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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창업가들이 말하는 ‘넥스트 쿠팡’이 되려면…“기회 찾겠다는 의지 중요”
-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 20일 온라인 데모데이 열어
이승윤 래디쉬 대표 등 미국 진출한 스타트업 대표 3인 참석

20일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 초기투자사) 스파크랩이 이들 기업의 창업자를 한자리에 모았다. 스파크랩은 이날 오전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와 이승윤 래디쉬 대표,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를 줌(Zoom)으로 초청해 ‘실리콘밸리의 도전자들’이라는 제목의 온라인 강연을 열었다. 미국 시장의 현황과 사업 노하우, 한국 스타트업 정책에 대한 제언이 주로 다뤄졌다.
스타트업이 미국 진출에 도전할 때 생기는 고민은 국적이었다. 현재 투자사에서 투자의 전제조건으로 법인의 현지 이전을 내거는 경우가 많아서다. 쿠팡도 이런 이유로 본사를 미국에 뒀다.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 이유 중 하나다. 진행을 맡은 이한주 스파크랩 공동대표는 “쿠팡 상장 이후 ‘제2의 쿠팡을 추천해 달라’는 미국 투자사들의 문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세 창업자에게 “스스로를 어느 나라 기업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조직 구성에 따라 창업자들의 답이 갈렸다.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는 한국을 택했다. 현지 바이어에게 한국의 뷰티상품을 설명하다 보면 문화도 함께 이야기하게 된단 이유에서다. 하 대표는 “전 세계 남성 뷰티 시장에서 한국이 가장 크다”며 “한국 남자는 군 복무를 하면서 화장을 배우게 된다고 설명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두 창업자는 ‘글로벌 기업’을 택했다.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글로벌 인재 유치를 이유로 들었다. 어느 나라 출신의 인재라도 ‘내가 이 회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승윤 래디쉬 대표도 “누구든 소외당하지 않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직 문화에 대한 강조엔 이들이 미국 진출 초창기에 겪은 어려움이 녹아 있었다. 김 대표는 “아무리 한국 사람이 넷플릭스를 많이 본다고 해도 현지 시장에 대한 감각을 갖추긴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전 세계를 걸쳐 크게 늘어난 스타트업 펀딩 규모도 화두에 올랐다. 미국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스타트업 투자액은 1560억 달러(180조원)였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1500억 달러가 투자됐다. 이런 추세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중소벤처기업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타트업 투자 실적은 작년 상반기보다 85% 증가한 3조730억원이었다.
거품이라고 볼 순 없단 김 대표의 생각은 이렇다. “투자사에서 원래 1년 뒤의 가치를 당겨서 투자했다면, 이제 시장에 돈이 많으니 2년 뒤의 가치를 미리 당겨서 준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웃돈을 쳐주는 거다. 그렇다고 해도 거품이라고 보긴 어렵다. 이미 성장하고 있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라서다. 실체가 없는, 가치가 ‘제로’였던 기업에 투자하는 게 아니다.”
반면 이승윤 대표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돈 가치가 하락하면서 심리가 과열된 면이 있지 않은가 한다”라고 말했다.
정리하면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엔 기회만큼이나 어려움도 함께한다. 하 대표는 “논리적은 분석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기회를 찾아내겠단 의지”라고 강조했다. 다른 두 대표는 “진출한 뒤 사업이 궤도에 오를 때까지 많게는 10년간 기다릴 각오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스타트업 정책에 대한 아쉬움도 나왔다. 특히 여윳돈이 없는 스타트업으로선 고급 인재를 유치하려면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잘 활용해야 하는데, 한국에선 이에 제약이 많다는 반응이 주로 나왔다. ▶스톡옵션을 현금화하지 않아도 많게는 42%의 근로소득세를 물어야 한단 점 ▶작은 지분 변동도 신고해야 하는 탓에 자유로운 스톡옵션 행사가 어렵단 점 등이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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