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1970년 이후 58% 줄었다”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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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1970년 이후 58% 줄었다”

“야생동물 1970년 이후 58% 줄었다”

세계자연기금 ‘지구생명보고서’, 2020년 되면 3분의 2 사라질 것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 따르면 코뿔소 등 많은 종의 야생동물이 밀렵으로 멸종위기에 처했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 따르면 코뿔소 등 많은 종의 야생동물이 밀렵으로 멸종위기에 처했다.

현재의 세계 야생동물 개체수는 1970년 수준에서 58% 감소했다. 국제환경단체인 세계야생생물기금(WWF)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현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20년이 되면 야생동물 개체수는 1970년 수준의 3분의 1만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WWF가 런던동물학회(ZSL)·세계생태발자국네트워크(GFN)와 합동으로 작성한 보고서 ‘지구생명보고서 2016: 새로운 시대의 위험과 복원력(Living Planet Report 2016: Risk and resilience in a new era)’은 인간이 다른 종과 공유하는 지구에 인간이 미치는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큰 변화를 토대로 지질시대를 구분한다. 2002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파울 크뤼천은 현대를 ‘인류세(Anthropocene)’라고 명명했다. 인류가 지구 기후와 생태계를 변화시켜 만들어진 새로운 지질 시대를 뜻한다. 국제지질학연합(IUGS)도 지난 1월 “지구가 ‘인류세’라는 새로운 지질연대에 들어갔다”고 학술지 사이언스를 통해 발표했다. 인구 증가, 기후변화, 환경 오염 등 인류가 지구에 주는 영향과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일부 학자는 인류가 초래하는 변화의 끝은 대멸종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백악기 공룡 대멸종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5차례의 대멸종이 알려졌지만 인류세에 접어들면서 생물종이 그 어느 대멸종 시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든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마르코 람베르티니 WWF 사무총장은 보고서 서문에서 “과학자들은 수십 년 전부터 인간의 활동이 모든 생명체가 공유하는 우리 지구를 6차 대멸종기로 몰아붙인다고 경고했다”며 “올해 지구생명보고서에 담긴 증거가 그런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야생 동물의 개체수 감소는 심각한 수준이며 현 추세가 유지된다면 2020년이 되면 평균 67%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이와 같이 환경 훼손은 계속되고 있다. 인류가 자연에 가하는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자연 생태계 훼손이 심각하다. 이대로 가다간 생물다양성과 생명 부양 시스템을 비롯한 자연 세계가 붕괴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자연에 의존해 살아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류는 현재 벼랑 끝에 서 있다.”

스톡홀름복원센터의 요한 록스트룀 대표도 WWF 보고서에서 “결론은 엄연하다”며 “인류가 1만1700년 동안 지구의 안정을 누리며 문명이 번창했지만 이제 더는 그 안정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WWF 보고서는 지난 42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동안 댐 건설로 자연의 호수와 강, 늪이 사라지면서 민물에 서식하는 종은 그 수가 81%나 줄었다. 해양 동물은 36% 감소해 그나마 나은 편이다(하지만 감소한 것을 ‘낫다’고 표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육지 동물의 개체수는 관찰 대상 평균 38% 감소했다.

1970년 이후 50년 동안 야생 동물 개체수의 약 67%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두고 WWF 보고서는 “인류세는 세계의 6차 대멸종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런 대멸종기는 주로 수천 또는 수백만 년에 걸쳐 발생한다.

록스트룀 대표는 “인류세가 우리 세계의 축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인간의 활동이 지구의 생명유지 시스템에 타격을 준다는 사실을 이 한 단어가 요약해준다. … 천연자원이 무한하며 고속성장이 가능하다는 지배적인 세계관은 이제 유효하지 않다. 우리는 더는 ‘거대한 지구 위의 작은 세계’가 아니라 거꾸로 ‘작은 지구 위의 거대한 세계’가 됐으며 그나마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 50년 간의 고속 성장이 쌓이고 쌓여 지구의 한계를 넘어섰다.”

야생동물을 취약하게 만드는 위협 요소는 서식지의 파괴와 감소, 사냥이나 밀렵 또는 채취를 통한 종의 남획, 환경과 먹이 확보·번식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오염, 새로운 포식종이나 병원균의 확산, 동물이 적응하지 못할 정도로 급속히 기온이 달라지는 기후변화 등이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 따르면 코뿔소와 코끼리 등 많은 종의 야생동물이 밀렵으로 멸종위기에 처했다.

람베르티니 사무총장은 “환경 변화와 그 영향의 결과를 입증하는 확실한 과학이 인류 발전을 좀 더 지속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다양하고 건강하며 복원력 강하고 생산적인 자연 환경이 인류의 번창하고 안전한 미래의 기초라는 사실을 우리는 갈수록 절실히 깨닫고 있다. 빈곤을 퇴치하고 건강을 증진하며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 같은 인류 발전의 전투에서 승리하려면 건강한 지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처럼 환경 저하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우리가 생태학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대담한 전환’을 포용하기 시작했다는 희망적인 조짐도 있다.”

ZSL의 로빈 프리먼 박사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야생동물이 아직 멸종하진 않았다는 사실”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남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WWF의 마이크 배럿 박사 역시 “인간이 야생동물 감소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며 “원인을 알고 우리가 미치는 영향도 알고 있으니 이제는 행동할 때”라고 지적했다.

WWF의 ‘지구생명보고서’는 세계 야생동물의 상태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목표로 2년마다 발행된다. 척추동물 3706종의 1만4152개체를 관찰한 데이터를 분석한다.

한편 ‘지구생명보고서’를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전 세계 척추동물의 6%에 불과한 표본을 통한 분석이라는 이유다. 미국 듀크대학의 스튜어트 핌 교수는 “사용한 데이터가 서구 유럽 지역에 치중해 있고, 너무 불확실하다”며 “결점이 많은 자료”라고 비판했다.

- 히만슈 고엔카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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