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수도권 신도시 상가] 高분양가에 지하철 개통까지 늦어져 ‘몸살’
[텅 빈 수도권 신도시 상가] 高분양가에 지하철 개통까지 늦어져 ‘몸살’

▎수도권의 한 신도시 중심상업지구에 들어선 상가 빌딩. 준공한 지 몇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점포 상당수가 비어 있다.
렌트프리에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등장

임대가 안 되다 보니 분양가 수준이나 그 이하에라도 처분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신도시마다 중심상업지구 상가의 경우 분양가보다 수천만원 싸게 내놓은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 상가 매물이 쌓이고 있다. 몇 달째 임대를 하지 못하자 상가 투자자들이 대출금을 감당하지 못해 분양가 이하로 내놓는 것이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분양가 10억원짜리 상가는 5000만∼6000만원, 20억원짜리 상가는 분양가보다 1억원 이상 저렴한 매물이 적지 않다. 미사강변도시·동탄2신도시 등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마저 거래가 안 된다. 미사강변도시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인기 있는 1층 자리 중에 분양가보다 10% 정도 싸게 나온 급매물도 있는데 한 달이 넘도록 안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가 분양에 들어간 다산신도시는 아예 분양가보다 5~10% 싸게 할인 분양을 하고 있다. 상가 대부분이 3.3㎡당 4000만~5000만원대에 분양가가 책정됐는데, 미분양이 늘자 수천만원씩 할인해 팔고 있는 것이다.
신도시 상가가 유령상가가 된 가장 큰 이유는 고(高)분양가 때문이다. 최근 몇 년 간 저금리 바람을 타고 수익형부동산시장이 활황세를 보이자 분양가를 확 높여 판 것이다. 미사강변도시 상가는 1층 기준 분양가가 3.3㎡당 5000만~5500만원 선이었다. 일부 상가는 3.3㎡당 6000만원을 넘기도 했다. 동탄2신도시도 인근 동탄1신도시보다 3.3㎡당 1000만~2000만원 비싼 3.3㎡당 5000만∼6000만원 선에 분양됐다. 위례신도시 트랜짓몰 주변 상가 분양가는 2014~2015년 3.3㎡당 최고 1억원에 육박했다. 10년 전 위례신도시 상가 1층 가격이 3.3㎡당 3000만원 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5배 수준으로 뛴 금액이다. 분양가 자체가 비싸다 보니 상가 투자자들은 임대수익을 내기 위해 임대료를 높일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공실이 생기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상가 전문가는 “개발 호재만 믿고 너무 비싸게 분양한 것이 문제”라며 “임대료를 맞춰줄 임차인이 없다 보니 이미 준공된 상가도 고스란히 비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작 신도시 입주에 맞춰 개통할 예정이던 지하철 등은 사업 지연으로 늦어지고 있다. 미사강변도시 중심상업지구는 당초 올해 말 서울 지하철 5호선 미사역이 개통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개통이 내년으로 연기됐다. 위례신도시 개발의 핵심인 트램은 착공도 못했고, 이미 완공됐어야 할 위례역은 최근에야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공사가 한창이어야 할 위례~신사선 경전철 사업은 이제야 걸음마를 뗐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위례신도시 상권은 트램 노선을 축으로 조성되는데 트램 사업이 표류하고 있고 위례~신사선 경전철도 지연되면서 외부인이 위례로 들어와 소비할 여건이 되지 않고 있다”며 “위례는 상가 공급량이 워낙 많은 데다 사실상 베드타운이 돼 버려서 상권 활성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산신도시도 서울 지하철 8호선 연장선이 당초 2022년 개통 예정이었으나 1년 이상 지연될 전망이다.
경기 침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자영업자가 줄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고용정보원이 고용보험 가입자를 기반으로 조사한 ‘사업장 성립소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문을 닫은 자영업자는 14만9300명으로 새로 문을 연 자영업자 7만1900명의 두 배 수준을 넘어섰다. 상가정보 연구소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시스템을 분석한 결과도 비슷하다. 지난해 하반기 전국 8대 업종 폐업률은 2.5%인 반면 창업률은 2.1% 선이었다. 경기 침체 등으로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자영업 대출 연체율은 0.245%로 작년 12월 말(0.2%) 대비 0.045%포인트 상승했다. 그동안 자영업 대출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였지만 올해 1분기 상승 전환한 것이다.
배후수요 입주율 등 꼼꼼히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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