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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하락세 멈추고 9월엔 반등 가능성 크다 [이종우 증시 맥짚기]

외국인 매도세와 코로나 19 4차 확산에 증시 큰 폭 하락
삼성전자 최근 25% 떨어져, 반도체· IT 지금이 매수 기회
반등 나와도 상승 폭 크지 않고, 시간도 길지 않다는 점 명심

 
 
조만간 코스피 하락이 멈추고 주가가 크게 하락한 종목을 중심으로 반등 가능성이 크다. [중앙포토]
 
지난 8월 4일 이후 11일간 코스피는 230포인트 떨어졌다. 과거에 이보다 더 긴 하락도 있었지만, 연속적으로 크게 떨어진 경우는 많지 않다. 이런 경우는 경제가 상당한 위기에 처하거나 대세 상승이 끝난 직후 정도에 발생되는 상황이다. 
 
7월까지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르지 못해 힘들었을 뿐 이렇게 큰 폭으로 하락할 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주식시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태에서 우리 시장만 홀로 떨어지지 않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가가 믿음과 다르게 움직였다.  
 
주가도 문제였다. 가격이 자기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 조그만 충격에도 주가가 한꺼번에 반응하는데 이번이 그 경우였다. 8개월간 코스피가 3000 위에서 있어 주가가 높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지만, 지금 주가는 만만치 않은 상태에 있다. 
 
얼마 전까지 하반기 시장 전망은 둘로 나눠져 있었다. 하나는 주가가 꾸준히 상승할거란 전망이었고, 다른 쪽은 3000을 바닥으로 하는 박스권이 만들어질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박스권 전망은 맞았지만, 코스피 3000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건 아니다.  
 

외국인 매도세 멈추고 시장 정상화 가능성 커 

문제가 생긴 건 3300 돌파에 실패하면서부터다. 주가가 높으면 높을수록 주가를 유지하기 위한 고점 경신이 필요하다.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심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나쁜 건 여러 번 고점 경신을 시도하다 실패하는 경우다. 주가가 벽에 부딪쳤다고 판단하게 되는데, 이번이 그 경우였다.    
 
여기에 외국인 매도가 기름을 끼얹었다. 외국인 매도는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에 24조원, 올해도 27조원 넘는 주식을 내다팔았는데, 우리 시장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면 좀처럼 나오기 힘든 매매 패턴이다.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은 오르는 주식을 사고 싶어한다. 그래서 오르는 종목을 사고, 오르지 않는 종목은 내다 판다. 이를 현재 세계 주식시장에 적용해 보면 외국인 매도를 이해할 수 있다. 우리 시장이 하락하는 동안 미국과 유럽시장은 상승하고 있으므로 국내 주식을 팔아 미국 주식을 사는 게 당연하다.  
 
여기에 원화 약세가 더해졌다. 그 동안 시장이 설정했던 원·달러 환율의 상단 1150원을 저항 없이 뛰어넘어 1170원대까지 올라갔다. 이 즈음에 외국인이 주식을 내다 팔았기 때문에 ‘원화 약세=외국인 매도’라는 생각을 더 강해졌다.  
 
원화가 약해진 건 달러 강세 때문이다. 달러가 강해지면서 다른 나라 통화가 약세가 된 것이다. 먼저 꼽을 수 있는 게 외국인 매도다. 7월 한 달간 외국인이 5조원 가까운 주식을 내다 팔았다. 8월에 그 규모가 7조원으로 커졌다. 두 달간 외국인 매도 금액을 달러로 환산하면 100억 달러가 넘는다.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규모다.  
 
두 번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확산으로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커진 점이다. 7월 초에 비해 소비활동이 10%포인트 가까이 둔화됐는데, 경기 정점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태에서 질병으로 인한 경제활동 둔화가 겹쳐 원화가 약해졌다.  
 
마지막은 달러 수급이다. 수출이 크게 늘어났지만 무역수지는 그렇지 않다. 7월 무역 흑자 규모가 17억6000달러로 지난해 말 이후 완만한 감소 추세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재작년 무역흑자가 각각 39억3000달러와 23억2000달러였던 걸 감안하면 7월 무역흑자 축소를 계절적 요인으로 볼 수도 없다. 외국인 매매가 환율에 영향을 받는다는 시장의 믿음을 강화시켜 주기에 충분한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사정이 좋지 않지만 그 이유로 외국인 매도가 더 늘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매도가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데다, 외국인 매도의 주요인인 선진국 주식시장이 상승을 계속하고 있어서다. 매도 종목인 반도체 주가가 낮아진 점도 감안해야 한다. 업황이 대단히 나쁘다면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을 불문하고 주식을 내다팔 수는 없다. 그 주식이 한 나라를 대표하는 업종일 경우 더더욱 그렇다.    
  

7~8월 개인투자자 12조원 주식 매수

코스피 3000을 깨지 않은 상태에서 하락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크다. 일시적으로 3000을 밑돈다 해도 그 폭이 크지 않고 빠른 시간에 다시 원상을 회복할 것이다. 주가가 계속 하락하려면 시장 에너지가 약해져야 한다. 지금 시장과 관련해서는 개인투자자의 매수 여력이 고갈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되는데 아직 그럴 상황은 아니다. 7~8월에 개인투자자가 12조원 가까이 주식을 매수했다. 
 
여전히 상당한 대응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이 3000을 넘은 후 두 번째 하락이란 점도 대응력을 높여주는 점이다. 개인투자자의 힘이 사라지려면 여러 번의 상승과 하락을 통해 매수한 주식의 다수가 묶여버리는 과정이 먼저 진행되어야 한다. 이번이 두 번째 하락이고, 첫 번째 하락은 속도가 느리게 진행됐기 때문에 아직 하락으로 인해 묶인 주식이 많지 않다.  
 
미국시장이 사상 최고치 부근에 머물고 있는 점도 우리 시장의 추가 하락을 막는 역할을 한다. 세계 주식시장이 오래 전부터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 한 나라만 하락을 계속하긴 힘들다. 우리처럼 주력업종이 세계 경기와 연관성이 높은 나라는 정도가 더 심하다. 코스피가 본격 하락하려면 선진국 시장의 방향이 바뀌어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는 아니다.
 
반도체를 비롯한 IT(정보통신) 주식의 하락이 조만간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고점에서 25% 가까이 떨어졌다. 업종 경기가 심각하게 둔화됐다면 모르겠는데 아직 그 단계는 아니다. 현재 예상되고 있는 업황 둔화만으로 추가 하락이 쉽지 않다.  
 
8뭘 말에 코스피 하락이 멈춘 후 반등이 시작될 것이다. 상승 추세가 유효하다고 보는 사람에게는 이번 하락이 좋은 매수 기회가 된다. 반등은 주가가 크게 하락한 종목을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도 그 대상에 들어간다. 하락 폭과 관계없이 많은 투자자들이 반도체가 상당히 떨어졌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가격 메리트가 큰 상태다. 반등에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재료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조선 등 일부 대형주도 비슷한 생각으로 접근할 수 있다.  
 
반등이 나와도 상승 폭이 크지 않고, 시간도 길지 않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이번 상승은 추세적인 상승이 아니라 반등이다. 반등은 하락의 절반, 더 약하면 3분의 1정도 오르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반등을 노리는 매수는 하락 끝 무렵에 들어갔다가 빠르게 끝내야 한다. 잘못하면 또 다른 하락에 휩쓸릴 수 있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이종우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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