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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한가위’ 11인의 시선 | 유선종-아파트] 포스트 코로나 부동산시장 뒤흔들다

[‘코로나19 시대 한가위’ 11인의 시선 | 유선종-아파트] 포스트 코로나 부동산시장 뒤흔들다

엇박자 정책 전·월세 왜곡 데자뷰 우려… 감염 거리 두기로 공간 계획 재고도 필요

올해 추석은 코로나19의 발병으로 예년 같지 않은 추석이 될 듯하다. 정부가 수도권의 코로나 재확산 방지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며 귀성과 이동 자제를 촉구하는 분위기다. 필자도 가까운 지인의 모친이 코로나 청정지역이라 불리던 시골에서 거주하시던 중 코로나 감염으로 소천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무척 놀랐다.

2020년에는 코로나가 믿고 싶지 않을 정도로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부동산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불가능할 것 같던 재택근무가 가시화되고 회식·모임 대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 집안에서 일과 생활을 겸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더 넓은 공간에 대한 수요로 미운오리 새끼 중대형 아파트가 백조로 탈바꿈하게 됐다.

비대면 소비 경향의 확대로 물류·유통시장의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리테일 등 상업용부동산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가 정보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서울의 상가 수는 1분기(39만1499개)보다 2만1178개 줄었다. 코로나 확산으로 2분기에만 서울에서 상가 2만여 개가 문을 닫은 것이다. 감염 우려로 재택근무가 늘고 외식·회식 빈도가 줄어 매출 감소를 버티지 못한 것이다. 매출 감소 폭이 큰 업종은 음식점·PC방 등 관광·여가·오락 업종이고, 다음으로 편의점·마트 등 소매 업종과, 인쇄소·미용실 등 생활서비스 업종의 타격이 컸다.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이어지면 공실·가계부채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코로나 감염 우려로 재택근무가 시작되면서 기업 입장에선 고정비용이었던 사무공간을 과다하게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1인당 업무면적의 축소 등 오피스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종로 등 중심지구(CBD)·강남지구(GBD)·여의도지구(YBD) 등 서울권 오피스 주요 권역의 오피스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고, 이런 추세는 추석 이후엔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학교·청소년수련시설·도서관 등 밀집도가 높은 공공시설에 대한 공간계획의 재정립, 공공시설 설계·건립 단계에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절히 구현할 수 있도록 집단이용시설에 대한 강화된 설치와 운영 규정 등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누더기 부동산 정책은 정부의 조급성에서 비롯돼

문재인 정부는 지난 3년 동안 집값을 잡기 위해 대출 규제, 전매 제한, 분양가상한제, 취득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같은 세금 강화 등 수많은 규제를 내놨다. 하지만 주택시장에선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열기와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 정부의 주무 부처는 9월 초순 시장 상황을 보면서 그 동안의 주택정책이 마침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논평을 냈다. 과연 그럴까? 8월은 여름 휴가철이었으며, 코로나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서울시민 멈춤 주간 등 외출 제한 조치가 강화된데다, 8월 하순부터 9월 초순까지 자연재해까지 발생했다. 이런 탓에 주택시장에 대한 관심이 소원해진 상태에서 일부 급매물이 거래된 것을 보고 정부가 긍정적인 논평을 낸 것이 아닐까 싶다.

여기서 부동산정책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 시장에 대못질했던 노무현 정부도 22번이나 부동산정책을 발표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23번이나 발표했다. 이는 단기적인 가격지표로 평가되는 부동산시장개입 효과에 대한 ‘정책의 조급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책은 시장 상황에 따라 정부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끌어가려는 일종의 ‘약’이다. 약에는 처방전이 있고 거기엔 투약 용법이 적혀 있다. 용법을 잘 봐야 하는 이유는 혹시 모를 약의 부작용이나 주의사항을 숙지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부동산정책을 23번이나 펴고도 부동산시장의 반응이 정책당국의 의지와 다르게 나타나자 부동산감독기구를 만들겠다고 했다. 어쩌면 이는 부동산시장개입에 대한 그 동안의 잘못을 인정하는 자기 고백이라는 생각도 든다. 정부는 부동산감독기구를 다시 부동산거래분석원으로 바꿨다. 왜 정부는 지속적인 부동산시장개입을 하고도 이처럼 확정되지 않은 정책을 발표하고, 손바닥 뒤집듯 수정하면서 누더기 정책으로 만들어갈까?
 시장 개입효과 미미하다면 부작용 감소에 초점을
정부 정책에 있어 완벽한 정책은 없다. 정책은 국민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국민들의 삶의 양태가 다양하고 일률적인 잣대로 적용하기엔 부작용 없는 정책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음식 중에 맛도 있고, 보기에도 좋고, 값도 저렴하면서, 건강에도 좋고, 게다가 살도 안 찌는 음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모든 것을 다 갖춘 것은 없다. 효과적인 시장개입이 어렵다면 부동산시장에 대한 부작용이라도 줄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정부 정책은 부동산시장 개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바꿔 말하면, 부동산시장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부동산시장 개입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다.

추석 이후 주택시장은 임대차시장을 중심으로 움직임이 예상된다. 7월 말, 정부와 여당은 임대차 3법이 일방적인 처리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 결과 계약갱신청구권(2+2년)이 도입됐고, 전·월세 상한제(재계약 시 5% 상한)가 시행됐다. 이로 인해 전세시장에서 전세매물이 줄었고 대부분의 전세가 반전세 또는 보증부월세로 돌아서게 됐는데, 정부는 대통령령을 개정해 전·월세 전환율을 4%에서 2.5%로 낮췄다. 정부와 여당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부동산정책을 관철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한다고 발표했는데, 보금자리주택의 데자뷰를 보게 될 것 같은 우려가 든다. 이미 이명박 정부 때 보금자리주택의 사전청약으로 전·월세 시장의 왜곡을 충분히 경험했음에도 똑같은 시행착오를 범하려 하고 있다. 여기에 2+2년의 계약갱신청구권까지 있으니, 결과는 불 보듯 뻔해 보인다.

부동산시장의 생리와 상관없이 만들어진 정책의 결과, 즉 전세매물의 증발 등 매물감소와 사전청약으로 인한 보금자리주택의 데자뷰는 우리가 피부로 인지했거나 조만간 목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자연재해로 인해 잠시 소원해졌던 주택시장이 추석 이후 가을 이사철과 맞물리면서 전·월세 시장이 불안정해져 서민들의 불편함이 가중될까 염려스럽다. 추석 이후 전·월세 시장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 필자는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글로벌 프롭테크 전공 주임교수로 고령화와 관련한 사회 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토정책위원회, 행정안전부 지방세 과세포럼, 서울시 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서 자문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노인주택 파노라마], [지방소멸 어디까지 왔나], [생활 속의 부동산 13강]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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