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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경제 전망 | 한국 수출 반등할까] 2년 연속 역성장 딛고 2~3% 증가 기대

[2017 경제 전망 | 한국 수출 반등할까] 2년 연속 역성장 딛고 2~3% 증가 기대

원화 약세, 신흥국 회복, 기저효과 영향 … 보호무역·환율전쟁 등 리스크 대비해야
‘수출의 탑’ 수상자들이 2016년 12월 5일 제53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왼쪽 첫째)로부터 트로피를 받고 있다.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 2016년 한국 수출 시장의 초라한 성적표다. 2016년 11월까지 누적 수출(관세청 통관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4505억7000만 달러(약 537조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6년 한국 수출은 2015년보다 5.6% 감소한 497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수출이 2년 연속 역성장한 것은 1957∼58년 이후 58년 만이다. 교역량이 줄어드는 건 세계적인 추세지만 한국은 유독 타격을 받았다. 세계 10대 수출국 중에서 한국의 수출 감소율은 브렉시트 파장을 겪고 있는 영국(-12.3%)에 이어 두 번째였다.
 수출 가격 경쟁력 회복 기대
2017년은 어떨까. 2016년보다는 다소 숨통이 트이겠지만 소폭 증가하는 데 만족해야 할 것 같다. 각종 연구기관에서 예상한 수출 증가율은 2~3%대다. 한국무역협회는 ‘2016년 수출입 평가 및 2017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7년 수출은 전년보다 3.9% 증가한 516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경제 연구원이 내다 본 2017년 수출 증가율은 연간 3.8%(상반기 5.8%, 하반기 2%)다. 포스코경제연구소와 산업 연구원(KIET)은 각각 3.2%, 2.1%의 증가율을 예측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국제수지 기준 수출 증가율 2.9%를, 국회예산정책처는 통관 기준 수출금액이 2.8% 증가한 5087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수출 현장에서도 2016년보다는 나아질 거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은행은 전국 250개 수출 제조 업체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해, 2017년 중 제조업 수출이 올해 대비 다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사대상 기업의 67.9%가 2017년 수출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수출 증가를 예상한 업체의 60% 정도는 수출 증가폭이 5%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응답한 업체의 32.1%는 여전히 수출 감소를 예상하는 등 전체 제조업 수출 증가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회복을 견인할 요인 중 하나는 수출 단가의 상승이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내수 부양책 및 금리 정상화로 2017년에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원화 약세로 한국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물가 상승 기대감도 수출 단가 인상에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됐다.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경기 부양책이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트럼플레이션(Trump+Inflation)’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도 생산자 물가가 오르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 수출처의 물가가 오르면 수출 단가도 상승한다. 수출 회복세가 더뎌졌던 한국으로선 반길 일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해외 수요가 증가하면 글로벌 공급 과잉이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수출 단가 상승률이 2016년 -7%에서 2017년에는 1.6%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 역시 “세계 경제가 다소 개선되고 유가가 반등하면서 수출 단가 하락세가 진정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2년간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와 노무라증권도 한국의 수출 시장이 수출 단가 회복과 원화 가치 하락 등에 힘입어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는 신흥국 경제도 한국 수출 산업에는 호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선진국과 신흥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8%, 4.6%로 내다봤다. 올해 예상치 1.6%, 4.2%보다 더 높아진 것이다. 한국 수출은 신흥국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2016년 1~10월 기준 수출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57.5%나 된다. 따라서 2017년 세계 경제의 무게 중심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하면 한국의 수출 회복세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신흥국의 성장세 확대를 수출 반등의 요인로 꼽았다. 국제금융센터가 해외 IB의 보고서를 취합한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시각’ 자료를 보면 최근 해외 IB들은 이를 근거로 한국의 수출이 내년에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 등 IT제품과 원유 관련 제품(석유화학·석유제품), 일반기계의 수출이 다소 회복될 전망이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공급 물량이 증가하지만 신흥국의 성장으로 전반적인 수요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는 사물인터넷(IoT)이나 스마트 자동차 등 차세대 산업에서 핵심 부품으로 꼽히기 때문에 글로벌 수요의 증가가 예상된다. 이와 달리 수주 잔량이 급감한 선박, 중국의 취득세 인하 정책이 종료된 자동차부품 수출은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다. 조선·철강·가전 등은 글로벌 공급 심화가 지속하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 침체 우려가 크다.
 수출산업 구조적 문제는 여전
그러나 수출 회복을 제약할 리스크가 곳곳에 산재해 있어 안심할 수 없다. 포스코경제연구소는 글로벌 교역 환경을 둘러싼 대외 리스크가 수출 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대외 여건이 불안해지는 등 부정적 요인도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백 연구원은 “트럼프노믹스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불확실성이 큰데다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고 있어 수출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자국 산업 보호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트럼프가 한국 주력 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은 다양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자본 유출 우려, 미국·중국의 환율전쟁 가능성 등으로 환율 변동 리스크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씨티은행·노무라증권·크레디트 스위스·BNP파리바 등도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으로 인한 경쟁적 통화가치 절하를 수출산업의 불안요소로 꼽았다.

수출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도 여전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중국 등 개도국의 기술 추격, 국가 간 수출 경쟁 심화, 신성장동력 부재 등의 영향으로 한국의 실질 수출 증가율은 2014년 2분기 이후 2015년 4분기를 제외하고 글로벌 교역 증가율을 장기간 밑돌고 있음을 지적했다. 글로벌 불확실성 해소가 어려운 상황인데다 한국 수출 경쟁력 저하 추세가 지속하면서 2017년에도 본격적인 수출 회복 기대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밖에 기업 구조조정과 세계 경제성장률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크지 않을 수 있고(골드만삭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의 생산시설 이전이 수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노무라·바클레이)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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