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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보험·미디어·통신株 담아야 할 때 [이종우 증시 맥짚기]

코스피 지루한 등락폭 반복할 듯…심리적 지지선은 3000
SK텔레콤, 인적분할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은 주가에 긍정적

 
 
코스피 지수가 지루한 등락폭을 반복할 때에는 주가가 안정적인 바이오, 보험, 미디어 업종 등을 담는 게 유리하다. [중앙포토]

코스피 지수가 지루한 등락폭을 반복할 때에는 주가가 안정적인 바이오, 보험, 미디어 업종 등을 담는 게 유리하다. [중앙포토]

 
주식시장은 예상했던 시점에 예상한 만큼 반등했다. 지난 10년 동안 코스피지수가 고점에서 10% 가까이 떨어진 건 21번이다. 그중 7번은 외부 악재에 의한 것이었고, 나머지 14번은 내부 요인에 의한 경우다. 지난 2011년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S&P)에 의한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외부요인에 의한 하락의 대표적인 경우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고점 대비 13% 하락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도 외부요인에 의한 경우다.  
 
내부 요인에 의한 하락은 금융정책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2013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후 이어진 수차례 금리 인상이 그 경우에 해당한다. 하락폭이 비교적 작아 10% 내외에 그쳤다. 두 경우 모두 주가가 하락하고 3개월 정도 지난 후 원상을 회복했다. 과거 사례를 고려할 때 이번에도 주가가 3000 밑으로 떨어지기 힘들었다.  
 
앞으로 주식시장은 큰 하락도, 큰 상승도 없는 지루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하락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 몇 개 있다. 먼저 코스피 3000이 상당한 강한 지지선이란 점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2주 사이에 5조원 넘게 주식을 내다 팔았고, 매도의 주 대상이 시가총액 1, 2위 기업이었지만 주가가 3000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수급만으로는 이 선을 무너뜨리기 힘들다는 게 입증된 것이다. 
 
앞으로 경기나 기업실적이 크게 둔화되기 전까지 코스피가 해당 지수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반대 경우도 성립한다. 4개월 동안 코스피 3300을 넘기 위한 시도가 여러 번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만큼 상단도 탄탄하다는 얘기가 된다. 위아래 어느 쪽으로도 움직이기 힘들기 때문에 당분간 주식시장은 옆걸음을 하는 지루한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미국 테이퍼링 가시화는 주가에 긍정적  

상승의 발목을 잡는 요인에는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 시장도 들어가 있다. 7월 이후 미국 시장이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졌다. 그 전에는 미국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때 우리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지만, 7월 들어서는 미국 시장 상승이 코스피를 끌어올리기보다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지 않게 붙드는 정도로 역할이 줄었다. 그만큼 우리 시장 내부의 영향력이 세졌다는 의미가 된다. 믿음직한 상승 동력인 미국 시장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건 코스피 입장에서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도체와 IT(정보통신)도 사정이 비슷하다. 반도체 주식이 처음 하락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의 기대가 컸다. 실적이 좋고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주식이 갑자기 하락했기 때문에 매수 시점만 잘 선택하면 큰 이익을 볼 수 있을 거란 기대였다. 예상대로 반도체 주식이 반등했지만, 폭이 크지 않았다. 그 영향으로 지금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약해졌다. 이제는 반도체와 IT 주가가 하락에 따른 반등을 할 수는 있어도 상승으로 완전히 돌아서기는 힘들다고 보는 쪽이 많아졌다. 시가총액의 30%를 차지하는 업종이 제대로 된 상승을 하지 못한다면 코스피 역시 올라가기 힘들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내 유동성 공급을 줄이는 테이퍼링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제 마음 놓고 유동성을 풀고, 금리를 내리는 국면이 끝난 것 같다. 그렇다고 긴축이 본격화됐다고 볼 상황도 아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렸지만, 수준이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앞으로 긴축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전망에 따라 시장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과거에는 조금이라도 긴축을 강화할 기미를 보이면 주가가 요동을 쳤다. 변화가 두렵기 때문이다. 지금은 생각이 바뀌어 연준이 긴축 필요성을 인정하고 향후 스케줄을 명확히 하면 주가가 오르지만, 긴축을 인정하지 않고 시간을 미루면 주가가 떨어지는 형태가 됐다. 긴축을 계속 미루다가 나중에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혀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8월 미국에서 열리는 경제, 통화정책 토론회인 잭슨홀 미팅 이후 주식시장이 그런 형태였다. 연준 의장이 본인도 연내 테이퍼링 시행을 지지한다고 얘기하자 주가가 1% 가까이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여주기를 원하고 있다.  
 

반도체 주식 상승은 단순 반등에 그쳐  

물론 금융정책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주가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 5~6개월 전부터 긴축 얘기가 나와 관련 이슈가 시장에 반영이 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지만, 과거 예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긴축 관련 상황이 나오면 주가가 일단 하락했다가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테이퍼링 얘기가 처음 나온 2013년이 그랬고, 실제 두 차례 유동성 공급 축소가 이루어졌을 때도 주가가 10% 정도 하락했다. 이 하락은 길어도 3개월을 넘지 않고 끝나고 이후 주가가 다시 회복됐다. 경기에 문제가 없다면 금융정책을 명확히 정리해주는 게 불확실한 상태로 놔두는 것보다 주가에 도움이 된다는 걸 보여준 사례다. 4분기에 테이퍼링이 시작될 거란 전망이 많다. 빠르면 10월, 늦어도 11월에는 긴축의 첫걸음을 뗄 거란 얘기인데, 긴축에 지나치게 반응하지 않았으면 한다.  
 
주가가 크게 떨어진 후 반등 때 오르는 종목은 간단하다. 하락할 때 많이 떨어진 종목일수록 상승이 크다. 이번도 그랬다. 조선주 가장 많이 올랐고 그 다음 기계, 건설 순이었다. 그리고 반등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하락이 컸기 때문에 주가가 오른다는 생각이 통하지 않을 때가 된 것이다. 그래서 과거 삼성전자 주가가 얼마였으니 상승이 한참 더 남았다는 형태로 시장에 접근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번 반도체 주식 상승은 단순 반등이었는데, 반등이 끝난 주식은 사람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지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주가가 하락할 때 다른 종목에 비해 하락폭이 크지 않았지만 대신 반등할 때도 별로 오르지 않았던 주식에서 투자 종목을 골라야 한다. 바이오와 보험, 미디어, 통신 등이 거기에 속한다. 이들은 상승, 하락 어느 쪽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주가가 안정적인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이 불안정하면 불안정할수록 사람들의 기대를 모을 수 있는 구조다.  
 
업종별로도 괜찮은 재료를 가지고 있다. 보험과 은행은 금리 인상 수혜주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6일 한국은행이 예상보다 금리를 빨리 올렸지만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연말까지 한 번이나 두 번 정도 더 올릴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상기에 들어온 건데 금리 인상으로 혜택을 보는 업종은 은행과 보험이 유일하다. 통신은 대장주인 SK텔레콤이 분할 상장이란 재료를 가지고 있다. 이번 분할은 단순히 기업을 쪼개는 데 그치지 않고,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배권을 재조정하는 등 지배구조와 관련이 있다. 마지막은 바이오다. 코로나 19 4차 확산과 백신에 대한 관심 고조 등 생각했던 것과 다른 국면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바이오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 점도 강세 요인이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이종우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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