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 앞으로 ‘맑음’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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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택시장 앞으로 ‘맑음’

미국 주택시장 앞으로 ‘맑음’

집값 인상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높지만 수년 동안은 별탈 없이 가격 오를 듯미국의 주택 소유자로 최근 질로, 트룰리아, 레드핀 등의 부동산 정보 웹사이트를 방문했다면 흥미로운 추세를 봤을 것이다. 집값이 미국의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상승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주택의 순가격은 2012년 이래 25% 상승해 2000년대 후반의 대침체 이래 최고점에 이르렀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주택의 순가격은 2012년 이래 25% 상승해 2000년대 후반의 대침체 이래 최고점에 이르렀다.

미국 전역과 특히 20개 대도시 지역의 주거용 부동산 가격을 추적하는 S&P 케이스-실러 주택 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1년 동안 주택 가격이 5.4% 상승했다. 그와 대조적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척도인 소비자 물가지수는 같은 기간 1% 남짓 올랐다.

좀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주택 가격의 실적은 더욱 돋보인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순가격은 2012년 이래 25% 상승해 2000년대 후반의 대침체 이래 최고점에 이르렀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예일대학 교수 로버트 실러의 저서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에 나온 데이터를 보면 1890년부터 1997년까지 107년 동안 미국의 주택 가격은 일반적으로 미국 전체의 물가상승률과 비슷했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우리는 거기서 벗어나는 추세를 목격했다. 가장 먼저는 대규모 주택시장 거품으로 이어져 아직도 많은 주택 소유자의 머리에 생생히 남아 있다.

최근의 주택 가격 급상승과 약 10년 전의 주택시장 붕괴에 대한 생생한 기억으로 일부 분석가는 ‘주택시장 거품 2.0’이 곧 닥칠 것이라고 예측한다. 질로가 지난해 12월 업계 전문가 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이상이 보스턴·로스앤젤레스·마이애미의 주택시장이 거품으로 진입할 위험이 높다고 예상했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는 이미 거품 상태라고 생각하는 전문가는 그보다 더 많았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이 완전히 잘못 짚을 수도 있다. 지금 확보할 수 있는 증거로 볼 때 나는 주택 가격에서 미국이 아직 거품 근처에도 가지 않았으며 앞으로 수년 동안 주택 가격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능가할 수 있다고 본다. 주택 가격이 계속 오를 수 있는 이유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1. 공급 제한
주택 가격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가장 큰 요인은 주택 건설업자의 공급과 주택 소유자의 수요 사이에서 나타나는 균형잡기다. 투자은행 JP모건의 이코노미스트 제시 에저턴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시장 대부분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며 조만간 그런 상황이 역전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에저턴은 야후 파이낸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주택 가격 상승이 수요 증가를 반영해 공급 물량을 늘리기 위해 건설붐이 일어나면 우리의 예측이 틀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조사에 따르면 높은 가격은 지리적 조건이나 규제로 인해 공급이 제한된 시장에 집중돼 있다. 추가적인 건설이 이뤄질 여지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JP모건의 데이터를 보면 주택 가격이 급속히 반등하지만 주택 건설업자는 공급을 조금씩 늘리는 데 만족하는 듯하다. 더구나 새너제이·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등 건설 확장이 이득이 되는 듯한 지역도 수요 증가에 부응할 능력이 아주 제한돼 있다.”

주택 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주택 건설업자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예측하긴 어렵다. 일부는 사업 확장에 따르는 수익성의 유혹이 너무 커 무시할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건설업자가 공급 확대를 신중하게 관리할 수 있다면 물가상승률을 쉽게 능가하는 속도로 주택 가격 상승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2. 낮은 대출금리 환경
현재의 낮은 대출금리가 계속 신축 주택 수요를 촉진할 것이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로 소비자와 기업에 빌려주는 장기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타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를 기세를 보였지만 아직은 크게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주택은 미국인 일생 동안의 최대 구매 대상인 경우가 많다. 주택담보 대출 이자가 어느 때보다 낮다는 것이 집을 소유하려는 소비자의 결단을 촉구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더 매력적인 것은 개인신용평가기관 FICO의 신용 점수가 10년 전보다 훨씬 높은 미국인이 많다는 사실이다. 더 좋은 조건으로 대출하기가 그만큼 쉽다는 뜻이다.

지난해 FICO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신용점수는 695점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예를 들어 2005년 10월 미국인의 평균 FICO 점수는 688점이었다). FICO 데이터에 따르면 신용점수 850점 만점에 800점 이상인 소비자 수는 10년 전보다 3% 늘어난 반면 550점 미만인 소비자 수는 2.1% 줄었다. 다시 말해 요즘 미국인은 주택 담보대출을 받기에 최상의 상태라는 뜻이다.

물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조정이 변수다.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연방기금 기준금리의 인상 요인은 그리 강하지 않다. 인플레이션은 FRB의 목표 수준 아래에 머물고 일자리 창출은 올해 오르내리락했다. 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나 중국의 성장 둔화 같은 외부적인 요인이 미국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 올해 네 차례 금리인상을 목표로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12월 금리 인상설이 무성하지만 어쩌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 이 역시 낮은 대출금리 환경이 지속될 수 있는 조건이다.
 3. ‘임대’와 ‘구입’의 균형
장기적으로 주택 임대와 구매 사이의 균형도 주택 가격 상승에 기여할 듯하다.

금리가 장기적으로 약 3%대로 정상화된다면 임대 시장에 유리할 것이다. 금리가 높아지면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올라가 집을 살까 망설이는 소비자가 임대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집주인은 임대료를 물가상승률보다 더 높이 인상할 수 있다. 지금도 언젠가 금리가 오르리라는 전망으로 임대료는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올라간다.

그러나 임대와 구매의 균형에 한계점이 있다. 임대료가 너무 비싸져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월단위로 볼 때 더 싸게 먹히는 시점을 가리킨다. 2007년 개인적으로 그런 일을 겪었다. 임대료가 오르면서 머지않아 수많은 미국인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주택 가격 상승이 약간 우려스럽긴 하지만 마지막 주택 거품이 꺼진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데이터는 앞으로 수년 동안 주택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쪽을 가리킨다.

- 션 윌리엄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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