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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료 차이 연 42만원…‘4세대 갈아탈까’ 고민하는 가입자들

올해 실손보험료 평균 14.2% 인상 확정, 4세대 전환 유도하는 보험업계
전환시 보험료 대폭 낮아지고 50% 할인 혜택도…향후 할증은 고민

 
 
[연합뉴스]
올해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인상이 확정되면서 1~2세대 가입자들의 4세대 갈아타기가 본격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보험업계는 4세대 전환 가입자에 보험료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실손보험료가 오르며 1~2세대 가입자들의 4세대 전환 고민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4세대 전환 시 월 납입보험료를 크게 낮출 수 있지만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에 따른 실손보험금 청구액만큼 다음해 보험료가 인상되기 때문에 무조건 이득이라고 볼 수는 없어서다.  

연 14% 인상 확정, 당혹스런 가입자들

지난달 31일 생명·손해보험협회는 1~3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전체 인상율이 14.2%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1~2세대의 경우 평균 16% 수준이 인상되고 3세대는 2020년부터 적용해왔던 한시적인 할인혜택(8.9% 수준)이 종료된다. 사실상 3세대 실손보험료도 인상되는 셈이다. 지난 3일에는 고령층이 가입하는 노후실손보험 상품의 보험료도 15~19% 인상됐다.  
 
실손보험은 판매 시기, 담보구성에 따라 2009년 10월 이전 판매한 ‘표준화 이전 실손’이 1세대(구실손), 2009년 10월~2017년 3월까지 팔린 ‘표준화 실손’이 2세대(신실손)며 2017년 4월 이후 판매한 ‘착한 실손’이 3세대, 올 7월 나온 ‘보험료 차등제’ 상품이 4세대다. 상품은 가입자별로 일반 실손보험, 고령층이 가입하는 노후실손보험, 유병자가 가입하는 유병자실손보험으로 나뉜다.
 
이번 실손보험료 인상의 주 타깃은 사실상 1~2세대 가입자다.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2세대 가입자는 지난해 보험사 전체 실손보험 적자분 중 약 80%를 차지한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1~2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진료시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10% 수준으로 낮다. 도수치료 등 진료비가 고액인 치료를 받는 1~2세대 가입자가 많을수록 보험사 손해가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보험사들은 올해 실손보험 계약이 갱신되는 1~2세대 가입자들에 보험료 인상 청구서를 고지했고 가입자들은 뒷목을 잡고 있다. 
 
보통 실손보험은 3~5년주기로 계약이 갱신되는데 이 주기가 찾아온 1~2세대 가입자는 평소보다 높은 요율이 반영된 실손보험료 청구서를 받아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월 보험료 2만~3만원대를 내던 가입자들이 8만~10만원까지 보험료가 인상됐다는 사례가 잇따랐다. 3∼5년치 인상률이 한꺼번에 반영되고, 연령 증가에 따른 요율 상승(1세당 평균 3%포인트)까지 추가되면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인상분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4세대 실손보험 등급별 할인, 할증폭.[자료 금융위원회]
 

4세대 전환시 연 42만원 절약…단, 할증 고려해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연간 병원 이용이 많지 않은 가입자들에게 4세대 상품 전환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당국은 올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간 4세대로 전환(가입한 회사 상품으로 전환시)하는 1~3세대 가입자에게 1년간 보험료 50% 할인 등의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보험사들은 연간 보험료 50% 할인 정책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1~2세대 가입자를 4세대로 전환시키기 위해 이 정도의 당근책은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결국 보험사들도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4세대 전환이 된 시점부터 보험료를 할인해줄지, 이전 계약분을 소급 적용할지 등 구체적인 시행방법은 협의 중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도 영업일선에서 설계사들에게 시책(영업 인센티브)을 내걸고 4세대 전환 가입을 적극 독려 중이다. 1~3세대 가입자를 4세대로 전환시키는 데 보험업계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4세대 전환시 월 보험료는 어느 정도 절약이 가능할까.  
 
[자료 생명손해보험협회]
보험협회가 제시한 예시자료를 보면 40세 남성 기준, 올해 1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는 4만7310원, 2세대는 2만8696원이다. 반면 3세대 보험료는 1만4512원, 4세대는 1만1982원으로 비교적 낮다.
 
이때 1세대 가입자가 4세대로 전환하면 보험료를 매달 3만5328원 절약할 수 있다. 연간으로 보면 42만3936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만약 연간 50% 보험료 할인 혜택까지 받으면 1년동안 내는 납부액은 더 낮아진다. 
 
다만 4세대의 상품 구조상 비급여 진료를 받으면 다음해 월 보험료가 할증된다. 한해 동안 받은 실손보험금이 0원이면 다음해 보험료가 5% 할인되며 100만원 미만이면 변동이 없다. 하지만 받은 보험금이 150만원 미만이면 100%, 300만원 미만이면 200%, 300만원 이상이면 300%가 각각 할증된다.   
 
예컨대 월 1만3000원(주계약 5000원·비급여 특약 8000원)을 납부하는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 A씨가 회당 50만원 상당의 도수치료를 1년간 약 10회 이용해 총 500만원의 실손보험금을 청구했다면 자기부담금(30%) 150만원을 제외하고 350만원의 실손보험금을 수령하게 된다.
 
이러면 다음해 A씨의 실손보험료에서 8000원이던 비급여 특약 보험료는 300% 할증돼 월 3만2000원이 된다. 주계약 보험료를 포함하면 연 보험료가 4만원 수준으로 뛰는 셈이다. 
 
물론 실손보험료는 본인의 나이와 병력, 병원 이용횟수 등 개개인별로 편차가 커 평균을 내기가 어렵다. 개개인별로 4세대 전환시의 보험료가 얼마나 절약될지는 직접 가입 전환을 통해 산출해봐야 한다. 
 
분명한 것은 비급여 진료 이용률이 적은 사람이라면 4세대 전환시 보험료가 눈에 띄게 낮아진다는 점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1~2세대 가입자 중 1년에 병원을 한번 갈까 말까한 사람이라면 굳이 현재 상품 가입을 고집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병원 방문횟수도 증가할 수 있어 보험료가 할증되는 4세대 전환이 마냥 유리하다고 볼 수도 없다. 금융당국은 4세대 실손보험 전환과 관련, ‘본인의 건강상태, 의료이용 성향 등을 고려해 전환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결국 가입자가 실손보험 상품의 월 보험료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향후 비급여 진료 횟수 등을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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