8월에 세계 100대 코스를 모두 라운드 했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오리리는 포트마녹(세계 44위) 골프장 옆에서 자라 어렸을 때부터 골프를 배웠다. 대학 시절 여름 방학을 이용해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라인의 더컨트리클럽에서 캐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미국 코스들을 섭렵했다. 오리리는 미국 전역에 깔린 골프장 소속 캐디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명문 골프장의 라운드 기회를 얻었다. 그렇게 사이프러스포인트, 시네콕힐스, 오거스타내셔널까지 라운드했고, 최고 66타까지 쳤다. 대학 졸업후 보스턴에서 직장을 얻었으나, 코스 여행을 멈추지 않았다. 2011년 28세에 서튼베이를 라운드해 ‘미국 100대 코스’를 모두 경험했다. 다음부터는 나라별로 타깃을 잡아 골프 여행 계획을 잡았다. 해외에 출장이라도 잡히면 꼭 세계 베스트 코스 리스트를 살펴 라운드하면서 빈칸을 채워나갔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더반CC를 라운드하면서 100대 코스 순례를 마쳤다. 여기서 주목할 포인트가 있다. 예전에 골프는 중년들의 동네 커뮤니티였다. 하지만 지금은 32세 청년이 전 세계 명문 코스를 돌아보는 여행을 떠난다.

일본인 마사 니시지마는 톱100골프코스 사이트의 컨설턴트다. 벌써 4년 전에 세계 100대 코스를 모두 돌아봤다. 그는 이들 코스 순위에 변동이 있으면 들러서 확인하고 그걸 또 자신의 사이트에 올리거나 컨설팅을 한다. 50대 중반인 그는 미국골프협회(USGA) 직원으로 일하면서 유럽과 미국의 명문 코스를 상당수 돌아볼 수 있었다. ‘당시 미국 동부의 명문 코스들은 회원 아니면 골프장 입구조차 들어갈 수 없었다’고 회고한다.

지난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로 상당수 회원제 클럽들이 대거 개방 정책으로 돌아섰다. 골프장 홈페이지를 만드는가 하면, 스페셜 패키지로 골프장 라운드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다각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했다. 영국의 명코스들도 인터넷으로 부킹하면 회원들이 이용하는 주말을 제외하면 언제나 라운드가 가능해졌다. 한국처럼 최소한 3명 이상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 한 명이어도 티타임을 잡을 수 있다.
 골프 노마드 확산
프랑스 파리에 사는 핸디캡 5의 테드릭은 유럽 전역의 코스 일주를 마치고 최근에는 아이슬란드 여행을 다녀와 코스들에 대한 비평을 남겼다. 그는 이 사이트에 147곳의 코스 평가 글을 남겼다. 스코틀랜드에 사는 교사인 핸디캡 14인 짐 로버트슨은 자국 내 300개 코스를 라운드했다. 그 뒤로는 유럽으로 영역을 넓혀 124개 코스를 평가했다.

골프가 스포츠의 영역으로 정착되면서 세계 유명 골프장을 전문으로 여행하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 세상은 더 좁아졌고, 이동은 더 편리해졌으니 골프로 유랑하는 여행자, 즉 골프 노마드가 형성되고 있다. 컨설팅 회사인 올리버와이만의 백상현 전무는 지난해 여름 [당신도 라운드할 수 있는 세계 100대 코스-유럽편]이란 책을 냈다. 예전 골드먼삭스와 모건스탠리 홍콩, 서울 지사에서 근무하면서 비교적 긴 휴가를 이용해 유럽의 많은 코스를 직접 부킹하면서 돌아본 경험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세계 100대 코스에 드는 유럽 코스는 거의 모두 망라되었는데 이들 코스를 인터넷으로 부킹하고 손수 운전하고 다녔다고 한다. 미래의 골프 여행은 이런 방식이 자리잡지 않을까.

- 남화영 헤럴드스포츠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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