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의 ‘차이나 인사이드’] 숨 쉴 자유를 잃어가는 중국 - 이코노미스트

Home > 국제경제 > 국제 이슈

print

[김재현의 ‘차이나 인사이드’] 숨 쉴 자유를 잃어가는 중국

[김재현의 ‘차이나 인사이드’] 숨 쉴 자유를 잃어가는 중국

초미세먼지 수치 기준치의 20배 달하기도... 경제 성장이냐 환경 보호냐 딜레마
▎중국의 대기오염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마스크를 낀 채 베이징 시내를 걷고 있는 시민들. / 사진:중앙포토

▎중국의 대기오염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마스크를 낀 채 베이징 시내를 걷고 있는 시민들. / 사진:중앙포토

PM 2.5, 겨울이 오면 중국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단어다. 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를 뜻하는 PM 2.5는 중국의 대기오염이 극도로 악화하면서 우리 나라에서도 자주 듣는 단어가 됐다. 재밌는 것은, PM 2.5가 외국어를 음역하거나 번역해서 중국어로 표기하는 중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영어 그대로 통용되는 단어라는 점이다.

자녀교육, 치솟는 아파트 가격, 노후 대책. 모두 중국인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문제들이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대기오염이 가장 큰 골칫거리라는 데 이견이 없다. 중국 대기오염 때문에 중국인의 기대 수명이 25개월 단축될 것이라는 외신보도가 있었고, 심지어 5년 넘게 줄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더구나 누구도 장기적인 영향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대도시 주민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심각해지는 대기오염
대기오염 하면 중국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은 판스이 소호차이나 회장이다. 판 회장은 부동산으로 막대한 부를 모았으며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영향력이 막강한 인물이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팔로워 수도 1800만명이 넘는다. PM 2.5 관련 지식을 퍼뜨리는 데에도 판 회장이지대한 공헌을 했다. 판 회장은 2011년부터 날마다 웨이보에 주중 미국 대사관이 발표하는 PM 2.5 수치를 올렸다. 아내가 외국으로 출장을 갔다 베이징에만 돌아오면 기침이 멎지 않았기 때문에 베이징의 대기오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중국 정부는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미 대사관의 수치도 불신했기 때문에 인터넷 공간에서는 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2013년 대기오염 악화로 스모그가 중국 전역을 뒤덮기 시작하면서 PM 2.5는 중국인들이 날씨만큼 자주 확인하는 정보가 됐다.

2015년 초에는 중국 국영방송인 CCTV 앵커 출신인 차이징이 스모그의 폐해를 알리기 위해 제작한 다큐멘터리가 큰 화제가 됐다. 차이징은 갓 태어난 딸이 종양을 앓자 스모그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자비 약 100만 위안을 들여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고 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단기간 내 중국 웹사이트에서 2억 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 개최되는 중국 양회를 앞두고 베이징의 대기오염이 크게 부각되자 부담감을 느낀 중국 정부는 이 다큐멘터리를 중국 웹사이트에서 삭제했다. 대기오염에 대한 비판여론이 정부에게로 쏠릴 것을 두려워한 것이다.

2016년 12월에도 스모그가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북부지역을 덮치자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 웨이보 등 중국 SNS에서는 스모그에 대한 글들이 쏟아졌다. 12월 16일부터 발생한 스모그는 점점 범위를 넓혀가더니 20일에는 영향범위가 188만㎢로 확대됐다. 세계보건기구(WHO)의 PM 2.5 기준치는 25 이하인데, 이 수치가 300 심지어는 500을 초과하는 도시가 속출했다. 베이징, 텐진, 스자좡에서는 대기오염 적색경보가 내려졌고 중국 SNS상에서는 중국의 6분의 1이 함락됐다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10월 이후 벌써 6번째 대규모 스모그가 발생한 것이다.

2013년부터 대기오염 대책을 세우기 시작한 중국 정부는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대기오염 개선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PM 2.5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 오염시설 감축, 공장설비 개선, 차량운행 제한, 석탄소비량 감소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베이징은 말 그대로 대기오염과의 전면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2014년 베이징은 애초 목표였던 PM 2.5 수치의 5% 감소를 달성하지 못했다. 2017년 목표인 연평균 PM 2.5 수치를 60(WHO 기준치는 10)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스모그의 핵심 유해물질인 PM 2.5는 석탄,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대기먼지로 인해 발생한다. 이 중에서도 석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환경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석탄 연소로 인해 배출되는 유해물질이 PM 2.5 구성 요소의 63%를 차지했다. 게다가 석탄으로 인해 발생하는 유해물질은 대기 중에서도 다른 유해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킴으로써 2차적인 부작용을 야기한다. 만약 석탄 소비량을 크게 줄인다면 PM 2.5를 낮출 수 있는 셈이다.
 중국 정부 총력 대응에도 효과 미미
문제는 석탄이 중국의 에너지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는 데 있다. 2015년 중국 에너지 소비 중 석탄 소비 비중은 64%에 달했다. 반면, 2015년 전 세계의 석탄 소비 비중은 약 29%에 불과했다. 중국 석탄 소비량은 2013년 42억t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감소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전 세계 석탄 소비량의 절반이 넘는 석탄을 사용하고 있다. 석탄 매장량은 풍부하지만, 상대적으로 석유·천연가스 매장량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겨울이 되면 스모그가 부쩍 심해지는 이유 역시 석탄과 관계가 있다. 중국에서는 11월 중순부터 아파트에 중앙집중식 난방을 공급하는데, 석탄 보일러를 때는 곳이 대부분이다.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겨울만 되면 곳곳에서 석탄을 쌓아놓은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래서 겨울이 오면 PM 2.5 수치가 크게 오른다.

중국 정부도 석탄 소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결과는 낙관적이지 않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2016년 석탄 소비 비중을 63% 이하로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2015년 대비 1%포인트 낮은 수치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너무 낮은 목표라고 지적한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는 석탄 비중을 55%까지 낮춘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는 베이징은 가장 적극적이다. 베이징시는 2017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고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 조치로만 920만t의 석탄 소비량을 줄일 수 있고 향후 5년 동안 석탄 소비량을 60% 감축할 계획이다.

중국이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적어도 2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기오염은 장기간 누적되어온 오염이 임계점을 넘어서야 비로소 심각함을 알게 되며 경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구조적인 문제다. 석탄·석유 소비를 줄이고 태양광·풍력·지열·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게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지만, 하루아침에 달성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환경 보호와 경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기는 어렵다. 중국 정부는 2050년까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3만 달러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4000kWh에 불과한 1인당 전력소비량을 8000kWh로 높여야 한다. 발전소를 두 배로 늘려야 된다는 말이다. 신재생 에너지에만 의존해서는 불가능한 목표이다. 그렇다고 원자력발전소를 크게 늘리기도 어렵다. 결국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에 의지해야 한다. 중국은 환경 보호 아니면 경제 발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이 환경보호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김재현 - 농협금융지주 NH금융연구소 부연구위원이다. 고려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중국 베이징대에서 MBA를,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상하이교통대에서 재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1년의 중국 생활을 마치고 농협금융지주 NH금융연구소에서 중국 경제·금융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중국 도대체 왜 한국을 오해하나] [파워 위안화: 벨 것인가, 베일 것인가(공저)] 등이 있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