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낮아지는 한·미 투어의 평균 타수] 쉬운 코스 세팅, 향상된 선수 기량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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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낮아지는 한·미 투어의 평균 타수] 쉬운 코스 세팅, 향상된 선수 기량

[점점 낮아지는 한·미 투어의 평균 타수] 쉬운 코스 세팅, 향상된 선수 기량

팬 호기심 자극하는 드라이버블 파 4홀 자주 등장 … 각종 장비 발달도 한몫
▎9월 10일 인천 드림파크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티업·지스윙메가오픈’ 마지막 날 1번 홀에서 이승택이 티샷을 하고 있다. 이승택은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11개, 보기 1개로 12언더파 60타를 기록해 한국 남자 프로 골프사의 새 장을 열었다. / 사진:뉴시스

▎9월 10일 인천 드림파크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티업·지스윙메가오픈’ 마지막 날 1번 홀에서 이승택이 티샷을 하고 있다. 이승택은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11개, 보기 1개로 12언더파 60타를 기록해 한국 남자 프로 골프사의 새 장을 열었다. / 사진:뉴시스

국내 남녀 투어에서 놀라운 타수가 나왔다. 한 라운드에 12언더파 60타가 최근 나왔다.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몇 년 전부터 두드러진 투어 트렌드의 변화를 반영한 결과다. 또한 한국만의 현상도 아니다.
 한국 남녀 투어 ┃ 쉬운 코스 & 짜릿한 세팅
▎이정은6은 9월 24일 한국여자프로골프 (KLPGA)투어 OK저축은행박세리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12언더파 60타를 기록해 14년 만에 한국 여자 프로 골프 최저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정은6은 9월 24일 한국여자프로골프 (KLPGA)투어 OK저축은행박세리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12언더파 60타를 기록해 14년 만에 한국 여자 프로 골프 최저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9월 10일 한국프로골프(KGT)코리안투어 티업·지스윙 메가오픈 마지막 날 이승택은 한국 골프사에 새겨질 놀라운 기록을 작성했다. 쓰레기 매립지에 조성한 인천 드림파크 골프장 드림코스(파72 6938야드)에서 그는 이글 1개와 버디 11개, 보기 1개로 12언더파 60타라는 스코어를 기록했다. 후반 10번 홀부터는 파3 14번 홀에서의 파를 빼면 앞뒤로 모두 8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60년의 한국 남자 프로 골프사에서 18홀 최소타는 2001년 매경오픈의 중친싱(대만)과 2006년 지산리조트오픈의 마크 레시먼(호주)이 작성한 11언더파 61타였다. 한국 선수로서는 10언더파만 쳐도 대단한 기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모든 최저타 기록이 이날 모조리 깨졌다. 이승택은 전날의 5언더파 67타를 합쳐 36홀 최저타 기록(17언더파 127타)까지 경신했다. 4일 동안 25언더파 263타를 쳤으나 그의 최종 성적은 4위였다. 대회 우승자인 장이근은 한 발 더 나갔다. 54홀 최저타 기록(23언더파 193타)과 72홀 최저타 기록(28언더파 260타)을 모두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올해 KGT투어의 한 라운드 평균 최저타는 69.23타를 기록한 박은신이다. 그 밖에 평균 70타 미만을 기록한 선수는 무려 10명이나 된다. 지난해 이창우와 최진호 2명에 그쳤고, 2015년에는 최저 타수가 70.12타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몇 년 새 적은 타수를 치는 선수가 대폭 늘었다는 얘기다.

여자 투어에서도 신기록 경신이 이어졌다. 이정은6가 지난 9월 24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OK저축은행 박세리인비테이셔널 2라운드가 열린 경기도 파주 레이크우드컨트리클럽 산길-숲길코스(파72 6628야드)에서 12언더파 60타를 쳤다. 이는 지난 2003년 전미정이 파라다이스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세운 11언더파 61타를 14년 만에 한 타 줄인 기록이다. 이정은6는 마지막 날에도 4타를 줄이면서 36홀 최소타(16언더파 128타) 기록까지 함께 갈아치우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KLPGA에서도 올 시즌 평균 타수 기록은 남다르다. 지난해의 경우 박성현은 20대 대회에 출전해 7승을 거두면서 라운드 평균 69.64타로 2위 고진영(70.41타)을 제쳤다. 평균 타수 부문에서 60대 타수가 나온 것은 지난 2006년 신지애(69.72타) 이후 10년 만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그보다 더 낮은 평균 타수가 나오고 있다. 최근 5년 간 KLPGA의 평균 타수 1위의 타수는 매년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남자 선수들은 ‘너무 쉬운 코스에서 열린다’는 불평을 쏟아냈다. 파72인데 전장 7000야드에도 못 미치는 코스가 많았다. 지난해 US오픈이 열린 미국 워싱턴주 체임버스베이는 파70에 7497야드였다. 경남 사천의 서경타니의 경우 드라이버를 잡지 않고 우드로 티샷하는 선수들이 다수였다. 남자대회 수가 올해 갑자기 늘었지만 개최 코스를 급히 구하느라 대회장을 위한 세팅도 힘들었다. 대회 골프장들은 영업을 해야 하니 러프를 해외 대회처럼 길게 관리하기 힘들었다.

결국 코스는 변별력을 잃었다. 러프가 핸디캡으로 작용하지 못하자 선수들은 무조건 길게 치고 핀으로 공략하는 전략으로 타수를 줄였다.

KLPGA는 조금 다른 이유가 있다. 짜릿한 경기를 만들려고 대회 주최측이 파5 홀 전장을 줄인 것이다. 지난해 KLPGA 메이저 대회였던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서 3, 4라운드에 파5 18번 홀을 줄여서 투온이 가능하도록 세팅했다. 그 결과 장타자들은 저마다 투온을 시도하면서 이글에 도전했다. 올해는 이 추세가 다른 대회까지로 유행처럼 확산됐다. 마지막 홀이 파5인 경우에는 대체로 이런 변형 코스가 등장해 선수들의 본선 스코어가 더 좋아졌다.
 미국 남녀 투어 ┃ 파70 코스와 원온 파4 홀 증가
▎장타자인 렉시 톰슨은 올해 평균 69.01타를 치면서 미국여자프로골프 (LPGA)투어에서 가장 낮은 평균 타수를 기록했다.

▎장타자인 렉시 톰슨은 올해 평균 69.01타를 치면서 미국여자프로골프 (LPGA)투어에서 가장 낮은 평균 타수를 기록했다.

올해의 최저타 트렌드는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7월 22일 잉글랜드 사우스포트 로열버크데일골프클럽(파70 7156야드)에서 열린 디오픈 3라운드에서 브랜든 그레이스가 8언더파 62타를 쳤다. 이는 지난 1973년 조니 밀러가 US오픈 마지막 날에 8언더파 63타를 치면서 작성한 메이저 역대 최저 타수 기록을 깬 세계 골프역사의 일대 사건이었다. 밀러 이후로 44년 간 메이저 대회에선 무려 32번이나 63타 동타가 나왔었다. 철옹성 같던 63타의 벽을 남아공의 그레이스가 깬 것이다. 심지어 그런 타수를 친 그도 이 대회에서 선두와 8타 차이로 6위에 그쳤다. 이 대회 4라운드에서는 중국의 리하오통이 7언더파 63타를 치면서 3위로 마치기도 했다. 그 일이 있기 3주 전 미국 US오픈에서는 저스틴 토마스가 9언더파 63타를 치기도 했다. 요즘 선수들은 난공불락 같던 최저타 스코어를 하루가 멀다 하고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로열트룬에서 열린 디오픈에서 명승부를 벌인 필 미켈슨은 1라운드에서 8언더파 63타를 치면서 선두에 올랐고, 마지막 날에는 헨릭 스텐손이 또한 63타로 맞수를 놓으면서 우승했다. 두 선수의 치열한 듀얼 매치는 역대급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스텐손은 그 대회에서 메이저 72홀 최저타(20언더파 264타)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해 짐 퓨릭은 PGA투어 정규대회인 트래블러스챔피언십 마지막 날 무려 12언더파 58타를 기록하면서 역대 18홀 라운드 최저타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1월에 저스틴 토마스는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컨트리클럽(파70 7044야드)에서 열린 소니오픈 1라운드에서 11언더파 59타를 쳤다. 토마스는 결국 올해 5승을 거두면서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했다.

▎헨릭 스텐손은 지난해 로열트룬에서 열린 디오픈에서 메이저 72홀 최저타(20언더파 264타) 기록을 새로 쓰며 우승했다.

▎헨릭 스텐손은 지난해 로열트룬에서 열린 디오픈에서 메이저 72홀 최저타(20언더파 264타) 기록을 새로 쓰며 우승했다.

이렇게 좋은 스코어들은 결국 시즌 평균 타수를 낮추는데 기여했다. PGA투어 2016~17시즌에서 조던 스피스가 평균 타수 68.84타로 1위에 올랐다. 2위 리키 파울러의 평균 타수는 69.08타였다. 18위 애덤 스캇까지 60타대 스코어를 기록했다. 2016년 11명, 2015년 13명, 2014년 16명이었다, 조던 스피스는 메이저 2승에 투어 5승을 휩쓸던 지난 2015년에도 평균 68.93타를 쳤다. 역대 평균 최저타는 2014년에 나왔다. 로리 매킬로이가 두 개의 메이저를 제패하면서 평균 68.82타를 쳤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로 눈을 돌려보면 올해 6개 이상의 대회에서 역대 72홀 최저타 기록이 새로 쓰였다. 퓨어 실크LPGA에서는 렉시 톰슨이 26언더파를 쳤다. 이는 지난 2010년 제시카 코다가 친 19타보다도 무려 7타를 줄인 기록이었다. 양희영은 혼다LPGA에서 지난 2010년에 미야자토 아이가 작성한 12언더파보다 10타가 더 적은 22언더파로 우승했다. 김인경은 지난 8월 6일 스코틀랜드 킹스반스에서 열린 리코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3라운드까지 17언더파 199타를 치면서 메이저 54홀 최소타 기록을 경신했다.

대회마다 선수들의 최저타 경신 레이스가 이어지다 보니 평균 타수 역시 이전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렉시 톰슨은 올해 평균 69.01타를 치면서 이 분야 선두다. 장타자인 박성현이 69.09타로 그 다음이다. 그를 비롯해 평균 60타대에 14명이나 올라 있다. 지난해는 전인지가 평균 69.58타로 1위였고, 평균 70타 미만은 5명에 불과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고작 3~4명에 불과했다. LPGA투어의 평균 타수도 매년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PGA투어의 경우 60타대 스코어가 다른 투어보다 유독 많다. 그 이유는 역사와 전통이 오랜 올드 코스에서 열리는 대회의 경우 파70 코스에서 대회를 치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기량이 더 좋아지고 장비는 규제의 한계치까지 나왔다. 각종 측정 장비를 동원해 샷을 가장 효율적으로 치도록 한다. 드라이버 샷의 경우 스윙 스피드와 볼 스피드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스매시 팩터나 공의 비행 궤적이 가장 이상적으로 날아가서 많이 구르기 위한 연구까지 하고 있다. 이는 선수들의 기본 비거리 확장으로 이어졌고 기존 코스들은 이제 파5 홀을 파4로 바꿔야 하는 추세다.

또 요즘 남녀 투어에서는 드라이버블(Drivable) 파 4홀이 자주 등장한다. 갤러리는 드라이버샷을 멀리 치는 것에 환호하지만 직접 확인하는 건 어렵다. 그래서 대회 주최측은 그린 뒤에 스탠드를 설치하고 드라이버로 원온 하는 모습을 보이게 만들었다. 티샷이 멀리 날아 그린에 올라왔을 때의 짜릿함은 갤러리의 탄성으로 이어진다. 장하나는 지난해 1월 퓨어실크 바하마에서 파4 홀에서 티샷으로 홀인원을 해서 갤러리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LPGA투어의 장타자에 해당하는 렉시 톰슨과 박성현이 평균 타수에서 선두권에 올라 있는 건 이처럼 여자에게도 장타의 혜택을 주는 코스 세팅에 원인이 있다. 물론 그런 코스 세팅을 부추기는 건 골프팬이다.
 일본 남녀 투어 ┃ 변함없는 스코어 유지
▎지난 7월 22일 잉글랜드 사우스포트 로열버크데일골프클럽에서 열린 디오픈 3라운드에서 8언더파 62타로 메이저 역대 최저 타수 기록을 깬 브랜든 그레이스.

▎지난 7월 22일 잉글랜드 사우스포트 로열버크데일골프클럽에서 열린 디오픈 3라운드에서 8언더파 62타로 메이저 역대 최저 타수 기록을 깬 브랜든 그레이스.

세계 투어에서 가장 변함없는 최저타 스코어를 유지하는 건 일본이다. 일본은 남녀 투어에서 모두 평균 타수 선수가 69.5~70.5타대를 유지한다. 일본은 페어웨이와 러프의 경계가 확실하다. 또한 대부분의 대회는 매년 거의 같은 골프장에서 열린다. 어떻게든 난이도를 높여 선수들의 최저타 기록 경신을 막는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서는 이보미가 지난 2년 간 70.09~70.19타를 오가면서 최저 타수 선두를 지켰다. 올해는 신지애가 70.64타로 선두에 올라 있다. 남자프로골프(JGTO)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즌 최저타를 치는 선수는 매년 달랐지만 타수는 69.32~70.08타 사이를 오간다.

하지만 그래도 예외의 타수가 있다. 허인회는 지난 2014년 10월 14일 도신GC(파72 7004야드)에서 열린 도신골프 토너먼트에서 64-63-66-67타를 치면서 28언더파 260타로 54홀, 72홀의 일본골프 역사상 최저타를 2타나 경신하면서 첫 우승을 달성했다.

3라운드를 마친 허인회의 거침없는 입담이 프레스룸에 있던 기자들을 까무러치게 했다. “내일은 세계 최고 기록인 32언더파에 도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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