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에너지 경쟁 ‘가까운 인공태양’은 어디서 찾을까

Home > 산업 > 일반

print

핵융합에너지 경쟁 ‘가까운 인공태양’은 어디서 찾을까

[조원경 알고 싶은 것들의 결말] ㉙인공태양
빌 게이츠‧폴 앨런 등이 투자한 핵융합에너지
‘핵융합 에너지는 30년 후에나’ 농담도 공공연
울산시‧유니스트‧현대중, 소형인공태양 핵심기술개발 나서

한국 인공태양 KSTAR의 주장치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한국 인공태양 KSTAR의 주장치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인간을 보면 참 배은망덕할 때가 있다. 2018년 타계한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도 마찬가지 생각을 한 게 아닐까? 그는 한때 코미디 프로의 유행어였던 “지구를 떠나거라”라는 말처럼 인간에게 무시무시한 경고장을 날렸다. “인간은 지구를 떠나야 한다.”
 
그의 논리는 무엇일까? 지구를 망치고 있는 주범이 인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면서 지구가 당면한 가장 큰 위험으로는 공룡 멸종의 원인인 소행성의 지구충돌과 금성 기후가 될 지구온난화를 언급했다. 그리고 최고의 해법으로 핵융합에너지를 제안했다. 어김없이 떠오르는 태양은 영원할까?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거야” 하는 대사를 읊조리며 어린시절 배운 물리학의 추억을 더듬어 본다.  
 
우리를 환히 비추는 태양은 핵융합을 하고 있다. 태양은 가벼운 원소의 핵자(원자핵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들이 결합해 핵융합을 일으키면서 발생한 빛과 열에너지를 외부로 방출한다. 더 이상 핵융합을 위해 연소시킬 가벼운 원소들이 없어지면 태양 역시 소멸하게 된다. 그때쯤 생명의 근원인 태양의 소멸과 함께 우리도 소멸하고 말 것이다. 태양이 연료인 수소를 다 태워 적색 거성이 된다면 지구에는 어떤 변화가 올지 무시무시해진다.  
 

태양의 후예와 인공태양

 
오래전에 두 명의 과학자가 있었다. 프리츠 후터만스(Fritz Houtermans)과 애트킨슨(Robert d’Escou-rt Atkinson)은 두 개 수소의 원자핵인 양성자가 결합하는 과정을 연구했다. 두개의 양성자가 가까이 다가가면 전기적 반발력이 생겨 서로를 밀어낸다. 그런데 양성자들이 10-15m(원자핵의 크기)까지 다가가면 전자기력에 비해 약 100배나 강한 핵력이 작용해 밀어내는 힘 대신 오히려 결합하는 힘이 생기는 것을 알아냈다.  
 
후터만스가 연구를 수행할 당시에는 중성자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다. 중성자는 양성자와 더불어 원자핵을 구성한다. 보다 완전한 수소핵융합과정은 1932년 중성자가 발견된 후 한스 베테(Hans Bethe, 1906–2005)에 의해 밝혀졌다. 두 원소간의 결합으로 핵융합이 발생할 때 생기는 질량결손으로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한다. 그 원리의 중심에 태양이 존재한다. 태양은 수소에서 시작된 핵융합 반응으로 엄청난 열과 빛의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뿜어내고 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태양에서는 가벼운 수소가 핵융합을 일으키면서, 매초 6.2억 톤의 수소가 6.16억 톤의 헬륨으로 변환되고 있다. 그 차이인 400만 톤(0.7%)의 질량이 빛과 열, 곧 에너지로 바뀐다. 에너지=질량x빛의 속도의 제곱(E=mc2)이므로 질량결손과 빛의 속도(초당 약 30만㎞)를 감안하면  태양은 초당 상상 이상의 에너지를 방출한다. 태양은 중력이 작용하여 대부분의 에너지는 태양에 머무르나 일부는 이탈하여 태양빛의 형태로 지구에 도달한다. 태양은 강한 중력으로 핵융합반응에 필요한 고밀도와 고압력의 환경이 형성되어 있다.  
 
이와 똑같은 원리로 지구에 인공태양을 만들 수는 없을까? 그렇게 된다면 화석연료에너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류에게 골치 아픈 에너지 문제와 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 생존 문제를 풀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지구에서도 인공적인 핵융합을 위해서는 중력대신에 강한 자기장이나 관성을 통해 핵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지구상에서 태양의 핵융합 원리를 재현하여 거의 무제한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면 놀랄만한 일이 아닌가. 핵융합의 연료로 쓰이는 수소는 바닷물에서 추출할 수 있으므로, 이론적으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미래 에너지 소비량을 충족시키고도 남을 만큼 무한한 궁극적인 에너지원 생산방식이 될 수 있다. 태양에너지의 1초 방출양은 지구 인류가 100만년 이상을 쓸 수 있는 양이라니 그런 희망을 가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인공태양의 난제들

 
우주와 천문학 뉴스를 전하는 ‘유니버스 투데이(Universe Today)에 의하면 태양은 핵융합 반응으로 초당 3.846x1026W의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이는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눈 깜작할만한 사이에 전 세계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전기에너지인 약 1,164TW(IEA 추정, 2019년 11월 기준)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태양은 이런 수준의 에너지를 잠깐도 아니고 수십억 년 동안이나 끊임없이 생산해왔다. 인공태양이 태양과 같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인류가 30년 뒤에 태양을 닮은 인공태양을 만들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몇 가지 난제가 엿보여서 이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태양보다 중력이 훨씬 작은 지구에서 인공적인 핵융합을 위해서는 태양의 중심인 태양핵 온도인 1500만℃의 7배인 1억℃ 이상의 높은 온도가 필요하다. 태양핵은 태양의 중심부에서 태양반경의 20% 정도 되는 범위에 해당하는 곳이다. 우리가 태양 사진을 볼 때 개기일식 때 하얗게 보이는 표면을 흑점이라고 부르는데, 이 부위가 태양에서 가장 시원한 부분으로 4000℃이다.  
 
인공적으로 섭씨 1억℃ 이상을 만드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이 정도의 고온을 견딜 수 있는 소재 개발은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에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 핵융합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에너지 장벽 극복이 필수다. 원자핵은 양전하로 되어 있어 전자기력에 의해 서로 밀치는데, 두 원자핵이 충분히 가까워져야만 전자기력은 가까운 거리에서만 작용하는 거대한 힘인 강한 핵력에 의해 무시된다.  
 
하지만 지구상에서 작은 별을 인공적으로 만들고 핵융합반응로 안에 가두어 유지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태양보다 뜨거운 온도, 압력을 구현할 수 있는 강한 도구(자기장 혹은 관성레이저)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는 이러한 조건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는 않다. 현재로서는 2040년대에 이르러서야 핵융합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데 너무 멀어 보인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인 KSTAR와 축구경기장 60개를 합쳐 놓은 거대한 규모의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2025년 완공해 2040년까지 운영) 프로젝트를 통해 핵심 기술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평가다.  
 
더군다나 핵융합 장치 기반기술과 핵융합로 공학기술을 확보해 이를 핵융합 발전 실증로인 DEMO에 적용하여 전기 생산을 실증하고 나서야, 한국형 핵융합 발전소를 건설하여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하니 ‘좋지만 가능할까, 너무 멀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핵융합 반응에 주로 이용되는 연료는 수소 중에서도 중수소와 삼중수소다. 대부분의 수소는 원자핵이 양성자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자연에 있는 수소 중 극히 일부는 원자핵에 양성자 하나와 중성자 하나가 있고, 더 적은 숫자의 수소는 양성자 하나와 중성자 두 개가 있다. 중성자 하나가 있는 수소를 중수소(deuterium), 두 개가 있는 수소를 삼중수소(tritium)라고 한다. 보통의 수소보다 무겁기 때문에 무거울 중자를 붙인 이름이다.  
 
핵융합에는 양성자가 하나만 있는 평범한 수소가 아니라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사용된다. 중수소 두 개가 결합하면 헬륨3 원자핵과 중성자 혹은 삼중수소와 양성자가 만들어 진다. 이에 반해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결합하면 헬륨 원자핵과 중성자 하나가 생성된다. 중수소 두 개가 결합하는 반응을 D-D 반응,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결합하는 반응을 D-T 반응이라고 한다. 둘 중 D-D 반응은 방사선 오염이 적지만 높은 온도가 필요하고, D-T 반응은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반응이 일어나 가장 유력한 핵융합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핵융합실험로의 핵심인 토카막이 들어설 빌딩 바닥에서 위로 올려다본 모습. 오른쪽에 750t 크레인이 설치돼 있다. [사진 ITER]

국제핵융합실험로의 핵심인 토카막이 들어설 빌딩 바닥에서 위로 올려다본 모습. 오른쪽에 750t 크레인이 설치돼 있다. [사진 ITER]

태양 속 플라즈마 그리고 수소 핵융합

 
‘유니버스 투데이’에 따르면 태양의 중심에서 핵융합으로 생성된 빛은 태양 표면으로 전달된 다음 우주공간으로 방출된다. 태양 표면을 떠난 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데는 평균적으로 500초(8분20초)가 걸린다. 이 빛은 언제 만들어진 빛일까? 이 빛은 짧게는 수천 년 전, 길게는 1000만 년 전에 생성된 빛이다. 태양 내부가 워낙 높은 밀도의 물질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빛이 태양을 탈출하는 것은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죄수가 감옥에 구멍을 뚫고 나오는 것보다 어려워 보인다.  
 
태양 중심에서 핵융합으로 만들어진 빛이 태양 표면까지 전달되는 과정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 태양 내부는 수소 가스가 전자와 양전하를 띤 이온으로 분리되어있는 고밀도의 플라즈마 상태이다. 생성된 빛은 불과 1㎝ 정도 진행하고 나면 수소핵과 충돌해 흡수된 후 재방출 되면서 그 방향이 바뀐다. 이런 과정은 빛이 태양을 빠져나올 때까지 수없이 되풀이 된다. 마치 술 취한 사람이 제멋대로 갈 짓자 걸음을 걷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그 빛은 인간이 지구에 출현하기도 전에 만들어져 우리를 환히 비추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빛에게는 무척이나 힘든 과정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무척 다행한 일이다. 왜냐하면 태양 중심에서 만들어진 빛은 감마선 형태의 고에너지 복사선이다. 이 빛은 생명체에게는 치명적이다. 하지만 태양 표면까지 올라오는 동안 이 빛은 태양속의 전자와 양성자와 상호작용을 하며 에너지를 잃어버려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과 적외선과 자외선으로 바뀌어 방출된다. 이 과정에서 잃어버린 에너지는 태양을 가열하여 태양이 중심온도를 유지하면서 핵융합을 계속하여 태양이 붕괴하지 않도록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빛과 함께 생성된 중성미자는 빛과 달리 불과 2~3초 만에 태양을 빠져나온다. 중성미자는 다른 입자들과 거의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질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원자는 음의 전하를 띤 전자와 양의 전하를 띤 원자핵으로 이루어지는데, 양과 음의 전하는 서로 잡아당기는 성질이 있어 고체, 액체, 기체 상태에서는 전자와 원자핵이 붙어 있는 상태가 된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핵융합이 일어나는 1억℃의 온도가 되면 전자가 떨어져 나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되는데 이 상태가 바로 플라즈마이다. 태양뿐 아니라 우주의 99.9%가 플라즈마 상태이며 일상에서도 번개, 형광등, 오로라, 네온사인 등이 플라즈마 상태라고 보면 된다.
 

KSTAR 그리고 기술적 한계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핵융합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21세기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선도하기 위해 가장 진보된 형태의 핵융합 장치인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 연구 장치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를 국내기술로 개발 제작했다. 우리나라가 에너지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KSTAR는 2007년 9월 건설이 완공되어 종합 시운전을 거쳐 2008년 7월 최초 플라즈마 발생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운영 단계에 들어섰다.  
 
KSTAR는 약 20년간의 운영을 통해 핵융합 장치 고성능 운전 기술을 확보하고 핵융합 전문 인력을 양성해 우리나라가 2040년대 상용할 핵융합로 건설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선점하고 핵융합발전 원천 기술 주도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원래 우리는 이 분야에 국제기구에 참여할 만한 자본도 기술도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10여 년간의 연구를 통해 성공했다. 2006년에 세계 3대 핵융합로라고 불리던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토카막의 수명이 다했다. 이들은 구리자석을 채용한 시스템으로 플라즈마 지속시간이 5∼10초에 불과했다. 반면 2007년 8월에 준공된 KSTAR는 차세대 핵융합로로서 일본, 미국 등의 기존 구형 핵융합로보다 30배 이상 성능이 뛰어나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100% 초전도 자석을 장착한 토카막으로, 억℃ 이상의 플라즈마가 300초 동안 지속될 수 있다.  
 
세계 3대 핵융합 실험 시설은 대부분 일반 전자석으로 제작됐다. 그러나 KSTAR의 토카막 초전도 자석은 -268.6℃의 액체 헬륨 속에서 전기 저항 없이 작동하기 때문에 중수소를 훨씬 강력한 자기장 속에 장시간 가둬놓고 가열시켜 핵융합을 일으킬 수 있다. 1988년 핵융합 발전 국제 공동 연구 기구인 ITER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래로 2015년 열출력 500㎿급 핵융합 발전을 목표로 한국, 유럽연합,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7개국이 참여했다.  
 
막대한 자본과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 이 프로젝트에 한국은 독자적인 개발 기술을 인정받아 매우 좋은 조건으로 참여해 향후 기득권을 인정받을 토대를 만들었다. 2007년 현재 KSTAR는 세계 최고의 핵융합로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2020년 11월 KSTAR를 이용해 1억℃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20초 이상 연속으로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세계에서 처음이다.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레이크사이드 스쿨 재학 당시 폴 앨런(왼쪽)과 빌 게이츠. [사진 벌컨(Vulcan) 추모 웹페이지]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레이크사이드 스쿨 재학 당시 폴 앨런(왼쪽)과 빌 게이츠. [사진 벌컨(Vulcan) 추모 웹페이지]

빌 게이츠가 말하는 차세대 원자력

 
2019년 MIT가 선정한 미래 10대 기술에서 빌 게이츠는 핵융합 원리를 강조한 ‘차세대 원자력(New-wave nuclear power)’을 강조한다. 그는 2030년 이후 상용화 가능한 기술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러나 사실 거대 핵융합로를 만들다 우수 연구원들이 사망한다면 기술 이전에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누군가는 핵융합은 꿈이라는 농담을 한다. ‘핵융합 에너지는 30년 후에나... 그리고 나서도 30년 후에 핵융합 기술이 발전할 것’이라는 농담이 공공연히 들린다.  
 
호주의 물리학자 마크 올리펀트(Mark Oliphant)가 중수소 원자들이 여러 개의 에너지를 융합하고 방출하는 것을 처음 관찰한 지 80여 년이 지난 지금, 드디어 새로운 혁신 그룹이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할 시기가 온 것인지 모른다.  
 
지난 몇 년 동안 자금이 풍부한 스타트업, 대학 프로그램, 기업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연구진이 핵융합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었다. 그들은 근본적으로 다른 설계에 기초한 핵융합 원자로를 만들고 있다. 종전은 이미 설명한 것처럼 도너츠 모양의 거대한 자기 용기인 도카막이나 엄청나게 강력한 레이저를 사용했다. 비판가들은 전통적인 토카막과 레이저 기반의 접근 방식을 추구하는 주류 프로젝트가 수십 년 동안 진통을 거듭하고 있으며 심지어 연구를 중단하지 못한 채 수십억 달러를 계속 소비하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미국 케임브리지에서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즈(CFS)의 MIT 소속 연구원들은 그들의 최신 원자로 설계가 2025년까지도 손익분기점을 이룰 것이라고 말한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스핀오프 회사인 ‘퍼스트 라이트 퓨전’ 역시 2024년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하니, 핵융합의 세계가 곧 다가오는 듯 한 느낌이다.  
 
사우스 캘리포니아의 트라이알파에너지(TAE, Tri Alpha Energy) 테크놀로지가 핵융합로의 상용화를 위한 야심찬 일정을 발표했다. 골드만삭스, 록펠러 가문, 구글의 전폭적인 지지로 2027년 핵융합 상용화라는 목표를 세웠다. 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로 알려진 폴 앨런 역시 핵융합에너지의 열렬한 옹호자였다. 그는 1990년대부터 이미 지구의 인공태양에 관심을 쏟았고, 트라이알파에너지에 투자한 이력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그의 투자금은 총 455억원(4000만 달러) 규모였다.  
 
2021년 3월 19일 발표된 핵융합 학술지 [the journal Nuclear Fusion]에 실린 소형첨단토카막(CAT) 기사를 보자. 핵심은 플라즈마를 조심스럽게 형성하고 전류를 가장자리로 이동시킴으로써, 플라즈마가 스스로 유지되는 상태에 도달하도록 열 손실을 억제하고 낮은 전류에서 더 높은 압력을 지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핵심기술 ‘고자장 자석’ 개발 구축나선 울산시

 
울산시도 초전도 고자장 자석이라는 개념으로 관련 핵심기술개발에 뛰어들었다. 울산시는 소형인공태양 에너지실증로 제조의 핵심기술인 ‘고자장 자석’ 개발을 위한 기반 구축에 나선다. 고자장 자석은 소형화된 인공태양을 핵심 원천기술로 인식하고 기존의 저온초전도가 아닌 고온초전도 고자장 자석개발을 추진한다. 울산시는 2020년 11월 울산과학기술원(UNIST), 현대중공업과 함께 사업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고자장 자석 연구개발 계획 수립과 그 타당성 조사를 시작했다. 현재 UNIST를 주축으로 초전도자석 원천기술 확보와 응용기술 활용 방안 기획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진공용기(토카막) 제작에 참여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인공태양 기술 조기 상용화를 위한 전문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소형 인공태양에너지 실증로 사업은 2050년 탄소중립에 일조할 인공태양 전기생산 실증을 위한 예비 단계로 구상 중이다. 고온·저온 초전도 자석제조 관련 핵심 원천기술을 울산지역 기반의 우수한 산업계의 기술력과 결합해 초전도기반 미래에너지산업 저변을 확대를 위한 인프라 혁신을 도모한다. 이를 통해 초전도 소재, 부품, 장비 관련 신산업 창출을 이루려는 것이다.  
 
여기에는 고난이도의 신개념 신기술이 요구되는데, 일차적으로는 고온 초전도 자석을 대형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고, 고주파전원을 위한 신뢰도 높은 초전도 대전류 공급장치 개발이 필수이다. 적잖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이 성공하면, 고온 초전도를 활용하는 자기장은 통상적으로 사용해온 저온 초전도보다 훨씬 높은 자기장을 구현하기가 쉬울 뿐만 아니라, 운용비용측면에서도 수백 배 저렴하다. 이미 미국 MIT에서 분리된 회사인 커먼웰스퓨젼시스템에서 이와 같은 고온 초전도를 활용한 소형핵융합장치 스파크(SPARC, 1억 와트(W)급의 소형 핵융합 발전소의 이름) 개발을 진행 중인데, 2019년에 빌 게이츠도 적극적으로 투자할 만큼 그 기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빌 게이츠의 짝꿍이었던 폴 앨런(Paul Allen)은 어떤 선구적 혜안을 가지고 그 많은 돈을 투자했을까? 그가 2018년 혈액암으로 타계하기 전 프랑스 남부도시 카다라쉬를 찾았다. 작고 아름다운 도시 카다라쉬에 터를 잡은 세계 최대의 프로젝트 인공태양 ITER를 보기 위해서였다. 죽음을 앞두고서도 그는 ‘지구상의 별이 탄생하는 준비 과정을 볼 기회’라며 변함없는 핵융합에너지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비록 그는 하늘의 별이 되었지만, 그가 뿌린 투자의 씨앗은 무럭무럭 자라 핵융합기술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KSTAR가 좀 더 멀리 있다면 울산시는 좀 더 가까운 곳에 있는 별을 찾고 있다.  
 
※ 필자는 국제경제 전문가로 현재 울산 경제부시장이다. 대한민국 OECD정책센터 조세본부장, 대외경제협력관, 국제금융심의관 등을 지냈다. 저서로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 등이 있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