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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불리기, 내 돈 지키기(2) 부동산시장] 서울·수도권 집값은 보합권 전망

[내 돈 불리기, 내 돈 지키기(2) 부동산시장] 서울·수도권 집값은 보합권 전망

대출금리 오르고 신규 입주 물량 쏟아져 … 정부는 보유세 인상 카드 만지작
▎사업 속도가 빠른 서울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2018년에도 집값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재건축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서초구 반포동 주공1단지.

▎사업 속도가 빠른 서울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2018년에도 집값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재건축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서초구 반포동 주공1단지.

2017년 부동산시장은 ‘상고하저’ 현상이 뚜렷했다. 상반기에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의 집값이 들썩였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은 뜨겁다 못해 펄펄 끓었다. 청약(분양)시장도 활황세를 이어갔다. 분양 단지마다 청약자가 몰렸고, 입지 여건이 좋은 단지는 어김없이 청약경쟁률이 수십대, 수백대 1에 달했다. 그러나 5월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분위기가 급속도로 바뀌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6·19 부동산 대책(조정대상지역 지정 등)과 8·2 부동산 대책(투기과열지구 지정+대출 규제 강화), 9·5 부동산 추가 대책(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 10·24 가계부채종합 대책(대출 규제 강화) 등 부동산시장 규제책을 잇따라 쏟아내면서 뜨거웠던 열기는 차츰 식어가기 시작했다.
 2017년 시장 ‘상고하저’ 현상 뚜렷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책으로 주택거래량은 급감했다. 서울의 경우 주택거래량은(신고 기준) 2017년 8월(1만5421건)까지만 해도 월 평균 1만5000여건 정도였으나 9월부터는 6000~8000건 정도로 확 줄었다. 거래는 줄었지만 시장에선 매도·매수자들의 눈치싸움이 벌어지면서 수치상으로는 집값이 되레 상승세를 보였다.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 영향으로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고 매도자들이 호가(부르는 값)를 올린 영향이다. 이와 달리 매수자들은 집값이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며 관망세를 보였다.

청약시장도 표면적으로는 열기가 식는 모습이었다. 청약 1순위 규제 등으로 1순위 청약 가능자 자체가 줄면서 청약경쟁률도 반토막 났다. 물론 이 같은 주택·청약시장의 모습은 서울·수도권이나 부산 등 주택 수요가 많은 곳 얘기다. 지방의 중소 도시에선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으로 투자 심리가 냉각되면서 집값이 약세를 보이거나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전세시장은 지방이나 서울·수도권 할 것 없이 모처럼 안정세를 보였다. 우려했던 전세대란은 없었고, 주거비 상승을 불러 온 월셋집의 증가도 둔화하는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2018년에는 어떨까. 우선 주택시장은 대체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의 규제도 규제지만, 신규 입주 아파트 증가와 대출 금리 상승이라는 악재로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 허윤경 연구위원은 “2018년에는 입주 증가 등의 리스크(위험 요소)가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기존 주택 소유자의 관망세는 강화되고 신규 매수자는 크게 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건산연 측은 2018년 전국 집값이 평균 0.5%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는 주택시장 전반에 대한 관측일 뿐 서울·수도권과 지방 일부 대도시를 떼어 놓고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매수세가 줄면서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지만 집값이 내릴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건산연의 집값 전망치도 지방(-0.1%)을 감안한 수치로, 서울·수도권 집값은 보합권(0%)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허 연구위원은 “서울·수도권은 안전자산이라는 인식 강화로 거래는 줄겠지만 가격은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수도권 등지에선 정부의 바람대로 매물이 많이 늘 것 같지도 않다. 정부는 잇단 부동산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에게 집을 팔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다주택자 입장에선 급할 게 없는 만큼 집을 헐값에 내놓기보다는 계속 보유하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유세 인상? 한다면 언제?
▎2018년 1월부터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하는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

▎2018년 1월부터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하는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

부동산개발회사인 에스앤비의 김승석 대표는 “정부는 양도소득세 중과세 등으로 다주택자를 압박하고 있지만 양도세라는 건 집을 팔아 차익이 생겼을 때 내는 세금이므로 양도세 중과 규제는 큰 의미가 없다”며 “오히려 전세를 월세를 돌리면 손쉽게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추가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주택 거래량은 적어도 2018년 상반기까지는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신한금융투자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다주택자가 버티기에 들어가고 매수세가 관망세를 보임에 따라 시장에선 매물도 거래도 없는 개점 휴업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며 “2018년 상반기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정부가 보유세 인상 카드를 꺼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서울·수도권 등지에선 보유세 인상 전까지는 집값이 크게 오르지도, 크게 내리지도 않는 보합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오히려 사업 속도가 빠른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나 서울 강북권의 한남뉴타운 등 재개발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이와 달리 지방에서는 투자 심리 냉각, 역전세난 등의 악재로 매수세 찾기가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세종시와 경북·충남·경남 등지에서는 이미 역전세난으로 주택시장이 침체하고 있어 오히려 주택시장 활성화 정책을 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명지대 권대중 부동산학과 교수는 “울산·경남 등지는 지역 경제의 신용 위험과 주택경기 위험이 연쇄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방 시장의 어려움을 고려해 국지적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7년 5월 출범 직후부터 대출 규제 등 부동산시장을 겨냥한 규제책을 쏟아 부었다. 8·2 대책은 ‘규제종합선물세트’라고 불릴 정도였다. 남은 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 인상 카드다. 보유세 인상은 ‘끝판왕’으로 불릴 만큼 강력한 규제다. 시장에선 보유세 인상 카드가 나온다면 8·2 대책 이상의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보유세 인상은 주택 소유자의 반발 등 논란의 소지가 큰 뜨거운 감자여서 쉽게 올리긴 어렵다. 실제로 정부와 여당의 입장도 제각각이다. 보유세를 올릴지, 말지를 놓고 기본적 시각부터 갈라진다. 증세를 한다면 다주택자 등을 겨냥해 ‘핀셋 증세’를 할 건지, 일괄적으로 세율을 올리는 ‘보편적 증세’를 할 것인지를 두고도 팽팽하게 충돌하고 있다.

최후의 보루인 만큼 쉽게 꺼낼 수 있는 카드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보유세 인상이라는 가장 확실한 카드는 움켜쥐고 있을 때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지 막상 꺼내버리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일각에선 섣부른 보유세 인상 카드보다는 공시가격 현실화 등 현재의 제도 범위 내에서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남수 팀장은 “보유세 인상은 다주택자의 투기를 잠재우는 확실한 카드라는 평가가 있지만 의외로 정책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특히 미국과 달리 양도세 비중이 큰 한국 현실을 고려할 때 양도세 인하 등 추가 대책을 병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시장은 안정 … 역전세난 우려도

그러나 분명한 건 집값이 떨어지지 않으면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카드라는 것이다. 실제로 집값이 계속 뛰면서 정부의 입장도 변화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초 “보유세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지만 계속된 규제에도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자 “보유세 관련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틈만 나면 보유세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만약 보유세 인상 카드를 쓴다면 시기는 언제가 될까. 시장에선 2018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 ‘종부세 역풍’을 경험한 바 있는 지금의 여당이 중요 선거를 앞두고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8년 전세시장은 2017년보다 더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2017년은 매번 전세대란이 일어났던 홀수해였는 데도 시장은 큰 움직임이 없었다. 신규 입주 물량이 전국적으로 37만9619가구로 사상 최대였던 덕분이다. 2018년에도 입주 물량이 넉넉하다. 오히려 수도권 일부 지역과 지방에서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逆)전세난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 전국에서 44만 2194가구가 입주한다. 절반에 가까운 22만여 가구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게 특징이다. 2017년 경기도 입주 물량 17만여 가구보다 29%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17년 1만4651가구가 입주한 경기도 화성시에서는 2018년 2만2743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이 중 1만6675가구가 동탄2신도시 물량이다. 이렇게 급증한 입주 물량이 다 채워질 수 있을까. 주택 수요 여건을 감안한 국토교통부의 중장기 주택공급계획에 따르면 2013~2022년 기간 중 적정 주택 공급량은 연간 39만 가구(아파트만 기준으로 할 경우 연간 약 27만 가구)다. 그런데 2017년과 2018년 공급량은 이를 크게 상회한다. 2010~2011년에도 2017~2018년과 유사하게 입주 물량이 넘쳤던 적이 있다. 2007년 주택건설 업체들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섰던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입주가 한데 몰리면서 역전세난은 물론 미입주 사태, 준공후 미분양 물량 폭증, 집단대출 연체율 급등, 입주 소송, 주택건설업체 부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2010~2011년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진 않겠지만 그래도 입주 물량이 많은 건 감안해야 한다. 건국대 심교언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이나 서울과 가까운 경기 지역은 입주 물량이 늘어도 어느 정도 시장에서 소화가 가능하지만 서울과 멀거나 교통이 불편한 지역은 전셋값이 하락하고 역전세난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무는 저금리 시대, 수익형 부동산 타격
2018년에 예상되는 주요 변화 중 하나는 초저금리 시대의 폐막이다. 미국과 유럽이 금융 긴축(유동성 축소)에 나섰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에 적극적이다.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연 5%를 돌파했다.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워낙 금리가 낮았기 때문에 오른다고 해도 부동산시장엔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도 있지만, 수익형 부동산은 다르다. 수익형 부동산의 특성 자체가 시세 차익보다는 매월 정기적으로 시중금리 이상의 임대수익이 목적이므로 금리 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레버리지효과를 기대하고 대출을 최대한 받아 투자하는 예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금리 인상은 곧바로 임대수익률 악화로 돌아오게 된다. 임대수익률이 높다면 금리 인상 여파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지만, 상황이 썩 좋지만은 않다. 수익형 부동산시장 역시 공급 증가로 수익률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은 2007년 이후 임대수익률이 꾸준히 하락세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2016년 말 평균 연 5.46%였던 전국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은 2017년 9월 5.29%로 떨어졌다. 서울만 놓고 보면 이미 2017년 7월 연 5% 선이 무너졌다.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계속 하락세인 건 오피스텔 공급 증가는 물론 유사 상품인 도시형생활주택 등이 급증한 영향이다. 그런데 오피스텔은 2018년에도 7만3000여 실, 2019년에도 7만여 실이 입주할 예정이다.

오피스텔뿐 아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7년 3분기 오피스·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 임대수익률이 모두 하락했다. 오피스(1.29%)는 전 분기보다 0.24%포인트 떨어져 상업용 부동산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공급 증가다. 상가 중에서는 중대형 상가(1.50%)와 소규모 상가(1.49%)의 임대수익률이 각각 전 분기 대비 0.18%포인트, 0.09%포인트 낮아졌다. 이런 분위기는 2018년에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여기에 금리까지 오름세로 돌아서면 임대수익률의 하락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분양마케팅회사인 내외주건의 정연식 사장은 “정부의 10·24 가계부채종합대책 영향으로 수익형 부동산을 매입할 때도 대출 규제를 받기 때문에 투자수요마저 줄어들 수 있다”며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부채 관리 모드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 종합부동산세 :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토지·주택 소유자에게 국세청이 별도로 누진세율을 적용해 부과하는 국세. 노무현 정부가 급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내놓은 규제책 중 하나로 2005년 1월5일 제정됐다. 종부세 과세대상은 주택과 토지로, 과세기준일(매년 6월 1일) 현재 소유 주택의 공시가격 합산금액이 6억원을 넘고, 과세대상 토지의 공시가 합산금액이 3억원 이상인 부동산 소유자에게 부과한다. 빌딩·상가·사무실 등의 부속토지의 경우 공시지가가 40억원을 초과하면 과세대상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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