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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찾아온 해외 PPP '대박'…건설업계, 올해 80억 달러 수주 눈앞

[K-건설 재도약, PPP 잭팟 터졌다①]
삼성물산‧GS건설‧SK에코플랜트 등 K-건설 이끌어
해외 사업, 이익 적은 EPC에서 PPP로 중심축 이동

 
 
GS건설이 수주한 호주 노스 이스트 링크 PPP 예상 조감도. [사진 호주 빅토리아주 정부]
 
올해 하반기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시장에서 수주 잭팟을 연이어 터트리고 있다. 해외 단순 도급 건설사업에만 집중해왔던 국내 건설사들이 최근 신사업으로 해외 민관협력투자개발(PPP·Public Private Partnership)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이다.
 
14일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 GS건설, SK에코플랜트 등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 다양한 해외 PPP사업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하반기 예정대로 공사 계약이 이뤄지면 우리 건설사들의 해외 PPP사업 총 수주 규모는 최대 80억 달러(약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해외 PPP사업 연간 최대 수주액이자, 지난해 수주액 대비 1000% 가까이 증가한 실적이다.  
 

삼성물산 카타르‧UAE서 45억 달러 수주 기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해외 PPP사업에서 주로 설계‧조달‧시공(EPC)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아랍에미리트(UAE) 해저송전선로(HVDC) PPP사업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EPC를 맡았다. 사업비는 약 35억 달러(약 4조원)로, 삼성물산이 담당하는 EPC 계약 규모는 약 27억 달러(약 3조원)다.
 
또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입찰 예정인 카타르 퍼실리티-E(Fercility-E) 담수발전소(IWPP) PPP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 마루베니, 큐슈전력 컨소시엄과 함께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EPC 담당 파트너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 사업비는 30억 달러(약 3조5000억원) 규모로, 마루베니 컨소시엄이 수주에 성공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EPC 계약 규모는 약 18억 달러(약 2조원)로 예상된다.
 

GS건설‧SK에코플랜트, 해외서 수주 접전 

GS건설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올해 6월 호주 노스 이스트 링크(North East Link) 도로‧터미널 PPP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탈리아 위빌드, CPB 컨트랙터스(CPB Contractors), 차이나 컨스트럭션 오세아니아(China Construction Oceania) 등이 참여한 스파크 컨소시엄에서 GS건설 지분은 약 20%로 알려졌다. 총 사업비(운영비용 포함)는 120억 호주 달러(약 10조3000억원)로,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88억 달러 규모다. 이 중 GS건설의 수주 규모는 컨소시엄 지분을 감안하면 약 25억 호주 달러(약 18억 달러, 약 2조원)로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 역시 컨소시엄을 이뤄 최근 노르웨이 555번 소트라 고속국도 PPP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SK에코플랜트는 호주 맥쿼리, 이탈리아 위빌드와 소트라링크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약 20%의 컨소시엄 투자 지분을 갖는다. 또 SK에코플랜트는 스페인 FCC, 이탈리아 위빌드와 시공 컨소시엄도 구성해 EPC를 담당한다. SK에코플랜트의 시공 지분은 약 30%다. 총 사업비는 약 20억 달러(약 2조3000억원)로, SK에코플랜트의 수주 규모는 약 5억 달러(약 6000억원)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SK에코플랜트와 GS건설이 각각 다른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참여해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호주 인랜드레일(In-land Railway) PPP사업도 연내 입찰을 앞두고 있다. 총 사업비는 약 12억 달러로, 컨소시엄 지분을 감안한 SK에코플랜트 또는 GS건설의 수주 규모는 약 10억 달러(약 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해외서 각광받는 PPP, 아직은 국내 건설산업의 3~5% 불과 

 
국내 건설사들에게 해외 PPP 시장은 최근 10년 동안 주목받지 못하고 있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한국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 중 투자개발형 건설사업은 3~5%에 불과한 수준이다. 연간 수주 규모도 28억 달러를 기록한 2010년 이후 10년 동안 15억 달러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해외 EPC 시장이 저가 수주로 경쟁이 격화하고 이익률이 낮아지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투자개발형 건설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교통, 통신, 물류, 에너지 등 인프라 개선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지만 재정과 사업추진 역량이 취약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PPP형태의 투자개발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재정자금을 투입하지 않아도 시공자의 금융 제공이나 향후 수익자부담을 담보로 건설, 시설운용, 유지보수, 자금조달까지 모든 영역을 통합해 발주할 수 있어서다.
 
한편, 해외 건설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정부 차원에서도 건설사들을 지원하고 있다. 2018년엔 건설사들이 사업개발에 필요한 전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설립했다. KIND는 국내 건설사들에게 사업발굴 능력, 사업 타당성 확인, 협상, 계약, 금융주선 등 전문성을 제공하고 직접 사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재무적 뒷받침도 이어가고 있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이후 해외 PPP사업에서만 80억 달러에 달하는 수주고를 달성한다는 것은 국내 건설사들에게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국내 건설사들은 매년 수익성이 줄어들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단순 도급 사업에서 벗어나 개발에서 건설, 운영에 이르는 PPP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박지윤 기자 park.ji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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