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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생필품 된 화장품…‘중국 면세 전용상품’ 잘 팔리네~

[포스트 코로나 유통기업 중국 재진출 전략] ①아모레퍼시픽

 

 
중국 하이난 면세점 내 설화수 매장. [사진 아모레퍼시픽]
중국의 소비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상반기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회복해 지난해 연간 최종소비지출이 GDP 대비 54%에 달하는 55조 위안(약 9532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중국 정부의 주요 정책 중 하나는 ‘소비진작’이다. 특히 이커머스 등 온라인 유통채널을 기반으로 한 소비 시장이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중국 시장을 새롭게 공략하는 유통기업의 ‘재진출 전략’을 살펴봤다. 첫번째는 아모레퍼시픽이다. [편집자]
 
중국 화장품시장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3년 1600억 위안이던 중국 화장품 소매 판매액은 매년 10%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2019년 3000억 위안(약 52조원)에 육박했다. 화장품 수입시장 역시 2014년 이후 3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하며 2019년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은 2019년 중국 2위 화장품 수입대상국으로 수입규모는 전년대비 15.9% 증가한 30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화장품 소비가 급감했다. 외출자제령을 비롯해 재택근무가 확산되며 화장품의 필요성이 줄어든 것. 그러나 침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두 자릿수 낙폭을 보이다 4월부터는 다시 플러스로 전환,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급기야 올 1~2월 화장품 소매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0%나 증가했다.
 
코트라 중국 베이징무역관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수요 위축에도 화장품이 생필품처럼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마스크 착용과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피부 트러블이 중요한 고민으로 자리잡으며 한국산 기초화장품이나 샴푸 등 두피케어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화장품시장이 되살아나면서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특히 2016년 중국 사드 보복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사태에 이르기까지 중국 사업에 직격탄을 입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적극적으로 중국 재진출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해외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른다.   
 

中 1~2월 화장품 소매 판매, 동기 대비 40% 증가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해 코로나19의 부진을 씻고, 올해 1분기 반등에 성공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1년 1분기 매출 1조3875억원, 영업이익 1977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5%, 191.1% 증가한 수치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1조2528억원의 매출과 189.2% 증가한 17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사업 매출이 4474억원으로 19.6%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523억원을 거둬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중국 3.8 부녀절 행사에서 설화수가 선전한데 이어 중국 온라인 매출이 30% 중반대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중국 매출 회복이 절대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70%나 급감한 상황에서도 중국 6.18 쇼핑 축제와 티몰 슈퍼 브랜드 데이, 광군절 등 대형 온라인 쇼핑 행사에서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광군제 매출은 전년 대비 100% 성장(위안화 기준)했다. 특히 대표 브랜드인 설화수의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174% 급증했다. 
 
실적 반등에 힘입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도 설화수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 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온라인몰 등 이커머스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에서의 주력품목은 설화수·헤라·아이오페·한율·라네즈·마몽드 등이다. 그 중에서도 설화수와 이니스프리가 각각 고가와 저가 브랜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로컬 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프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저가 브랜드 매출이 급감하는 것은 숙제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이니스프리 매장 140개를 정리했다. 헤라와 아이오페 등 중저가 브랜드의 백화점 내 매장도 철수했다. 오프라인 채널을 최소화하고 이커머스 등 디지털 채널 비중을 확대하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중국에서 온라인 채널 비중은 종전 30%에서 50%으로 확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가격대와 브랜드별 특성에 맞는 디지털 채널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문을 닫는 국내 면세점과 달리 중국 면세점이 크게 성장하면서 아모레퍼시픽도 입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얼어붙은 내수 소비를 진작시키고자 내국인의 면세 한도를 대폭 상향하는 등 규제 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하이난 면세점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중국 면세기업 CDFG(China Duty Free Group)는 중국 면세를 거의 독점하고 있어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진 기업이다.   
 

중국면세 전용상품 출시 등 코로나에도 ‘면세불패’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0월 듀프리·롯데를 제치고 전세계 1위 면세기업으로 올라선 CDFG와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맺고 그동안 이어온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했다. 신규 매장에 대한 우선 협상을 논의하고, 데이터 자산을 공유해 마케팅을 활성화한다는 목적이었다. 
 
그 결과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해외 면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9% 성장했다. 특히 올 1분기 하이난 면세 시장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약 410%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하이난 면세 시장 성장세와 상회하는 수치다. 중국 상무청에 따르면 하이난의 올해 1~2월 매출액은 85억위안(1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9% 급증했다. 
 
라네즈의 중국 CDFG 면세점 전용 상품. [사진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하이난 면세특구 시내면세점(하이탕베이·하이코우·보아오)과 하이코우공항면세점 등 총 4곳에서 10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설화수와 라네즈·이니스프리 등 대표 브랜드 3개를 운영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하이난 면세구역 전담팀을 꾸려 현지 상황에 따라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설화수·라네즈 등 인기 브랜드의 CDFG 전용상품 출시하는 한편 지난 3월에는 하이탕베이 면세점에서 설화수 캠페인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일찌감치 하이난 면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선점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CDFG는 내년 6월 10.8만㎡에 달하는 글로벌 최대 규모의 하이커우 시내면세점을 오픈할 예정으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큰 곳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도 하이난 면세에 신규 브랜드와 제품을 입점할 계획”이라며 “CDFG 전용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추가로 론칭하는 한편 하이난 면세 공항 채널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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