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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폭탄 내국인 vs 규제 사각지대 외국인…부동산 거래에 '뿔났다'

각종 규제에 위축되는 내국인 부동산 매입
늘어나는 외국인 국내 부동산 보유…규제 사각지대 놓여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마포ㆍ용산구 일대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마포ㆍ용산구 일대 [연합뉴스]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거래 규모와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내국인의 부동산 거래가 각종 규제로 위축되고 있는 반면, 외국인들은 규제를 피해 부동산 사들이기에 적극 나서면서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토지 넓이는 여의도 면적(2.9㎢)의 88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외국인 보유 국내 토지 면적은 2억5674㎡로 조사됐다. 전체 국토 넓이의 0.26%에 해당한다. 보유면적은 지난해 말(2억5335만㎡)보다 6개월 새 1.3% 증가했다. 외국인 소유 토지 공시지가 총액은 상반기 기준 31조6906억원으로, 지난해 말 31조4962억원보다 0.6% 늘었다.        
 

늘어나는 외국인 국내 부동산 보유

국적별로는 미국인이 53.3%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중국인 7.9%, 유럽인 7.1%, 일본인 6.5%, 기타 국적이 25.2%다. 미국인 보유하고 있는 토지는 지난해 말보다 6개월 새 2.6% 더 늘었고, 중국인도 같은 기간 1.4% 증가했다. 반면 일본인 지난해 말보다 5.5% 줄었다.  
 
이 중 한국계 외국인 소유 토지 증가가 두드러졌다. 토지보유 주체를 보면 외국국적 교포가 55.9%(1억4356만㎡)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합작법인 27.7%(7121만㎡), 순수외국인 8.8%(2254만㎡), 순수외국법인 7.4%(1887만㎡), 정부‧단체 0.2%(55만㎡) 순으로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거래가 급증하면서 외국인의 국내 주택 구매가 주택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외국인들이 대출 규제를 피해 알짜 부동산을 사들이고, 편법으로 세금 중과까지 빗겨가면서 내국인 규제 반사이익을 거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표면상으로 부동산 관련 조세 부과에서 외국인과 내국인은 특별한 차이가 없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외국인이 국내 금융기관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에도 내국인과 동일하게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 규제를 적용 받는다.  
 
하지만 외국인이 자국에서 자금을 끌어올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외국인이 자국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자금을 마련할 경우 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국내 대출 규제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내국인이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매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것과 차이가 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세대원 파악 어려워 세대별 합산 무의미  

외국인도 내국인처럼 모든 항목을 증빙하는 자금조달계획서를 작성한다. 하지만 이 또한 내국인 보다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내국인은 증여, 상속, 사업소득 등 모든 항목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외국인은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 올 경우 사실관계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해외 대출을 통한 것인지, 상속을 받은 것인지 등을 증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내국인 다주택자들은 역대급 종부세 고지서에 보유세(재산세+종부세)가 수천만원에서 억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도세 중과, 취득세, 증여세 등의 부동산 규제의 적용도 만만치 않다.  
 
반면 외국인들은 중과세에서도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세금 중과는 세대별 합산으로 적용하는데, 해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세대원 파악이 어려워 세금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자신과 가족 명의로 분산해 아파트를 매입하면, 여러 채를 사더라도 다주택자로 산정되지 않아 세금이 중과되지 않는다.    
 
외국인 부동산 투기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자 정부도 입법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외국인에 대한 별도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 등이 국제조약을 위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조심스런 입장이다. 현황 파악도 꼼꼼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외국인의 자국 부동산 투자를 규제하는 각종 장치를 두고 있다. 캐나다는 외국인이 밴쿠버시 등 일부지역에 주거용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취득가액의 20%를 취득세로 부과한다. 또 주별로 다르긴 하지만, 오타리오주는 취득세 외에 비거주자 투기세 15%를 추가로 부담하게 한다. 싱가포르도 외국인이 주택을 취득하면 취득가액의 20%를 취득세로 부과한다. 내국인 취득세는 0~5%수준이다.
 
호주에서도 외국인의 부동산 구입은 ‘외국인 투자 검토 위원회’의 사전승인을 필요로 하고, 취·등록세를 할증하는 등의 방식으로 제한한다. 또한 비거주 주택에는 빈집수수료도 부과한다. 뉴질랜드에서는 일반적으로 비거주 외국인의 주택구입은 금지되고 주거용 토지 구입도 허가를 얻어야 한다.
 
9월 29일 국세청과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외국인 아파트 취득 현황’과 ‘최근 10년간 외국인 토지 보유 및 주택 매입 현황’을 발표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들이 외국인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내국인 입장에서는 오히려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취득이 유리해 역차별이라 느낄 여지가 존재한다”며 “환치기와 탈세 등 각종 꼼수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를 원천 방지하고, 정책에 있어 우리 국민이 불합리를 느끼지 않도록 당국의 철저한 관리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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