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검단신도시 가보니…] 3기 신도시에 치여 앞날 ‘첩첩산중'
[2기 검단신도시 가보니…] 3기 신도시에 치여 앞날 ‘첩첩산중'

▎검단신도시 예정지 한쪽에 마련된 분양 주택 견본주택. 신도시 개발 사업 11년여 만에 주택 분양이 시작됐다. / 사진:황정일 기자
검단신도시는 인천 서구 당하·마전·불로동 등 일대 1118만㎡ 규모다. 지난해 10월 아파트 분양이 시작됐다. 성남 판교 신도시 등 다른 2기 신도시보다 많이 늦었지만, 분양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말 분양한 단지들은 청약 1순위에서 평균 5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해가 바뀌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1월 분양한 단지는 청약 1순위에서 모집 가구 수를 다 채우지 못했다. ‘불패’를 자랑하던 수도권 신도시에서 청약 1순위 미달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3기 신도시 개발 계획 발표 영향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사업 규모 확 쪼그라들어

▎사진:황정일 기자
검단신도시 개발 사업은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군부대 이전 문제와 토지보상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보상이 늦어지면서 주민 이동, 부지 정리 등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제동이 걸린 것이다. 더구나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자금난을 겪으면서 보상을 현금이 아닌 채권으로 하겠다고 나서자 주민들은 “차라리 개발 계획을 취소하라”며 강력 반발했다. 결국 2013년 당초 계획했던 2지구 개발이 취소되면서 검단신도시는 당초보다 700만여㎡ 적은 1118만㎡로 축소됐다. 이 바람에 공급 주택 수도 당초 9만2000가구에서 7만4700가구로, 인구 수도 23만에서 17만7000가구로 각각 줄어들었다. 신도시 규모가 확 쪼그라든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검단신도시는 오랫동안 수도권 부동산시장에서 외면 받아 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말 검단신도시 인근의 계양신도시 등 수도권 3기 신도시 4곳을 발표했다. 3기 신도시는 서울 반경에서 2㎞ 이내로,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나 검단·판교 등 2기 신도시보다도 서울 접근성이 낫다는 평가다. 특히 검단신도시 인근의 계양신도시는 입지나 교통 등에서 검단신도시보다 뛰어나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다 보니 검단신도시 수요가 계양신도시를 기다리는 쪽으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역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검단신도시 초입에 또 다른 신도시가 생기는데, 입지 여건 등만 놓고 보면 누가봐도 그쪽이 훨씬 낫다”며 “검단신도시와는 아파트 입주 시기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실수요는 계획대로 움직이겠지만, 투자 목적으로 검단신도시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춘 것 같다”고 말했다. 투자 수요가 검단신도시 청약을 주저하면서 미달 사태가 빚어진 것이라는 얘기다.
입지 여건 나은 계양신도시, 사업 속도도 빨라

▎두바이투자청이 추진하던 검단스마트시티 무산 소식에 지역 주민 등 150여 명이 2016년 11월 9일 인천 완정역에 모여 사업 타결을 촉구하는 항의 집회를 갖고 있다.
입주 시기가 검단신도시보다는 5년가량 늦을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입지 여건이나 교통 환경이 더 뛰어다나는 것이다. 인천지하철 1호선과 공항철도 환승역인 계양역을 중심으로 검단신도시는 북서쪽에 위치한 반면 계양신도시는 남동쪽에 자리한다. 서울 접근성 측면에서 계양신도시가 더 낫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계양신도시는 서울 서부권인 인천 검단신도시나 송도·청라지구에 비해 입지 면에서 우월하다”며 “(계양신도시가 생기면) 서울 서부권 주택 수요를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검단신도시는 아직 서울과 지하철 연결이 안 돼 있다. 서울 강남을 비롯한 광화문 등 주요 업무지구로 출퇴근하는 사람으로서는 검단신도시에 거주하기 불편한 측면이 있다.
정부가 서울 지하철 5호선을 검단신도시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사업성을 판단하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야 한다. 예비타당성조사는 물론 개화동 방화차량기지와 건설물폐기시설이 이전할 부지도 확보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검단신도시에 5호선이 생긴다고 해도 계양신도시 수요를 끌어 오기 힘들 것으로 내다본다. 서울까지 거리가 있기 때문에 급행열차가 아닌 이상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계양신도시에는 기존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개선한 슈퍼BRT와 인천공항고속도로 전용나들목(IC)까지 생긴다. 이에 따라 김포공항까지는 차로 6분, 여의도까지 차로 15분, 서울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까지는 40분대면 갈 수 있게 된다.
자족기능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계양신도시에 판교테크노밸리 수준의 첨단 일자리 10만여 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가용용지의 절반에 가까운 약 90만㎡의 자족시설용지를 확보하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더드림(The Dream)촌 조성, 종합문화복지센터 건립,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EPA)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창업지원시설을 집적화하는 더드림촌에는 4차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업성장센터, 창업지원주택, 벤처타운, 혁신타운, 사이언스빌리지 등이 들어선다. 도시첨단산업단지 중복지정을 통해 입주 기업에게 저렴한 토지공급과 세제혜택 등 지원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공동시행사인 인천도시공사 박인서 사장은 “계양신도시가 조성되면 인천 부평·주안·남동국가산단 등 노후 제조업중심의 산업구조가 변화하고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서울 마곡, 상암 DMC를 연결해 수도권의 새로운 첨단산업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2기 신도시 활성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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