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집'…10년 월세살이 뒤, 7억 쯤은 모을 수 있죠?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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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집'…10년 월세살이 뒤, 7억 쯤은 모을 수 있죠?

확정분양가 최소 4억3700만원, 최대 8억5000만원
10년 동안 내야하는 임대료도 감안해서 청약나서야

 
 
지난 2월 26일 열린 인천 미단시티 누구나집 3.0 착공식. [중앙포토]

지난 2월 26일 열린 인천 미단시티 누구나집 3.0 착공식. [중앙포토]

무주택자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는 누구나집 시범사업의 윤곽이 나왔다. 하지만 고분양가, 임대료 등 한계점이 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도시공사(iH)는 '누구나집' 시범사업지 6개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결과를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시범사업지 6곳은 ▶화성능동1A(890가구) ▶의왕초평A2(900가구) ▶인천검단AA26(1310가구) ▶인천검단AA31(766가구) ▶인천검단AA27(1629가구) ▶인천검단AA30(418가구)이다.
 
누구나집 사업은 청년, 신혼부부 등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을 위한 주택 공급 유형이다. 임차인이 입주할 때 분양가의 10%를 내고, 10년 동안 월세거주를 한 뒤 잔금을 내고 집을 최종 소유하는 구조다. 10년 뒤 분양전환가격을 미리 정해 놓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10년 뒤 집값이 너무 떨어졌을 때는 입주자가 분양을 포기할 수도 있다.
 
누구나집 사업지[사진 국토부]

누구나집 사업지[사진 국토부]

이번에 발표된 사업지구의 확정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화성능동A1 7억400만원, 의왕초평A2 8억5000만원, 인천검단AA27 6억1300만원, 인천검단AA30 5억9400만원, 인천검단AA31 6억1300만원 등의 수준이다. 주변 신축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매달 내야하는 월세를 고려하면 10년 뒤에 받는 분양가가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전셋집에 살고 있는 직장인 이모 씨(31)는 “인근 신축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지만 10년 동안 내야하는 월세를 고려하면 터무니없이 책정된 가격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서 나온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85~95% 수준이다. 누구나집 입주자가 화성능지A1에서 전용면적 84㎡에 입주해 산다고 가정하면, 입주 시 7040만원(분양가의 10%)를 내고 매월 시세의 85~95% 수준인 최소 100만원~120만원의 월세를 내야 한다. 월세가 1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10년 뒤에 확정분양가 7억400만원에 10년 간 납부한 1억2000만원을 더한 총 8억2400만원에 집을 얻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화성 능지에 위치해 있는 서동탄파크자이2 아파트는 전용면적 84㎡ 기준 최근 몇개월간 6억8500만~7억5000만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정부가 10년 뒤 불확실한 미래에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를 떠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씨는 “확정 분양가가 적당한 수준이 되려면 10년 뒤 집값이 어마어마하게 오르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홍보하는 정부와는 너무 다른 방향”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무주택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지만 10년 뒤 어찌될지도 모르는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라고 부추기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누구나집 확정분양가

누구나집 확정분양가

10년 동안 내는 월세, 분양시점에 분양가의 90% 준비 감안해야

매월 월세를 불입한 후 10년이 지나 분양전환이 이뤄지는 시점에 90%나 되는 분양가를 한번에 납입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일산에 살고 있는 신혼부부 서 모씨(30)는 “주변보다 싼 시세의 임대료라고 하지만 매월 100만원 내외의 임대료를 내면서 10년 동안 분양가를 마련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져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구나집보다는 차라리 로또청약을 기다리는 게 더 빠른 내 집 마련의 방법이라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과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는 지역에만 형성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서 씨는 “일산에서 서울로 1시간 가량 출퇴근을 하는 것도 힘이 든다”며 “누구나집이 만들어지는 의왕 초평, 화성 능지, 인천 검단은 서울까지 왕복으로 2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집 하나만보고 서울 직장인이 가기에는 꺼려진다”고 설명했다.
 
누구나집 사업 중 올해 공모를 실시하지 않은 나머지 3개의 시범 사업지는 경기 파주시 금촌과 경기 시흥·안산 일원의 시화MTV, 경기 안산시 시화반월 지구다. 이 지역들도 서울과 거리가 가깝지는 않은 곳이라 아쉬움이 남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곳들은 내년부터 공모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확정분양가가 ‘앞으로도 주택가격상승을 전제’라는 가정을 해야 저렴한 가격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은 아쉽다”며 “임차인이 분양전환까지 10년간 내는 임대료도 감안해 분양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누구나집 고분양가 논란에 대해 이번에 발표한 6개 사업장의 확정 분양가가 현재 주변시세에 비해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화성 능동 지구에서 인근 서동탄역파크자이의 호가가 7억4000만~8억5000만원이며, 서동탄역파크자이2 호가도 7억~8억2000만원에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김두현 기자 kim.doo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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