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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방향타 FOMC 위원의 ‘점도표’ 살펴 보니] 2020년 3.25~3.50%로 오를 수도

[美 금리 방향타 FOMC 위원의 ‘점도표’ 살펴 보니] 2020년 3.25~3.50%로 오를 수도

올해 2회, 내년 3회, 내후년 2회 인상 가능성...실물경기 호조로 매파적 기조 강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3월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연방기금 금리를 현재의 1.25~1.5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2월에 취임한 제롬 파월 의장이 처음 주재한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금리 인상은 전임 재닛 옐런 의장 체제였던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만이다. 2015년 12월 제로금리를 끝낸 이후로는 6번째 금리인상이다. 이날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미국의 금리 상단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연 1.50%)를 웃돌게 됐다. 한·미 정책금리 수준이 뒤바뀐 것은 2007년 8월 이후 10년 7개월 만이다.
 10년 7개월 만에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져
그동안 시장에서는 3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여겼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서 3월 금리 인상 확률은 95%에 육박했다. 이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앞으로의 금리 인상 속도에 쏠렸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2월 초 고용지표가 예상외로 호조를 보이면서 연 4회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를 3차례 올릴 것이란 전망을 유지했다. 통화정책회의 직후 공개된 ‘점도표(dot plot)’에서는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시그널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점도표란 FOMC 위원 개개인의 금리 인상 스케줄을 분포도로 정리한 일종의 설문조사다. 이번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 기준)는 기존의 2.1%를 유지했다. 연간 3차례 인상에 나서겠다는 기존 속도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외견상으로는 ‘3년 간 매년 3차례씩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는 전임 재닛 옐런 체제의 기조를 고수한 셈이지만, 내부적으로는 4차례 인상론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15명 가운데 8명이 ‘3차례 인상론’을 피력하면서 주도권을 지켰지만 ‘4차례 인상론’도 7명에 달했다.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기존 2.7%에서 2.9%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기존 2차례에서 3차례로 늘렸다는 뜻이다. 2020년에는 두 차례 인상을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7차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0.25%포인트씩 인상을 가정하면, 미국 기준금리는 3.25~3.50%로 지금보다 1.75%포인트 높아지게 된다.

연준이 이렇게 매파적 기조를 강화한 것은 실물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른바 ‘골디락스 시나리오’다. 지금처럼 글로벌 경기가 너무 과열되지도 않고 냉각되지도 않은 ‘적당한 온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점진적인 긴축 기조에 변화를 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는 실물경기의 탄탄한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실업률은 17년 만의 최저치인 4.1%로 떨어졌고, 소비와 투자 지표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주택가격도 완만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정책과 재정지출 확대도 실물경기의 열기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2%)를 밑도는 상황에서도 자신감 있게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는 근거다.

파월 의장은 2월 말 의회에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 수준까지 상승하고 있다는 어떤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치에서도 낙관론이 묻어났다. 연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2.5%에서 2.7%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전망치는 2.1%에서 2.4%로 0.3%포인트 높였다. 현재 4.1% 수준인 실업률은 3.8%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스기사] 고정금리냐 변동금리냐 - 2% 초반 변동금리라면 연말까지 기다릴 만
변동금리냐 고정금리냐. 미국이 기준금리를 다시 올리면서 국내 대출자는 또 한 번 난제에 직면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고 국내 시중금리도 연동해 오르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국내 은행 자본 조달 비용을 반영한 지수) 금리는 2월 1.75%(잔액 기준, 신규 기준은 1.77%)를 기록했다. 역대 최저치였던 지난해 6월보다 0.17%포인트 오른 것이고, 앞으로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은 건별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크게 두 가지 경우로 생각해볼 수 있다. 이번에 새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사람과 이미 10년 이상 장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경우다. 대출 시기를 조정할 여력이 되는 신규 대출자라면 “일단 3년 거치로 대출을 받고 3년 후 상환하거나, 그때 금리 여건에 따라 재대출받는 것이 낫다”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조언이다. 3년 동안 금리가 오르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억짜리 주택을 사면서 1억원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만기일시상환)을 받을 경우 금리는 농협은행이 3.18%로 가장 낮다. 전북은행(3.43%)·광주은행(3.7%)·산업은행(3.75%) 등도 3%대다.

변동금리를 택하려는 신규 대출자라면 코픽스 금리를 ‘잔액 기준’으로 선택하는 편이 낫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코픽스에다 은행이 산정한 가산금리를 더해서 결정한다. 코픽스는 잔액 기준과 신규 기준 두 가지다. 잔액 기준은 은행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전체 조달(예금) 잔액을, 신규 기준은 전달 발생한 조달 자금을 바탕으로 가중평균 금리를 계산한다. 현재는 신규 기준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잔액 기준보다 세 배가량 더 많다. 이상헌 은행연합회 자금시장부장은 “잔액 기준은 조달 규모가 신규 기준보다 더 크기 때문에 금리 변동 영향을 덜 받는 편”이라며 “금리가 계속 오른다고 가정하면 잔액 기준이 이자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면 몇 가지 더 고려해야 한다. 일단 중도상환 수수료다. 대출을 받은 지 3년이 되기 전에 변동에서 고정으로 갈아타려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 수수료율은 대체로 1.5% 내외다. 다만 3년을 꼭 채우지 않더라도 3년이 가까워질수록 수수료 부담은 줄어든다. 수수료를 구할 때 대출 잔여 일수를 고려하는데, 일부 은행은 일 단위로 수수료율을 내리고 있어서 본인의 남은 대출 기간에 따른 수수료 경감분이 얼마인지 은행에 문의해보는 것이 좋다. 김현식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통상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차이는 0.5%포인트 내외”라며 “기존 대출이 있다면 두 유형의 금리 격차는 물론 수수료 부담을 함께 계산해 더 유리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과거에 이미 2% 초반 수준의 낮은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대출자라면 좀 더 신중한 편이 낫다. 올해 미국 추가 금리 인상 횟수는 3~4차례로 예상된다. 만일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탄다 해도 현실적으로 4% 아래로 받긴 어렵기 때문에 저금리 혜택을 좀 더 누리는 편이 좋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고정금리보다 1.5%포인트가량 싼 변동금리를 적용받는다면 기다렸다가 연말쯤 금리 전략을 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만일 최근 1~2년 사이 승진·소득 증가 등으로 신용도가 올라갔거나, 대출금 일부를 상환했다면 은행에 대출금리를 내려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 이새누리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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