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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사장단 부른 금융위…업계 반대 불구 ‘수수료 인하’ 초읽기

금융당국, 11월말 ‘수수료 인하’ 결정 가능성…내년부터 3년간 적용
“당국發 습관적·지속적 인하에 카드업계 사업부문 기형적 구조” 반발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지침이 '인하'로 윤곽 잡힌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연합뉴스]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지침이 '인하'로 윤곽 잡힌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금융당국이 카드사 사장단을 불러 카드 수수료 원가(적격비용) 산정 경과를 설명한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침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 전례에 비춰볼 때, 이는 사실상 ‘수수료 인하 발표가 임박했다’는 신호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내년부터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카드사 노동조합은 수수료 인하 반대 행동에 나섰다. 일각에선 대부분 카드사들이 수수료 관련 사업부문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 수수료 추가 인하시엔 소비자들의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 ‘수수료 인하’ 가닥…“인하폭 0.1%p 내외 예상”

17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카드사 사장단들을 불러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산정 경과를 설명하고 카드업계의 의견을 듣는 비공개 간담회를 지난 14일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회의에서 카드사 사장단은 카드결제 관련 신용판매부문이 적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수수료 인하는 어렵다고 설명했으나, 금융당국은 카드업계가 수수료를 인하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이후 2012년부터 3년마다 적격비용을 확인하고 수수료율을 결정해왔다. 최근 3년간 카드업계의 자금조달비용·위험관리비용·일반관리비용·밴(VAN) 수수료·마케팅비용·조정비용 등을 들여다본 후 정해지는 방식이다.  
 
최종 수수료율은 오는 11월경 확정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금융당국은 부처와 당정 협의 등을 거쳐 오는 11월 말에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산정 결과와 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수수료율이 올해 말 정해지면 내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 적용된다. 구체적인 인하폭은 금융당국의 발표 이후 확정되겠지만, 영세가맹점을 중심으로 0.1%포인트 내외의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카드업계는 수수료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각 카드사들이 최고 실적을 올린 것은 맞지만, 이는 본업인 신용판매보다 자동차할부금융과 리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다각화를 이뤘고 디지털 전환을 통해 각종 비용이 절감된 것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결국 올해 상반기 ‘불황형 흑자’ 이후의 활로 모색이 난감하고,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가 이뤄지면 본업 축소에 따른 기형적 사업형태가 자리 잡을 것이란 설명이다.  
 

“12년간 13번 내려…본업 ‘알맹이’ 없는 이익구조로 전락”

 
일각에선 최저임금 상승과 코로나19 등에 기인한 소상공인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적 수단으로 카드수수료 인하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 대선 이후 또다시 수수료 인하 카드를 내밀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적격비용 산정이 3년마다 한 번씩 이뤄지지만, 이외에도 정치권에서 ‘제도 개선 방안’으로 카드수수료 인하를 비책 삼아 내놨기 때문이다. 실제 카드수수료는 최근 12년간 총 13차례 인하됐다. 여신금융협회 자료에 따르면, 3년마다 법적 절차에 따른 적격비용 산정을 통해 수수료율을 조정해야 하지만, 정부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수차례 수수료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2007년 4.5%였던 일반 가맹점 수수료율은 1.97~2.04%로 떨어졌고, 이후 지속된 인하에 현재 전체 가맹점의 96%가 0.8∼1.6% 수준의 우대 수수료를 적용받고 있다. 업계에선 ‘1.5%’ 정도가 신용판매 부문에서 적자를 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미 이익을 내기 힘든 상황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또 올해 말 예정된 카드 수수료 재산정 과정에서 추가 인하가 결정되면 내년 카드업계의 영업이익 감소규모가 최대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카드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나이스신용평가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금리상승 대응능력 점검’ 보고서를 통해 과거의 수수료율 조정 사례를 감안했을 때 오는 11월 예정된 수수료 재산정에서도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수수료율 하향폭은 약 0.1%포인트에서 0.2%포인트 내외로 예상했으며, 이에 내년 카드사 합산 영업이익 감소 규모는 약 5000억~1조3000억원 수준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매출 10억원 이하 소상공인이 세액공제 등을 거치면 실제 카드 수수료는 거의 0%에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지속적으로 수수료를 내리는 것은 ‘공공의 적’을 만들어 불만의 화살을 카드사로 돌리고 치적을 쌓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사도 기업이라 이윤을 남겨야 하는데 수수료 관련 신용판매부문에선 사실상 적자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기존 이익이나 혜택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8일 카드사 노동조합협의회는 수수료 추가 인하에 반대하는 ‘카드노동자 투쟁선포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카드사 노조협의회 관계자는 “지난 12년간 무려 13번의 가맹점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카드사의 인력 감소와 투자 중단이 진행됐고, 무이자할부 중단 등 소비자 혜택도 계속 줄었다”며 “이로 인해 영업점 40%가 축소되고 10만명에 육박하던 카드모집인은 현재 8500명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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