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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내부 혼란 가중…철수 소식에 “직원 상실감 크다”

내부 직원들 “은행원들도 모른 채 일방적 발표”

2017년 영업을 끝으로 폐점된 서울 강남구의 씨티은행 지점 간판. / 사진 : 연합뉴스
 
씨티은행 내부 혼란이 커지고 있다. 씨티은행이 국내 소매금융 부문을 정리한다고 전하자 직원들은 일방적 발표라며 “상실감이 크다”는 입장이다. 특히 언제부터 소매금융 부문이 정리될지 모르고 있어 고용불안도 느끼고 있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 본사인 씨티그룹은 지난 15일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의 소비자금융 사업에서 출구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명순 씨티은행장도 “이번 기회를 통해 기업금융사업을 중심으로 한국 내에서의 사업을 재편·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출, 신용카드 등 소매금융산업을 중단하고 기업금융에만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소매금융 철수는 씨티은행이 옛 한미은행을 인수해 운영한 지 17년 만이다.
 
이런 발표가 나온 후 씨티은행 내부는 혼란을 겪는 분위기다. A 씨티은행 직원은 “소매금융 철수 소식을 회사가 전혀 먼저 알리지 않았다”며 “(직원들의) 상실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초 본사인 씨티그룹이 한국 등 일부 국가의 소매금융 정리에 대해 내놓은 발언에도 “다양한 대안이 고려되고 있고 장기간 심사숙고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철수설과 관련해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날 소매금융 철수 결정이 나오면서 내부 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B 씨티은행 직원은 “가장 불안한 것은 어느 파트로 이동할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결국 은행이 직원 감축을 시도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업계는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부문 규모가 작지 않아 통째로 다른 금융사에 매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직원들의 고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구조조정을 통한 직원 감축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의 임직원 수는 3500명가량이다. 이 가운데 소매금융 부문 인력은 940명에 이른다. 국내 점포 수는 43곳인데, 이 가운데 소매금융 점포는 36곳이다. 2020년 말 기준 씨티은행의 총여신은 24조3000억원으로 이 중 소매금융 부문 여신이 16조9000억원을 차지했다. 이런 이유로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부문 전체가 매물로 나올 수 있어 금융업계에선 수도권 비중이 작은 DGB금융지주와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시도 중인 OK금융그룹이 잠재적 매수자가 될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도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와 관련해 소비자 피해만 아니라 직원들의 고용안정에도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미국 씨티그룹의 발표와 관련해 향후 진행 상황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소비자 불편 최소화, 고용 안정, 고객 데이터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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