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 맥짚기] 2분기에도 맥없는 장세 이어질 듯

summary | 주가가 추가 상승하려면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 실적이 그 동력이 될 텐데 1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좋은 경우 추가 상승해 2050선에 육박하는 상황이 벌어지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2000을 고점으로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넘지 못하고 조정에 들어가면 이는 단기 시장뿐 아니라 중장기 흐름에서도 적신호가 된다. 금융시장의 관심사가 달라졌다. 2월까지는 미국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놓고, 유럽이나 일본이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를 얼마나 강하게 시행할 것인지가 관심사였다. 그 결과 달러가 강세로 전환됐고, 원유를 비롯한 상품 가격이 상승했다. 3월 들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2월 말에 중국이 지준율 인하와 위안화 절상을 동시에 시행했다. 유럽 중앙은행도 여러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더 이상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하지 않겠다고 얘기해 정책 효과를 스스로 훼손해 버렸다. 일본은 추가적인 부양 조치를 내놓지 않았고, 미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약해졌다. 예상했던 정책과 반대되는 정책이 한꺼번에 시행돼 진정한 정책 기조가 무엇인지 알기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 그래서 ‘G20 상하이 비밀 합의설’이라는 음모론이 제기됐다. 비밀 합의가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그래서 구속력을 갖는 조치는 없었을 걸로 추측된다. 하지만 개별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의 움직임을 조절할 필요는 느꼈을 것이다. 미 연준이 특히 심했을 텐데, 달러가 작년 하반기 이후 가파르게 올라 이를 조절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들의 달라진 행보는 시장에 영향을 줬다. 달러 강세가 빠르게 조정됐고, 상품 가격이 올랐으며, 주가에 동력으로 작용해 큰 폭 상승이 나타났다. 여러 통화중 원화가 특히 민감하게 움직였다. 3월 한 달 동안 100원 가까이 절상돼 유례없이 빠른 절상 속도를 보였다.
3월의 신흥국 통화 강세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아직 추세적인 전환은 아니다. 현재 국면이 좀 더 연장될 수 있지만 계속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2분기에는 3월과 다른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달러 강세와 원자재 가격이 조정될 확률이 가장 높다. 이에 맞춰 원화도 추가 강세보다 약세로 기울어 연말에 달러당 1250원 이상으로 올라가는 발판이 만들어질 걸로 전망된다.
달러 약세-원자재 가격 하락 가능성
주요 교역국의 대외 수요가 부진할 경우 수출이 큰 폭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올 들어 수출이 두 자리수로 줄어들고 있는 건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미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을 3%대에서 2%대 중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추가적으로 원화가 강해져 수출 증가율이 낮아질 경우 경제 전망치가 2% 초중반으로 낮아질 수도 있다.
외부 상황 호전을 발판으로 200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 지수는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2주 넘게 횡보를 거듭해 상승 동력이 떨어진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불러 일으킬 정도다. 원·달러 환율이 1140원대로 하락함에 따라 외국인이 조심스러워졌다. 자칫하다가는 환차손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 변동이 클 때에는 환율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주가가 환율 변동을 압도해 버리기 때문이다. 지난 6년 간주가의 최대 변동폭은 17%였다. 올 들어서는 폭이 더 좁혀져 10%를 간신히 넘고 있다. 이와 달리 원·달러 환율은 지난 한달 사이에만 8%나 절상됐다. 외국인 입장에서 최고의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만약 반대 상황이 벌어진다면 외국인은 주가가 상당폭 오르지 않는 한 투자에서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을 상승으로 이끌었던 힘이 이제 반대로 작용할 가능성이커진 것이다.
반등도 충분할 만큼 진행됐다. 유가가 바닥에서 60% 상승했다. 최고점 대비해선 오른 것도 아니라고 얘기할 수 있지만 그건 맞지 않는 생각이다. 배럴당 20달러 대에서 석유를 산 사람도 있는데 가격은 그들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신흥국 통화가 작년 말보다 절상됐다. 주가도 대부분 플러스 수익률로 돌아섰다. 가격이 낮아서 매력적이라는 얘기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
주가가 추가 상승하려면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 실적이 그 동력이 될 텐데 1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좋은 경우 추가 상승해 2050선에 육박하는 상황이 벌어지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2000을 고점으로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넘지 못하고 조정에 들어가면 이는 단기 시장뿐 아니라 중장기 흐름에서도 적신호가 된다. 과거보다 박스권의 고점이 낮아져 바닥을 두드리는 횟수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수가 위치해 있는 박스권은 6년을 이어온 틀이다. 이렇게 장기에 걸쳐 만들어진 구조가 바뀌려면 박스권을 뚫기 위한 여러 번의 시도가 있어야 한다. 위든 아래든 마찬가지인데 고점이 낮아지는 건 바닥을 뚫기 위한 시도가 빈번해진다는 신호가 되고, 저점이 높아지는 건 반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가 된다. 2분기 시장도 만만치 않다. 1분기와 같이 극심하게 변동하지 않는다 해도 힘이 넘치는 상황이 펼쳐지지는 않을 것이다.
조선·건설·철강주에 관심
-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김종근 흥케이병원장 "진정한 '최소침습' 인공관절 수술 구현"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이데일리
팜이데일리
일간스포츠
서유리, 칼 빼드나…"정신적으로 병든 사람"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6억 대출 제한’에 주담대 신청 역대급 ‘반토막’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위클리IB]‘수익률 쇼크’면한 韓 LP들…트럼프 과세조항 삭제에 ‘안도’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거품 꺼지는 바이오]①사면초가 바이오벤처, 자금 고갈에 속속 매물로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