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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 대신 테슬라”…카톡 선물하기 클릭 한번이면 ‘주주’된다

선물 간편하고 지갑 얇은 20~30대 중심으로 인기
증여세 과세 납부 의무자라면 증여세 별도 납부해야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게 ‘주식 선물’이 대세다. 서로 주식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 기프티콘처럼 선물도 가능하다. 신한금융투자의 해외주식 상품권인 스탁콘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6일까지 6만1000건이 팔렸다. 스탁콘은 테슬라 3만원권, 스타벅스 4100원권, 애플 2만5000원권 등 해외주식으로 구성돼 있다. 상품권 금액만큼 관련 주식을 사서나 다른 주식을 구매할 수 있다. 카카오톡 기프티콘처럼 연장도 가능하다. 
 
NH투자증권도 지난 16일부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상대방의 이름과 휴대폰 번호만 있으면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선물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토스증권도 지난 7월부터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 한 달 만에 4만여건이 판매됐다. 토스는 추석 연휴를 맞아 ‘추석맞이 주식 선물 세트’로 구성된 주식 백화점도 지난 22일까지 운영했다. 예컨대 2층 리빙관의 생활용품 코너를 선택하면 생활용품 관련주인 LG생활건강 종목을 구매할 수 있는 식이다.
 
증권사들의 온라인 주식상품권은 2019년 10월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2년 유효기간 내 한시적으로 판매를 허용하면서 등장했다. 금융상품권은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으면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판매가 불가하다. 지난 8일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기간을 2년 연장하기로 하면서 2023년 10월 초까지 판매가 가능해졌다.  
 
‘주식 선물하기’ 붐의 신호탄을 터뜨린 것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3월 업계 최초로 11번가, 이베이 등 이커머스 채널을 통해 주식·펀드·발행 어음 등 모든 금융투자상품에 투자가 가능한 ‘온라인 금융상품권’을 내놨다. 상품권 번호를 한국투자증권 애플리케이션(앱)에 입력하면 그 금액대 내 원하는 종목을 살 수 있다. 현재 오만원권을 판매 중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주식에 관심이 있거나 적은 돈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싶은 20~30세대의 신규 고객유입을 위해 상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누적 판매금만 2700억원 달해  

 
출시 후 열기는 뜨거웠다. 한국투자증권은 출시 후 약 1년 6개월간 상품권으로만 580만장을 판매했다. 인기 요인은 적은 금액으로도 주식을 상품권으로 선물처럼 주고받을 수 있고, 2030세대와 같은 젊은 고객의 주식 투자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인기를 끌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판매된 금융상품권 이용자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60~70%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호황에 젊은 투자자를 포함한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 이용 고객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한몫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주식활동계좌 수를 보면 24일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올해까지 1672만명이 늘었다. 2019년 대비 지난해 늘어난 계좌 수의 2.7배다.  
 
이렇다 보니 증권사들은 ‘주식 상품권’ 대열에 동참했다. KB증권은 올해 3월부터 11번가, 롯데온에서 주식 쿠폰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어 5월에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이 국내·해외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주식 상품권을 출시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지난 7월부터 ‘하나원큐주식’ 앱으로 국내 주식·ETF(상장지수펀드)를 1회 100만원 한도 내 선물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증권사들은 주식선물 열풍에 상품권 매출도 쏠쏠하다. 한국투자증권은 580만장을 판매하며 누적 판매금만 2700억원에 달한다. 신한금투의 스탁콘 출시 후 8월 말까지 7억5500만원을 벌었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주식 선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증여세 과세 납부 의무자에 해당한다면 증여세를 별도로 납부해야 한다. 증여세는 지인, 친구 등 개인 간 거래 시 50만원까지는 공제받을 수 있다. 또 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증여세 신고를 해야 한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주식 선물하기 상품에 증여세가 자동으로 신고되도록 연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수민 인턴기자 shin.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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