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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너무 위험해”…한국 부자들은 코인 투자 꺼려

KB금융연구소 부자보고서, 부자 70% “암호화폐 투자 의향 없다” 응답
리스크 크고 높은 변동성에 “코인보다 주식이 낫다”고 평가하는 부자들

 
 
한국 부자 70%는 향후 암호화폐 투자에 대해 회의적인 답변을 내놨다.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코인보다 차라리 주식 투자가 낫다는 답변이 우세했다.[연합뉴스]
국내 부자 10명 중 7명은 지난해부터 열풍이 불고 있는 암호화폐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또한 최근 당국이 코인 투자소득에 과세 방침을 보이는 것도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암호화폐 위험해” 부자 70% 부정적 평가

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는 14일 ‘2021 한국 부자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소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을 ‘한국 부자’로 정의하고 이들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부자 70%는 ‘암호화폐 투자 의향’을 묻는 질문에 ‘투자 의향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에 따라 투자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26.8%를 차지했으며 ‘투자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다.  
 
한국 부자 10명 중 7명은 암호화폐 투자 계획이 없는 셈이다. 이들이 암호화폐 투자를 꺼리는 주 요인은 결국 신뢰도의 문제다. 
 
[자료 KB금융연구소]
암호화폐 투자를 꺼리는 이들의 절반가량은 ‘투자 손실 위험이 크다’는 점을 기피 이유로 지적했다. 다음 요인으로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부자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신뢰할 수 없어서’(42.3%)를, 금융자산 30억원 미만 부자는 ‘암호화폐에 대해 잘 몰라서’(33.5%)를 각각 꼽았다.  
 
이들이 꼽은 매력적인 투자처는 주식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 60.5%가 장기 수익이 기대되는 투자처로 ‘주식’을 꼽았고 ‘펀드’(19.0%), ‘금·보석 등 자산’(19.0%), ‘투자·저축성 보험’(12.3%) 등이 뒤를 이었다.  
 
또 한국 부자 31.0%는 주식 투자금액을 늘리겠다는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진은 “부자들은 대체로 보유 자산을 적극적으로 운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며 “암호화폐는 위험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고, 거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돼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낮은 안정성’이 주된 이유

최근 팀 쿡 애플 CEO가 암호화폐 투자에 개인적인 관심이 있다고 밝히는 등 글로벌 대부호들의 코인 투자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해부터 비트코인, 도지코인 등 다양한 암호화폐에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올 초 세계 3위 부자 빌 게이츠는 암호화폐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전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며 강한 회의론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일론 머스크는 돈이 무척 많고 매우 똑똑한 사람이므로 그가 투자한 비트코인이 무작정 올라가거나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투자금을 잃을 만한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비트코인 광풍에 휩쓸리고 있다. 일론만큼 돈이 많지 않다면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암호화폐 투자는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았으므로 투자금을 잃어도 상관이 없는 엄청난 부자가 아니라면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 승인을 미루고 미루다 최근에야 승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일반인들이 코인 관련 투자상품에 투자하기 앞서 적절한 규제책 등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정부가 최근 암호화폐 과세정책을 들고나온 것도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암호화폐 소득의 일정 부분을 과세한다는 방침이다. 대선을 앞두고 과세 1년 유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세금을 걷겠다’는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산이 많은 부자들은 누구보다 먼저 정보를 얻고 수익률에 대한 확신이 서면 선제적인 투자를 진행한다”며 “이들이 코인 투자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직도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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