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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배당·자사주 소각', 실속 없는 주주 달래기 약속 우려

"주당 1만원 배당 약속도 특별할 것 없어"
최근 4년간 주당 평균 배당 1만원
개인 주주 원하는 자회사 비상장 약속엔 침묵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친환경 소재로 100년 기업의 길을 가다'라는 주제로 열린 '2021 포스코포럼'에 참석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모습.[사진 포스코]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친환경 소재로 100년 기업의 길을 가다'라는 주제로 열린 '2021 포스코포럼'에 참석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모습.[사진 포스코]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 중인 포스코가 최근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실속 없는 정책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사주 소각과 한 주당 1만원 배당을 약속했지만, 주주에 대한 혜택이 실제로 늘어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지난 5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 친화 정책’을 발표했다. 그중 하나가 자사주 소각이다.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가운데 일부를 올해 안에 소각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올해 자사주 일부를 소각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명확한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포스코 관계자는 “2020~2021년 회사가 매입했던 주식을 소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포스코가 매입한 자사주는 1조원 규모로 포스코 전체 주식의 약 5% 수준이다.  
 
포스코가 주주친화 정책 카드를 들고나온 것은 지주사 전환 이후의 상황을 걱정하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서라는 평가다. 포스코 지주회사가 물적분할을 단행하고 자회사를 상장하면 지주사의 기업가치가 떨어지고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주주들이 걱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포스코는 이사회를 열고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의결했다.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를 상장사로 유지하면서 미래 신사업 발굴, 그룹 사업 및 투자 관리, 그룹 연구·개발(R&D) 및 ESG 전략 수립 등을 맡을 계획을 밝혔다.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는 물적분할하고 지주회사가 100% 소유한다. 사업회사는 비상장으로 유지하며 실적은 지주사에 반영되도록 했다. 다른 주요 사업도 물적분할하더라도 상장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주회사(포스코홀딩스)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물적분할한 회사를 상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7일 포스코에 공문을 보내 ‘자회사 비상장’ 원칙을 지주회사정관에도 반영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에 대해 “포스코홀딩스는 1인 주주로서 언제든 포스코 정관을 변경할 수 있고, 포스코홀딩스가 자회사 비상장 정책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비상장 자회사 및 손자회사 등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는 점 등으로 볼 때 미흡한 조치”라고도 했다.  
 
이런 비판이 이어지고 주가가 내려가는데도 포스코는 자회사·손자회사에 대한 비상장 약속은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자사주 소각 등 이른바 주주 친화 정책을 약속한 것이다.  
 
보통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식 거래량이 줄고 1주당 배당액이 늘어날 수도 있어 이를 근거로 자사주 소각이 주주를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하는 일이 많다. 만약 가치가 100억원인 기업의 주식 50%를 소각한다고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한 주당 주식 가치는 두 배로 뛰어야 한다. 포스코가 자사주 소각을 주주 친화 정책으로 소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주가가 계산대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의 자본을 없애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회사나 주주에게 무조건적인 이익으로 볼 수 없다는 해석도 있다. 
 
김중혁 고려대 교수(경영학)는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이 줄기 때문에 주가가 올라가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나 맞는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업에 보유 현금이 많고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면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차원에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게 좋은 판단이 될 수 있다”면서도 “신사업에 대한 목표가 명확하다면 투자에 자금을 쓰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자사주 소각이 기업의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는 사례도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17일 자기주식 소각 결정을 공시하고 같은 달 25일 보통주 21만4310주를 소각했다. 하지만 소각 이후 주가는 오히려 내려갔다. 11월 17일 기준 네이버 주가는 40만1000원이었는데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더니 지난 1월 12일 주가는 34만5500원을 기록했다. 최근 포스코 주가가 소폭 올랐지만, 이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4년간 주당 평균 배당 1만원, 배당 규모 언제든 바뀔 가능성도  

포스코의 배당에 관한 약속도 특별한 주주 친화 정책은 아니라는 평가다. 포스코는 “2022년까지 현재 중기 배당정책에 따라 지배지분연결순이익의 30% 수준을 배당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후 기업가치 증대를 고려해 최소 주당 1만원 이상을 배당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그런데 최근 포스코 배당정책을 보면 매년 한 주당 1만원 안팎의 배당 수준을 유지해왔다. 2018년과 2019년에는 한 주당 1만원, 2020년에는 8000원을 배당했다. 지난해에는 분기배당을 통해 3분기까지 1만2000원을 배당했다. 한 주당 1만원의 배당 약속이 주주를 위해 배당을 늘리겠다는 뜻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물적분할을 걱정하는 주주들에게 ‘지주사로 전환하더라도 배당금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표현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포스코 실적이 좋아 순이익이 많았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를 고려하면 주주에게 더 많은 배당이 돌아가겠지만, 올해 이익이 줄면 배당은 그만큼 감소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한 주당 8000원을 배당했던 2020년과 비교하면 ‘1만원 배당’은 주주 친화 정책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중기 배당정책은 3년마다 바뀌기 때문에 내년에는 배당성향 30% 유지 정책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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