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K하이닉스, 내년 세계 최고층 238단 낸드 출시한다
지난해 세계 최고층 176단 성공 이어 238단 개발 중
삼성전자와 낸드플래시 글로벌 2강 체제 전망
SK하이닉스가 기술 장벽의 한계로 여겨지는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이코노미스트] 취재 결과, SK하이닉스는 내년 중 ‘238단’ 낸드플래시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현재 기술로 개발된 낸드플래시는 176단이 최고층이다. 지난해 말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가 176단을 연달아 개발했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저장되는 비휘발성 메모리다. 전자기기뿐 아니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도 활용 가치가 높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하고 있는 적층형 낸드는 적층 셀에 구멍을 뚫는 공정이 성패를 결정한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72단 낸드부터 적용한 더블 스택 방식으로 238단 낸드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층 기술은 반도체 셀을 빌딩처럼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기술이다.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는 저장 공간을 늘리기 위해 회로 선폭을 좁히고 반도체 소자를 집적화 하는 미세 공정 기술을 고도화 해왔다. 선폭이 줄면 같은 면적 안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미세 공정 대신 위로 층을 쌓아 올리는 적층 기술을 통해 반도체 성능 한계를 극복해 왔다. 작은 단층 칩 하나에 더 많은 반도체 소자를 구현하는 데는 기술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적층 기술은 단수가 높을수록 같은 면적에 고용량을 구현할 수 있어 수율(전체 생산품에서 양품의 비율)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기술의 척도로 꼽혀왔다. 높이 쌓을 만큼 웨이퍼당 생산칩수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어서 생산성 역시 높아진다.
200단 이상 먼저 개발한 기업이 낸드 시장 판도 주도
향후 낸드플래시 업체 간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D램 시장과 달리 2위부터 6위까지 업체의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다.
낸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30%를 넘는 삼성전자를 빼면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모두 10%대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0조3000억원을 투자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 인수에 나선 것도 낸드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보를 위해서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마무리하면 낸드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게 돼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2위 자리에 오른다. SK하이닉스가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개발에 서두르는 이유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개발 현황에 대해 현재 어떤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238단 낸드 개발에 성공한다면 현재 업계 최고 수준인 176단 보다 비트생산성(저장공간)이 30~35%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어떤 기업이 먼저 개발하고 양산에 성공하느냐에 따라 낸드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역시 기존 128단을 넘어서는 새 낸드플래시를 내놓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정확한 단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이 “싱글 스택이 적용된 128단 제품에 더블 스택 기술을 적용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는 256단 적층도 가능하다”고 밝힌 만큼 삼성전자의 차세대 낸드 역시 200단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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