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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클럽' 우습다…바이오 기업들, 전통제약 넘어 매출 성장 가속

탄탄한 내공 바탕…코로나19 타고 매출 급성장
글로벌 진단키트·바이오 신약·CMO 위상 펼쳐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이 9월 29일 경북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공장을 방문해 백신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이 9월 29일 경북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공장을 방문해 백신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바이오기업의 성장세가 매섭다. 바이오업체 중 올 상반기에만 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한 기업이 생겨나는 등 그동안 전통제약사가 차치했던 상위 업계 지형도 바뀌는 모습이다.  
 

1조 클럽 전통 제약사 넘어 3조 매출도 예고  

올해 '연매출 2조 클럽'에 오를 것으로 확실시 되는 기업은 SD바이오센서다. 이 회사는 이미 상반기에만 연결기준 매출액 1조9595억원, 영업이익 966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매출이 3조원을 넘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2019년 SD바이오센서의 총 매출은 729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매출이 1조6861억원으로 23배 가까이 불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진단시약 및 장비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출계약 등으로 인해 매출액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코로나 항원진단키트 ‘STANDARD Q’ 판매가 꾸준한 데다 하반기엔 자가진단 장비와 코로나·독감 동시진단키트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SD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진단기업으로 떠올랐다. 다만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SD바이오센서의 성장 지속성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실제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의 영향으로 3분기 매출 5267억원, 영업이익 2495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36% 줄었다. 이에 SD바이오센서는 사업 다각화와 국내외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하며 ‘포스트코로나’도 대비 중이다.
 
SD바이오센서의 무서운 성장에 셀트리온은 제약바이오업계 매출 1위 자리를 1년 만에 내 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유한양행과 GC녹십자를 제치고 업계 매출 선두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셀트리온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88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성장했다. 지난해 셀트리온은 매출 1조849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2조 클럽 진입도 유력시 되고 있다.
 
다만 셀트리온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연결기준 매출액이 4010억원, 영업이익이 1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9%, 33.2% 감소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 함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글로벌 공급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렉키로나는 최근 국내 바이오 신약 최초로 유럽 시장에서 정식 품목허가를 받았다. 지난 11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승인 권고 의견을 획득한 지 단 하루 만에 이뤄진 조치다. 통상 CHMP가 승인 권고를 내리면 최종 품목허가까지는 1~2개월이 소요된다.  
 

국내 바이오 신약 개발·.CMO 글로벌 위상 우뚝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사진 질병관리청]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사진 질병관리청]

 
이는 국내 바이오기업이 스스로 모든 임상시험을 수행한 끝에 얻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국내 바이오 신약 개발사들은 임상 3상 이전에 기술 수출로 방향을 전환해 수익을 얻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셀트리온이 유럽 허가를 발판 삼아 미국에서도 허가를 획득하면 K바이오의 위상을 또 한 번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렉키로나 해외 수출을 맡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현재 30여개 국가와 렉키로나 공급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조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회사의 지난 2019년 매출액은 7016억원으로 2년 만에 2배의 성장을 기대하는 셈이다. 지난해는 매출 1조1648억원을 기록하며 셀트리온과 함께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지형도를 바꾼 장본인이 됐다.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123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총 매출액에 근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4507억원, 영업이익 1674억원을 달성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던 2분기 성적표도 단숨에 뛰어넘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연이은 계약 수주와 공장 가동률 상승에서 비롯된다.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CMO)과 바이오 의약품 위탁 개발(CDO) 사업을 비롯해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완제품 위탁 생산까지 더해졌다. 내년에는 백신 원료 의약품 위탁 생산 사업에도 뛰어든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2023년에는 2조원 대 매출 진입을 점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57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인 2256억원보다 많은 매출을 반기 만에 이뤄냈다. 눈여겨 볼만 한 것은 영업이익률이다. 아직 몸집 면에서는 제약·바이오업계 상위권은 아니지만 올해 영업이익률을 급격히 끌어올리면서 업계 선두권을 위협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 3분기 매출액 2208억원, 영업이익 100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8.8%, 192.7% 증가한 규모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45.5%에 달했다.
 
오는 4분기 영업이익률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해 4분기 개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4202억원과 2202억원으로 추정했다. 이 추정치로 보면 영업이익률은 52.4%가 된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영업이익률이 50%를 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는 평가다.  
 
신한금융투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해 노바백스 의약품 CDMO 관련 매출이 증가하며 4분기 실적이 고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바백스의 승인 일정은 다소 지연됐지만 최근 인도네시아 긴급사용승인 획득을 시작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봤다. 또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01'의 글로벌 임상 3상 순항 및 중장기 성장 계획에도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GBP510은 최근 고무적인 임상 1·2상 결과를 발표했다. 기존 코로나19 백신과 비교해 유사하거나 우수한 면역원성이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국내 바이오기업의 성장이 코로나19 여파를 타고 급성장한 것도 있지만 그만큼 그동안 준비해온 노력이 결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그동안 정부와 기업의 R&D 투자와 노력들을 통해 탄탄한 체력을 만들어 온 것이 이제 산업화로 이어지며 결실을 맺고 있다”며 “코로나19라는 기회가 왔을 때 우리 기업들이 이를 잡을 수 있는 내적 실력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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