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반도체 공장, 테일러시 확정"…20조원 들여 TSMC 잡는다
WSJ, "텍사스주지사, 오후 5시쯤 부지선정 공식 발표한다"
2024년 TSMC 미국 파운드리도 완공…애플·퀄컴 등 고객사 확보가 관건
20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미국 신규 반도체 공장 부지가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사실상 확정됐다. 이로써 삼성의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라인은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 투트랙 체제로 가동될 전망이다.
23일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오후 5시께(국내 24일 오전 7시) 삼성전자 미국 파운드리 신규 공장 부지 선정과 관련한 공식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투자 규모는 170억 달러(약 20조원) 수준으로 삼성전자의 해외 단일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된 지 3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단행된 대규모 투자 의사결정이기도 하다.
미국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백악관 고위 인사와 미 의회 핵심 의원들을 만나 반도체 2공장 투자에 대한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과 19일 잇따라 미국 정계 핵심 인물들을 만나 파운드리공장 투자와 반도체 공급망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만난 백악관 인사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사실상 결정하고 백악관 측에 설명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의 신규 파운드리 공장이 들어설 테일러시는 오스틴 제1공장과 약 40㎞ 정도 떨어져 있다. 테일러시는 최근 2억9200만 달러(약 3400억원) 규모의 세금 감면 인센티브를 의결하며 제2파운드리 공장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신규 파운드리 공장은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양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TSMC가 미국에서 펼칠 파운드리 경쟁 역시 관전 포인트다. TSMC 역시 120억 달러(약 14조)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키워 시장 1위인 TSMC 추격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4%로 2위지만 1위 TSMC(58%)와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양사의 파운드리가 모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미국 빅테크 기업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등 고객사 확보 여부가 관건이다. 최근 애플,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과 GM, 포드 등 완성차 기업들이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면서 이들의 생산을 맡을 파운드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은 엔비디아, 퀄컴 등 반도체 설계 분야 최강자들이 군림하고 있어 팹리스사들의 수주 역시 파운드리로 몰릴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TSMC 모두 미국 신규 공장에 5㎚(나노미터·1㎚=10억분의 1m) 미만 최첨단 파운드리 라인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에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의 3㎚ 반도체 양산에 들어간다. 2025년에는 GAA 기반 2㎚ 양산에 돌입하는 등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생산능력 확대와 초미세공정 기술력 우위를 선점해 TSMC를 따라잡는다는 전략이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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