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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경제 전망 | 투자 가이드 - 펀드 투자] 미국ETF·원자재·주식액티브 펀드 유망

[2017 경제 전망 | 투자 가이드 - 펀드 투자] 미국ETF·원자재·주식액티브 펀드 유망

펀드 유형별 수익률 격차 더 커질 것 …한국형 헤지펀드에도 자산가 몰려
사진:중앙포토
2016년 주식형 펀드 성적표는 초라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 6일 기준 국내·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은행이자만큼이라도 버는 건 고사하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펀드매니저가 직접 운용하는 국내 액티브 펀드는 마이너스 8.4%의 손실을 냈다.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2.4%)보다 성과가 더 나쁘다. 코스피지수가 2009년 이후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한데다 수익률이 하락하자 펀드를 깨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의 규모는 56조1091억원으로 4년 전보다 약 23조5000억원이나 쪼그라들었다.

그렇다고 올해 모든 펀드의 성적표가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원유·금 등 원자재 관련 펀드는 날개를 달았다. 특히 원자재 수출국인 러시아와 브라질에 투자하는 펀드, 원자재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평균 38%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펀드 유형별 수익률 차별화는 더 커질 것”이라며 “투자 방망이를 짧게 잡고 시장 상황에 따라 빠르게 움직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과거처럼 2~3년씩 무작정 묻어두기보다 6개월에 한 번씩 펀드 성과와 투자 트렌드를 꼼꼼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새해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할 펀드는 뭘까. 펀드 전문가와 고액 자산가의 자금을 굴리는 프라이빗뱅커(PB) 5인은 미국 상장 지수펀드(ETF), 한국 주식형 펀드, 원자재 펀드 3곳을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2017년 국내외 펀드시장의 키워드는 ‘미국’이다. 한국을 비롯한 유럽·일본 등은 여전히 경기 부양에 막대한 돈을 쏟는데, 미국 홀로 출구 전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등 각종 정책 공약이 미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다. 이미 다우존스 지수는 트럼프 당선 이후 14번(12월 9일 기준)이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수현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주가지수가 많이 오르면서 가격 매력은 낮아졌지만 인프라 투자 등 트럼프 정부의 향후 정책을 고려한다면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특히 현행 35% 법인세를 최대 15%로 낮춘다면 미국 기업의 이익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중남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2017년엔 금리와 물가상승, 달러 강세 등 트럼프가 바꿔놓은 새로운 금융환경을 쫓는 ‘금융 노마드(Financial Nomad)족’ 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력한 미국’에 ETF로 투자
펀드로 미국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 주식형 펀드, 대표 지수의 수익을 추구하는 인덱스 펀드,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 등이 있다. 상당수 펀드 전문가는 이 중에서도 상장지수펀드(ETF) 방식을 권한다. ETF는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한 펀드다. 따라서 현재 가장 많은 돈이 몰리는 건설·운송 등 인프라 업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또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어 시장 상황에 따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기초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판매 수수료가 낮다는 점도 장점이다. ETF 수수료는 0.5%로 일반 펀드 판매 수수료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다.

문 연구원은 인프라스트럭처(사회간접자본) ETF를 추천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자는 인프라 투자 공약으로 1조 달러(약 1170조원)를 제시했기 때문에 건설·건자재·사회간접자본 등 인프라 투자 관련 업종이 가장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연동채 ETF도 유망할 것으로 꼽았다. 물가연동채는 투자원금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후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이다. 물가가 오를수록 수익률이 커진다. 문 연구원은 “미국이 물가 상승을 감내할 수 있는 체력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물가연동채권 ETF가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펀드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형 펀드 중 2016년 들어 수익률(-8.4%, 12월 6일 기준)이 가장 낮은 액티브 펀드가 2017년에는 수익률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국내외 이슈와 상관없이 기업의 실적이 늘고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업 이익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면 코스피 지수는 박스권을 탈피하고, 액티브 펀드 수익률도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도 한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다. 코스피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9.58배로 여전히 10배 미만에서 거래되고 있다. 필리핀(18.3배)·인도(17.7배)·브라질(12.6배) 등 상당수 신흥국 증시조차 한국보다 높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만큼 한국 증시는 저평가돼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액티브 펀드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보수적으로 배당주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배당주 펀드는 고배당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경기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종목이나 의결권이 없지만 배당은 더 주는 우선주를 주로 담는다. 무엇보다 주가와 별도로 배당 수익을 챙길 수 있어 투자 위험이 낮은 것이 강점이다.

2016년 들어 원자재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12월 6일 기준)은 35.1%에 이른다. 2017년에도 원자재 몸값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따른 원자재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 관련 호재가 많다. 지난 11월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008년 금융위기 후 8년 만에 감산을 합의했고, 12월 11일 비(非) 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도 원유 감산에 동참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공급과잉 상태가 적어도 2017년 상반기엔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전자산인 금(金) 펀드도 유망할 것으로 봤다. 2017년에도 미국 금리 추가 인상, 중국 구조조정 등 대내외 변수 탓에 글로벌 증시가 출렁일 가능성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2016년 들어 자산가들은 금값에 상관없이 골드바, 금 펀드 등 금 관련 상품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문수현 연구원은 “최근 국제 금값이 고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어 2016년 초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금 펀드는 각국 증시에 상장된 금광 업체 등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2016년 들어 금 펀드 수익률(12월 6일 기준)은 14.6%다. 주의할 점이 있다. 금 펀드는 세금 부담이 있다. 매매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15.4%)가 붙고, 금융소득종합과세에도 포함된다.
 원유·금 등 원자재 펀드는 ‘반짝반짝’
최근 자산가의 펀드 포트폴리오 빠짐없이 등장하는 한국형 헤지펀드나 농산물펀드에도 관심을 가질 만 하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사모펀드에 속해 49인 이하 소수 투자자만 가입할 수 있다. 자산가에게 인기가 높은 건 수익률과 절세 때문이다. 주식·채권·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국내외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연 5~7% 꾸준한 수익을 추구하는 게 한국형 헤지펀드다. 매매차익이 비과세되는 국내 주식 편입 비중이 커서 금융소득종합과세 과표가 낮게 잡힌다는 점도 자산가들에게 인기가 높은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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