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발의 앞둔 ‘카카오 먹튀 방지법’에 “과하다” 지적 나오는 이유
- 이용우 민주당 의원, 자본시장법 개정안 2월 초 발의
주식 매각 전 공시하고, 공시 90일 지나야 매각 가능
지금도 스톡옵션 행사 2년간 묶는데…“이중규제 우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내부자 거래 사전신고제’를 내용으로 하는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 초안을 만들었다고 19일 밝혔다. 의원실은 국회사무처 법제실 검토를 거쳐 설 이후인 2월 초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개정안에는 상장사 임직원 등 내부자가 자사 주식을 매매하기 전 먼저 거쳐야 하는 절차를 신설해 넣었다. ▶우선 매매 시점을 포함한 거래 계획을 사내 감사위원회나 상근감사에게 알린 뒤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회사는 이 계획을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신고하고, 공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시한 날로부터 90일이 지난 뒤에야 매매할 수 있다.
개정안을 적용하면 지난해 12월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이 상장 후 스톡옵션을 행사해 900억원대 차익을 얻는 과정에서 소액 주주들이 피해를 본 이른바 ‘카카오페이 먹튀’ 사건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카카오페이 경영진은 주식을 판 뒤에야 해당 사실을 공시해 문제가 커졌다. 이들이 팔 때만 해도 20만4017원이었던 주가는 20일 13만6000원으로 떨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힘을 보탰다. 이 후보는 19일 본인 페이스북에 “제2의 카카오페이 먹튀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기관 투자자 의무보유 확약처럼 신규 상장사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기간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 사이에선 개정안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스톡옵션 행사를 제한하는 규제가 기존에도 있기 때문이다. 상법에선 스톡옵션을 받은 뒤 2년 이상 재직해야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또다시 거래 계획을 공시하고, 공시한 뒤 90일 동안 주식 거래를 하지 못하게 묶는 것은 ‘이중 규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용우 의원실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이미 내부자 거래 사전신고제를 운용하고 있다”며 “기간도 개정안에 규정한 90일보다 강한 120일”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이 가장 큰 미국조차도 한국보다 기업의 내부자 거래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미국의 경우엔 스톡옵션을 받은 뒤 곧바로 행사할 수 있다”며 규제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개정안을 피해 갈 수 있는 ‘꼼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퇴직한 임직원은 사전신고제 적용을 받지 않고 지금처럼 대량 매도할 수 있단 것이다.
정부도 상장 후 스톡옵션 행사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부처인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17일 “현재 상장사의 스톡옵션 행사를 규제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며 “이해관계자가 많아 쉽게 규제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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