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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관리 제품이 어린이 상해의 주범

손톱 관리 제품이 어린이 상해의 주범

2002~2016년 미국에서 화장품에 의한 상해로 응급실 찾은 5세 미만 어린이 6만4686명으로 약 2시간에 1명 꼴
부모가 화장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아이가 지켜보면서 그 행동을 흉내 내는 경우도 많다. / 사진:GETTY IMAGES BANK
부모가 사용하는 샴푸부터 데오도란트까지 다양한 화장품을 아이들이 매일 접하면서 미국에서 2시간마다 1명이 응급실에 실려 간다고 연구자들이 밝혔다. 2002~2016년 화장품에 의한 상해로 미국 전역의 응급실을 찾은 만 5세 미만 어린이가 6만4686명으로 추정됐다. 약 2시간에 1명꼴이다.

학술지 임상소아과학에 이 논문을 발표한 네이션와이드 어린이병원(NCH) 연구팀에 따르면 가정에서 부모가 흔히 사용하지만 어린이에게 해로울 수 있는 화장품은 매니큐어, 향수, 헤어릴랙서, 보습제, 스킨 오일, 데오도란트 등이다. 전문가들은 화장품도 의약품처럼 어린이가 손댈 수 없는 안전한 곳에 둬야 한다는 사실을 부모가 잘 모르고 아이의 손이 닿을 수 있는 화장대 위에 그냥 두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화장품은 대부분 냄새가 좋고 먹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며 호기심을 자극할 뿐 아니라 사용하기 쉽게 돼 있다.

연구팀은 2002년 1월 1일부터 2016년 12월 31일까지 미국 전역 병원 약 100곳(어린이병원 8곳 포함)의 응급실 입원 2429건에 관한 데이터를 조사했다. 주로 환자의 나이와 상해당한 장소 등의 요인에 초점을 맞췄다. 그 데이터는 미국 소비자제품위원회(CPSC)에서 운영하는 전자위해감시시스템(NEISS)에서 확보했다. 응급실 입원과 관련된 소비자 제품을 모니터하는 시스템이다. 연구팀은 이 정보와 함께 미국 통계국의 데이터로 5세 미만 어린이 1만 명당 화장품에 의한 상해율을 계산했다.

응급실에 입원한 어린이 대다수는 만 2세 이하였다. 남자아이가 화장품에 의한 상해를 입을 가능성이 약간 더 컸고(이번 연구 대상 중 51%), 입원할 가능성은 그보다도 더 컸다(58%). 화장품 내용물을 삼키는 사고가 75%로 상해의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피부나 눈에 닿아 상해를 입힌 제품은 19%였다. 또 상해 유형에서 이런 섭취와 노출이 중독으로 이어진 경우가 86%로 가장 많았고, 화학 화상은 13%로 낮았다. 손톱 관리 제품이 상해의 28.3%를 차지해 상해와 관련된 화장품 중 1위를 차지했다(그중에서도 매니큐어 리무버가 상해의 17%를 일으켜 주범으로 꼽혔다). 그다음이 머리카락 관리 제품으로 상해의 27%를 차지했다. 향수와 관련된 상해는 12.7%였다.

연구팀은 동네 소아과 병원이나 중독관리센터를 찾는 어린이는 제외하고 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어린이만 포함한 연구였기 때문에 실제는 화장품이 일으키는 어린이 상해가 그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NCH 산하 상해연구·정책센터의 레베카 맥애덤스 선임 연구원은 “어린아이가 화장품을 볼 때 무엇에 집중하는지 생각해보면 이런 상해가 어떻게 발생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뉴스위크에 설명했다. “어린아이는 글을 몰라 그 제품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그들의 눈에는 화려한 색상의 라벨이 붙은 병만 보인다. 또 먹거나 마실 수 있는 것 같은 모양과 냄새가 난다. 따라서 아이는 그 병을 열어 마시려 한다. 그 병에 든 내용물이 주스가 아니라 매니큐어 리무버이거나, 요거트가 아니라 로션이라면 심각한 상해가 발생할 수 있다.”

맥애덤스 연구원은 부모가 이런 화장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아이가 지켜보면서 그 행동을 흉내 내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런 제품은 현재로선 어린이 보호용 포장이 의무적이지 않기 때문에 부모는 화장품을 사용한 다음 즉시 치워 안전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높은 곳이나 보이지 않는 곳에 치워둬야 한다. 자물쇠나 걸쇠가 있는 캐비넷이나 벽장에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맥애덤스 연구원은 아이가 아무리 어려도 화장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습관을 들이고, 다른 병에 옮기지 말고 원래 용기에 보관하라고 권했다.

※ [뉴스위크 한국판 2019년 7월 1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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