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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할에 성난 ‘株심’ 어떻게 달랠까

내달 임시 주총서 주주 환원 정책 내놓나
“LG화학보다 하락폭 클 것” 비관론도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지난 7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 행사에서 중장기 핵심 사업 비전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의 물적 분할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연일 하향 곡선을 그리자, 주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선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함께 석유개발(E&P) 사업을 물적 분할해 사실상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만큼, LG화학의 주가 하락보다 하락폭이 클 것”이란 비관론이 제기된다.  
 
석유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1일 배터리와 E&P 사업의 분할을 검토한다고 밝힌 이후 약 한 달 만인 지난달 3일 이사회를 열고 이들 사업을 분할한다고 의결했다. 신설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물적 분할 방식으로 내달 16일 임시 주총 승인을 거쳐, 10월 1일 신설법인 SK배터리(가칭)와 SK이엔피(가칭)를 각각 공식 출범시키는 일정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분할 결정 이후 주가는 하락세다. 배터리 사업 검토를 알린 지난 7월 1일 이 회사 주가는 전일보다 8.80% 하락한 26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2일 현재 종가는 전일보다 1.83% 떨어진 24만2000원이다. 17만~18만원 수준이던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높지만, 향후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는데, 이 사업을 물적 분할해 주주를 기만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주주들은 “임시 주총에서 물적 분할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할 것”, “물적 분할 결정에 대해 집단소송에 나서야 한다”는 다소 격양된 주장도 제기된다.  
 

SK이노베이션 주주들 뿔난 이유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이 이번 물적 분할에 반발하는 것은 분할 후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등의 사업을 거느리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등 주가 하락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미 윤활유 사업(SK루브리컨츠), 배터리 소재 사업(SK아이이테크놀로지)을 분할한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배터리와 E&P 사업마저 분할하면 자체적인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배터리 사업을 분할했지만, 석유화학‧첨단소재‧생명과학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LG화학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얘기다.  
 
SK이노베이션이 자체 성장 동력원으로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 육성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당장의 수익 창출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현재 배터리 사업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한 가운데, 이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SK이노베이션이 SK배터리에 현금을 몰아준 이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 SK이노베이션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등은 약 2조3530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이 가운데 약 1조7000억원은 SK배터리에 배정될 예정이다.  
 
주주들의 시선은 SK이노베이션의 주주 환원 정책으로 쏠리고 있다. 이 회사는 내달 16일 임시 주총을 열어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 등에 대한 안건을 의결할 계획인데, 석유화학업계는 이 임시 주총에서 주주 환원 정책 관련 안건이 다뤄질 가능성 높다고 내다본다. 현금 외에 주식 등 기타 방식으로 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제한적인 배당 방식을 확장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을 근거로 주식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과도한 추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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