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대박 점쳐지는 HK이노엔 상장…한국콜마 체질 개선 노려

한국콜마…제약·바이오 사업 고속 성장으로 화장품 부진 만회
HK이노엔 IPO성공시, 차입금 상환부담 일부 해소될 듯

 
 
HK이노엔 본사 [사진 한국콜마홀딩스]
HK이노엔의 상장 작업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3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1011만7000주를 공모한다는 게 신고서의 골자다. 공모예정가는 5만~5만9000원으로, 5058억~5969억원을 조달한다. 7월 22~23일 수요예측과 29~30일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코스닥 상장예정일은 8월 초다.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JP모간증권회사 등이 주관사를 맡았다.
 
HK이노엔의 IPO는 여러 면에서 상장 대박이 점쳐지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인 ‘케이캡’이 이 회사 대표 제품이다. 케이캡은 국내에서 30번째로 개발된 신약이다. 출시 초기부터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출시된 지 6개월 만에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고, 출시 2년 만에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을 통해 국가별 맞춤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까지 노리는 중이다. 회사 측은 ‘2028년 기술 이전 국가 100개국 달성’을 목표로 공격적인 수출 전략까지 세웠다.  
 
HK이노엔의 강점은 케이캡만 있는 게 아니다. 전문의약품 및 숙취해소 음료 시장에서도 존재감이 뚜렷하다. 항암, 소화 등 7개 이상의 치료영역에서 160여 개 이상의 만성질환 중심 전문의약품을 시장에 내놨고, ‘컨디션’ ‘헛개수’ 등 히트 제품의 위상도 공고하다.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HK이노엔은 미래 기술로 평가받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에도 진출했다. 전용 연구개발,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고형암, 혈액암 중심의 면역 세포유전자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현재 HK이노엔이 준비 중인 신약과 바이오의약품 개발 프로젝트는 20여 개에 달한다.
 
주력사업과 신사업이 고른 성장세를 보인 덕에 실적도 탄탄하다. HK이노엔은 지난해 매출 5984억원, 영업이익 870억원을 기록했다.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미래 전망도 밝다. 증권가에선 HK이노엔이 올해 매출액 8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엔 1조원 클럽 진입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HK이노엔의 상장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모회사인 한국콜마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점쳐진다. 가령 매출 1조원은 한국콜마의 화장품 매출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국콜마의 주력 사업이 화장품에서 제약·바이오사업으로 무게추가 옮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화장품 ODM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확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한국콜마는 그 돌파구로 인수·합병(M&A) 카드를 꺼냈다. 한국콜마는 지난 2018년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을 인수했다. 이후 2020년 2월 HK이노엔의 완전모회사인 CKM과 흡수합병시켜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어 의약품위탁생산(CMO)을 포함한 제약 부문인 콜마파마와 한국콜마의 제약사업부를 매각했다. 이로써 한국콜마가 화장품 ODM을, HK이노엔이 제약·바이오, 콜마비앤에이치가 건강기능식품을 주력으로 담당하며 한국콜마 그룹의 3대 사업 구조가 완성됐다.  
 
M&A 전략은 결과적으론 성공을 거둔 모양새다. HK이노엔이 그룹의 실적 효자 노릇을 하고 있어서다. 한국콜마는 현재 HK이노엔의 지분 52.7%를 가진 최대주주다. 한국콜마의 지난해 실적을 보자. 이 회사는 2020년 매출 1조3142억원, 영업이익 115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화장품 시장이 타격을 받으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하는 걸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자회사 HK이노엔의 호실적이 반영된 덕분에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증가율(15.2%)을 달성했다.  
 
이노엔 관계자는 “원래 창업주부터 시작해서 저희 모토가 화장품, 건기식, 의약품 사업 비중을 1대 1대 1로 맞추는 게 비전이었다”고 말했다.  
 
HK이노엔의 IPO가 흥행하면 한국콜마는 쏠쏠한 현금도 얻게 된다. HK이노엔의 몸값은 1조3000억~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콜마가 이 회사 인수할 당시 발생한 빚 부담도 덜 수 있게 된다. 당시 한국콜마는 인수금액 1조3000억원 중 9000억원을 인수금융과 차입금으로 조달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했다.  
 
이노엔 관계자는 “한국콜마든 HK이노엔이든 차입금 상환 문제는 다 걸려있는데, IPO뿐만 아니라 그 전부터도 차입금을 꾸준히 갚고 있었다”며 “차입금 상환만을 위해서 IPO를 하는 건 아니지만 차입금 상환부담도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업무효율 저하 부담에…대기업 10곳 중 3곳만 60세 이상 고용

2尹대통령 내외 사리반환 기념식 참석…"한미관계 가까워져 해결 실마리"

3 대통령실, 의료계에 "전제조건 없이 대화 위한 만남 제안한다"

4이복현 금감원장 "6월 중 공매도 일부 재개할 계획"

5정부 "80개 품목 해외직구 전면차단 아니다…혼선 빚어 죄송"

6 정부 'KC 미인증 해외직구' 금지, 사흘 만에 사실상 철회

7"전세금 못 돌려줘" 전세보증사고 올해만 2조원 육박

8한강 경치 품는다...서울 한강대교에 세계 첫 '교량 호텔' 탄생

9서울 뺑소니 연평균 800건, 강남 일대서 자주 발생한다

실시간 뉴스

1업무효율 저하 부담에…대기업 10곳 중 3곳만 60세 이상 고용

2尹대통령 내외 사리반환 기념식 참석…"한미관계 가까워져 해결 실마리"

3 대통령실, 의료계에 "전제조건 없이 대화 위한 만남 제안한다"

4이복현 금감원장 "6월 중 공매도 일부 재개할 계획"

5정부 "80개 품목 해외직구 전면차단 아니다…혼선 빚어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