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기론 기자] 윤석열 정부에서 청년들의 중장기적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청년도약계좌'의 소식이 심상치 않다. 당시 월 70만원을 입금하면 만 19세~34세 청년을 대상으로 5년 만기로 5천만원의 목돈을 마련하도록 돕는 금융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청년들은 취업난과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납입을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청년도약계좌 가입 및 운영 현황'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기준 중도해지 인원은 총 35만8천명으로 누적 신규 개설 인원인 225만명(일시 납입 가입자 포함)의 15.9%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납입 금액이 적을수록 중도해지율이 높았다. 납입 금액이 10만원 미만인 가입자들의 중도해지율이 39.4%로 가장 높았다.

이어 10만원 이상~20만원 미만 가입자들이 20.4%, 20만원 이상~30만원 미만은 13.9% 등의 중도해지율을 나타냈다.

이에 비해 납입 최대 금액인 70만원을 내는 청년들의 중도해지율은 0.9%로 가장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청년층의 취업난과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금전적 여유가 없는 청년들이 '연 9%대 금리' 혜택에도 납입을 중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5년이라는 만기 구조 역시 취업·결혼 등 불확실성이 큰 청년층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청년도약계좌의 이자·비과세 혜택 등 세제 지원을 올해 12월 31일 자로 종료한다. 다만 기존 가입자는 약정한 가입 기간까지 혜택이 유지된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청년미래적금' 출시를 앞두고 제도 중복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이 대통령은 선거 당시 일정 소득 이하 청년층이 1∼3년 일정한도에서 적금을 납입할 경우 만기 시점에 정부가 25%가량을 매칭하는 형태의 상품 신설을 약속한 바 있었다.

이에 금융위는 청년도약계좌 가입자를 대상으로 청년미래적금으로 갈아탈 수 있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금융위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문재인 정부 청년 상품) 만기 수령자들이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던 사례가 있긴 하다"며 "청년도약계좌에서 청년미래적금으로 이동은 예산 등을 고려해 부처 간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강민국 의원은 "청년미래적금 도입을 앞두고 기존 청년 가입자의 혼란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연계 가입 등 제대로 된 설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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