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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수익률 낮은데"…몰려드는 '예금'에 은행들 한숨

당국 한 마디에 수신금리 인상…대출 금리는 '정지' 상태
NIM·이자수익률은 코로나 이전 회복 못해
한은 "예대금리 차는 기준금리 인상 및 우대금리 축소 영향"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붙은 대출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은행으로 시중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후 예·적금 금리가 오른 데다, 주식·부동산 시장 열기가 다소 식으면서 안전자산으로 자금들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은행권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수익성이 저하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은행이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고, 금융당국이 예대마진 차로 은행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대출 금리 인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 후 은행으로 몰리는 자금

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30일 654조9438억원으로 한은 기준금리 인상 전날인 지난달 24일(653조1354억원)과 비교해 6일 만에 1조8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발표 후 하루 만에 9926억원 증가해 은행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은행업계의 수신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26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을 때 은행들은 일주일 새 예·적금 금리를 0.2∼0.3%포인트 올렸다. 최근 두 번째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엔 수신 금리를 더 빠르게 올리는 중이다.  
 
지난 1일 기준, 5대 은행들은 주요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0.25%~0.4%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시중은행 적금 상품 금리가 1년 만기 기준으로 연 4%를 넘어서고 있다. 수신 금리가 앞으로 더 인상되면 자금들의 은행 이동을 부추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전 회복 못한 은행 수익성 지표

은행권은 수신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반대로 대출금리를 올리기 어렵게 된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이자는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들어 은행권의 예대마진 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은 7일 '여신전문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예대금리가 과도하게 벌어지는 것은 소비자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예대금리차가 과거와 비교해 과도하게 벌어졌는지 점검하고 감독당국의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업계 CEO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 금리는 1.29%, 가계대출 금리는 3.46%로 예대금리차가 2.17%포인트로 나타났다. 2010년 10월(2.20%포인트) 이후 가장 큰 격차다.  
 
다만 업계는 최근 예대금리차 확대는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우대금리가 중단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 팀장은 "10월 가계 대출금리가 상승한 것은 지난 8월 26일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은행채 금리 등 지표금리에 반영된 데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우대금리를 축소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은행업계는 예대마진 차가 인위적으로 조정될 경우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본다. 8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NM)은 1.44%로 코로나19 이전 상황인 2019년 말(1.56%)과 비교해 여전히 낮았다. 이자수익률은 2.54%를 기록, 2019년 말(3.39%)보다 0.85%포인트 낮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대출 관리로 인해 은행 관계자들을 자주 호출했다"며 "이번 예대금리 차도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일제히 하향조치 됐다. 이것만 봐도 시장의 논리대로 움직인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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