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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증시 맥짚기] 코로나19 2차 확산으로 주가 하락 현실화

[이종우의 증시 맥짚기] 코로나19 2차 확산으로 주가 하락 현실화

2차 팬데믹에 쓸 만한 부양책 없다는 점은 부담 요인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TV에 나와 코로나19가 심각한 지역에 통행금지를 알리고 있다.
최근 몇 주는 시장 분석가들과 시장의 관심사가 얼마나 차이가 날 수 있는지 보여준 시간이었다. 분석가들은 미국대선과 미국의 5차 경기 부양대책, 3분기에 가시화된 경기 회복에 관심을 가진 반면, 시장은 다시 유행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더 관심을 두었다. 관심사가 서로 다르다 보니 분석가는 상승에, 시장은 하락에 무게를 뒀다. 결과는 시장의 판단대로였다. 유럽시장의 하락이 특히 컸다. 6개월 사이에 만들어진 모든 지지선이 무너질 정도였고 그 영향은 우리나라와 미국 시장까지 전해져 주가가 상당 폭 하락했다.

세계 코로나19 상황을 보면 시장이 두려움을 갖는 게 당연하다. 전세계에서 하루 60만명 가까운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미국도 10만명을 상회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가장 심각한 건 유럽이다. 10월말에 하루 확진자가 30만명대로 늘어 지난 3~4월의 5배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다.

질병이 유행하자 프랑스와 독일이 전면 락다운 조치에 들어갔다. 프랑스는 10월 30일부터 한 달간 식당, 술집 등 필수적이지 않은 사업장의 영업 행위를 모두 중단시켰다. 독일도 11월 한 달 간 봉쇄 조치를 시행한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도 부분적인 락다운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락다운 조치가 강화됨에 따라 각국의 구글 소매 및 여가 이동지수가 다시 하락했다. 10월에 코로나19 발생이전의 80%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11월에는 40~60%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됨에 따라 경기 전망이 어두워졌다. 3분기 주요국 경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서 벗어났다. 우리가 2분기대비 1.9% 성장했고, 미국도 전기 대비 연율로 33.1% 성장했다. 문제는 4분기이다. 미국은 1%대 초반, 유럽은 재차 역성장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수치가 아무리 좋아도 미래 전망이 좋지 않으면 시장은 현재에 대해 반응하지 않는다. 현재는 이미 지나가버린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주식시장이 그런 모습이다.
 코로나19 대응할 정책 마땅치 않아
투자자들이 또 하나 답답해하는 건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3월처럼 강력한 정책을 쓸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 의회는 규모와 지원대상에 대한 이견으로 5차 경기 부양대책 합의에 실패했다. 시장에서는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협상에 들어가 올해가 가기 전에 결론을 내 경기 회복 추세를 이어갈 걸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경기 부양대책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장단기가 다르다. 단기적으로는 협상 타결이 경기 회복을 끌고 가는 동력이 되기 때문에 시장에 긍정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5차 부양책이 오랜 시간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 재료의 신선도가 떨어졌다. 또 이번이 마지막 경기 부양대책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까지 더해져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지 못할 수 있다.

유럽도 경기 둔화 우려에 반응했다. 10월말 열린 유럽은행(ECB) 통화 정책 회의에서 라가르드 유럽은행 총재가 12월 정례 회의 이전에라도 추가 완화 정책을 위한 방안 논의에 나서겠다고 얘기했다. 현재 유럽은행이 할 수 있는 조치는 마이너스(-) 수준인 기준금리를 더 낮추거나, 장기저리대출(TLTRO) 금리를 인하하는 것, 그리고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규모를 확대하고 기간을 연장하는 것 등이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마이너스 상태인 기준금리를 더 내린다고 해서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지난 8월에 향후 5년간 각국이 유럽은행에 낼 가입비를 담보로 PEPP를 마련했던 걸 보면 사실상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 정책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 정작 정책이 현실화됐을 때 시장이 실망할 수밖에 없다.

유럽 경제는 대책이 아니면 성장 모멘텀을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상태가 나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정부의 보조금 재원이 고갈되면서 기업들이 구조조정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기업들의 구인 수요 역시 작년의 50~80% 수준에 그칠 정도로 위축돼 있다. 8월까지는 유로존 실업률이 8.1%로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잘 버텨왔지만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가 처음 유행했던 3월초에 비해 현재가 유리한 점도 있지만 불리한 점도 있다. 우선 질병을 한번 경험을 했다는 건 유리한 부분이다. 코로나19 발생의 영향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후 빠르게 상승하는 걸 투자자들이 경험한 만큼 질병이 다시 유행해도 지난 3월처럼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백신 개발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도 긍정적이다. 3월 팬데믹과 달리 지금은 아스트라제넥카, 화이자 등에서 3상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1차 확산보다 불리한 점에 주의
반면 3월보다 주가가 높고, 쓸 만한 부양책이 없는 건 불리한 점이다. 3월에 1차 팬데믹이 선언됐을 때에는 주가 하락을 통해 고평가 부담을 희석했었다. 질병으로 경기가 다시 둔화된다면 이번에도 주가의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그런데 유럽 주식시장이 4월말에 반등을 끝내고 횡보에 들어가 있는 동안 한국 시장은 20% 넘게 상승했다. 한국에 비해 주가가 오르지 못한 유럽시장이 코로나19 2차 확산을 견디지 못하고 하락할 정도인 걸 보면 한국 시장도 질병의 영향을 견디기는 힘들다.

그 동안 주가를 끌어올리는 일등 공신은 부양책이었다. 지난 11년간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풀 때마다 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이번에도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했다. 대선 이후 미국에서 5차 경기 부양대책이 나오고 12월에 유럽 은행에서 추가 대책 논의에 들어가더라도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 연준이 공을 정부에 떠넘기는 걸 보면 금융정책이 수명이 다한 것 같고, 재정정책도 적자 때문에 과감하게 시행하기 힘들다. 10년 넘게 동일한 정책을 지속해왔다는 사실도 정책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유럽시장이 6개월 넘게 횡보하고, 우리와 미국시장도 2개월 가까이 옆 걸음을 할 때 조만간 균형이 깨질 걸로 보는 게 정상이었다. 방향이 정해진다면 밑일 가능성이 높다. 반년도 안 되는 사이에 주가가 70% 넘게 오른 후 두 달 만에 재 상승을 기대하는 건 너무 낙관적인 전망이다. 코로나19 2차 확산으로 주가 하락 가능성이 현실이 됐을 뿐이다.



※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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