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믿고 산 분양권, 기대했던 도로가 안 뚫린다면? [임상영 부동산 법률토크]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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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믿고 산 분양권, 기대했던 도로가 안 뚫린다면? [임상영 부동산 법률토크]

주변 개발 기대감에 높은 프리미엄 지불했다면 손해배상청구 가능

 
 
부산시 해운대구 마린시티 요트 선착장 모습. [사진 부산시]

부산시 해운대구 마린시티 요트 선착장 모습. [사진 부산시]

저는 지난해 한 아파트의 분양권을 매수했습니다. 분양 광고에는 그 아파트 앞 바닷가에 호텔·컨벤션 센터, 콘도·워터파크, 광장·쇼핑몰·레스토랑 등으로 구성된 해양공원이 조성될 것이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이런 점을 매력으로 느껴 청약 당첨자로부터 분양권을 매수했던 것이죠. 그런데 올해 아파트가 완공되고 보니 해양공원과 관련 시설들은 전혀 조성되지 않았고 언제 조성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제가 분양광고의 주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분양광고 당시 해양공원에 어떠한 시설이 설치되고 언제 완공될 것인지 등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수분양자들로 하여금 절대적으로 해양공원의 완공을 신뢰하게 하였다면, 이는 표시광고법상 허위·과장광고에 해당해서 분양광고 주체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자께서는 최초로 분양을 받은 것이 아니라, 분양권 전매를 통해 수분양자 지위를 양도받으셨습니다. 이 같은 분양권 매수인에게도 허위·과장광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이전되는 지가 관건입니다.
 
하급심 법원에서는 표시광고법상 허위·과장광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도 당연히 이전된다는 전제에서, 분양광고를 한 주체는 수분양자의 지위를 승계한 사람들에게 허위·과장광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계약상 지위의 양도에 의하여 계약당사자로서의 지위가 제3자에게 이전되는 경우 계약상의 지위를 전제로 한 권리관계만이 이전될 뿐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별도의 채권양도절차 없이 제3자에게 당연히 이전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표시광고법상 허위·과장광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지고 있던 아파트 수분양자가 수분양자의 지위를 제3자에게 양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양수인이 당연히 위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결한 것이죠(대법원 2015.7.23. 선고 2012다15336 판결). 그렇기에 기본적으로는 수분양자 지위를 양도받은 질문자께서는 분양광고의 주체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허위·과장광고를 그대로 믿고 허위·과장광고로 높아진 가격에 수분양자 지위를 양수하는 등으로 양수인이 수분양자 지위를 양도받으면서 허위·과장광고로 인한 손해를 입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양수인이 그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만약 질문자께서 적지 않은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분양권을 구입하셨고 그 분양권 프리미엄이 해양공원 조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형성된 것이라면 허위·과장광고로 인해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보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아파트 하자로 인한 하자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는 권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재의 소유자에게 귀속되는 점을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필자는 뱅가드 법률파트너스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건설 재경본부에서 건설·부동산 관련 지식과 경험을 쌓았으며 부산고등법원(창원) 재판연구원,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로 일했다.   

임상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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