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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오미크론發 충격 끝?…주식시장 변동성 더 커질듯

'오미크론' 변이 불확실성 최소 2주에서 8주간 지속
"'델타'보다 심각할 경우 글로벌 성장률 큰 폭 하락"
골드만삭스, 대외 의존도 높은 한국 투자의견 하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 EPA=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또 한번의 고비를 맞았다.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등장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더 깊어지는 형국이다. 일단 '델타' 변이 당시의 학습효과로 글로벌 시장은 일단 안정세를 되찾는 분위기지만 안심은 금물이다.  
 

미국 증시 등 국내외 증시 일단 '진정세' 

뉴욕증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보고된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종인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며 반등에 성공했다. 29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6.60포인트(0.68%) 오른 3만5135.94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0.65포인트(1.32%) 상승한 4655.27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91.18포인트(1.88%) 반등한 1만5782.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오미크론이 '우려 변이'(variant of concern)로 공식적으로 분류된 지난 26일 미국과 유럽, 아시아 증시가 급락장을 연출했던 것과 비교하면 안정세를 되찾은 모습이다. 전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에서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하고 마스크를 쓴다면 봉쇄할 필요는 없다"며 추가 여행제한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앞서 전날 코스피 지수도 개장 직후 2900선을 밑돌기도 했지만, 장중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며 전 거래일보다 27.12포인트(0.92%) 내린 2909.32에 거래를 마쳤다. 가뜩이나 증시 부진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개인이 7611억원을 순매도해 주가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13.55포인트(1.35%) 하락한 992.34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1일(992.65) 이후 12거래일 만에 1000선을 밑돌았다.
 
국내 증시의 경우 지난 주말을 앞두고 오미크론 이슈를 일부 선반영한 것이 이날 선방한 주된 배경이 됐다. 증시 전문가들도 지나친 공포보다는 '일단 지켜보자'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급격하게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회복 중"이라며 "오미크론의 전염력이 델타보다 높은 것으로 추정되나 치명률이 더 높다는 근거는 아직 없으며, 상용화한 백신으로 일정 부분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밝힌 상태다. 기획재정부는 전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오미크론 등장에 따른 단기적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이 차관은 "코로나19 3차 확산 당시의 경우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이 상승한 1∼2주 후 충격 전 수준을 회복했다"면서 "글로벌 차원의 방역·의료 대응 체계가 지속적으로 확충·강화됐고, 비대면 근무와 온라인 소비 확산 등으로 코로나19 충격을 완충할 수 있는 적응력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백신 개발까지 수개월…최악 시나리오도 대비해야"

문제는 오미크론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역시 직전 '델타' 변이 등장 때처럼 전염 속도와 예방 효과 등의 정보가 거의 없어 최소 수주 가량의 불확실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 백신의 예방 효과 등에 대한 공신력 있는 정보가 나오기까지 글로벌 시장의 불안감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 
 
오미크론 백신 개발 역시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는 CNBC 방송에 출연해 "오미크론이라는 특정 변이에 대한 백신을 대량으로 만들어 공급할 준비를 하기 전까지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운명이 오미크론을 조사하는 연구소들의 연구 결과에 달렸다고 분석했고, 씨티그룹은 오미크론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나오기까지 2∼8주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빠르고 입원률 및 중증 질환 정도가 심각할 경우, 내년 1분기 세계 경제 성장률이 2%로 기존 전망치보다 2.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세계 경제 성장률 예상치도 4.2%로 0.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단기적으로는 '위드 코로나' 및 크리스마스 특수를 기대했던 항공·여행업종의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스위스, 스페인 등 상당수 국가들이 출장, 관광 여행 등에 대해 제한적 중단 조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도 티웨이항공(-7.08%)을 비롯해 제주항공(-6.94%), 에어부산(-5.08%), 티웨이홀딩스(-5.01%), 아시아나IDT(-5.00%), 진에어(-4.65%), 참좋은여행(-4.62%), 노랑풍선(-4.35%), 하나투어(-3.87%), 모두투어(-3.62%) 등이 줄줄이 급락 마감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 WHO는 새로운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B.1.1.529)를 '오미크론'으로 공식화했다. [중앙포토]
 

골드만삭스, 韓 투자의견 '하향'…3000선 회복 기대난  

최근 기대가 높았던 코스피 3000선 회복 역시 상당기간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날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는 12월 코스피 예상 밴드를 각각 2750∼3000, 2810∼3080으로 제시했다.
 
노동길·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3월 경험한 '패닉셀'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백신 유무"라며 "새 변이 파급력은 백신 효과성 여부에 따라 갈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세계 주식시장은 델타 변이 확산 국면에서 조정을 보였으나 백신 효과성 입증 후 반등한 바 있다"며 "세계 주식시장은 백신 효과성 데이터 확인까지 걸릴 2주간 변동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의 공급망 병목 현상과 함께, 대외 영향을 크게 받는 한국 시장의 특성 상 증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이경민 연구원도 "아직 오미크론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여전히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안심리, 공급망 병목 현상 약화 가능성에 대한 경계는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국내 증시의 구조적 한계도 골칫거리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발간한 '아시아 태평양 포트폴리오 전략'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중립'(Marketweight)으로 하향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국내 거시 전망이 견조함에도 불구하고, 성장 둔화, 긴축 재정으로 인한 글로벌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에 크게 영향을 받는 한국에 역풍이 닥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내년 코스피 목표 지수도 종전 3700에서 3350으로 크게 하향 조정했다.
 

공인호 기자 kong.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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