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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현산·카카오·이마트 주가 급락에 무슨 책임있길래

24일 오전, 국민연금 충정로 사옥서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촉구
“3월 주총서 문제이사 해임하고 손해 끼친 회사에 소송 나서야”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24일 서울시 서대문구 국민연금 충정로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HDC 현대산업개발, 카카오, 이마트'에 대한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다. 홍다원 기자
24일 오전 10시 50분. 국민연금공단 서울 충정로 사옥 앞에 노동계 인사들이 모였다. 그들의 손에는 ‘부실공사 현대산업개발에 주주권 행사하라’, ‘오너리스크 신세계·이마트 주주권 행사하라’는 내용의 팻말이 함께 들려있었다. 
 
11시가 다 되자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이지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가 마이크를 들었다. 이지우 간사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카카오, 이마트 등 이사회가 책임을 다하지 못해 회사와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책임져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HDC현산·카카오·이마트 등에 전문경영인 공익이사를 추천하고, 문제이사 해임과 회사·주주가치 추락 재발 방지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은 노동계가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만든 자리다. 이를 위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참여연대, 전국건설산업연맹,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등 노동계 및 시민사회단체가 모였다. 이 간사는 발언 중간 취재진 앞에서 “현대산업개발·카카오·신세계 이사회 업무행태를 비판한다”며 크게 외쳤다. 그 뒤 노동계 인사들도 이 간사의 선창에 맞춰 “비판한다”고 세 차례 구호를 제창했다. 
 
이들 단체는 “최근 부실공사로 사상자를 낸 HDC현산, 무분별한 물적분할 및 임원 ‘먹튀 매각’으로 주가가 하락한 카카오·카카오페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무책임한 발언으로 불매운동이 일어난 이마트는 이사회가 책임을 다하지 못해 회사 및 주주가치를 훼손한 대표 사례”라며 “적은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회사 경영을 자의적으로 좌지우지하는 현재의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이사회가 책임 있는 경영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에 대해선 “지난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를 도입했지만 HDC현산 등 기업의 주주이자 국민 노후자금의 집사로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서 “국민연금이 투자한 이들 기업의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추락한 기업가치 회복이 어려움은 물론 국민연금의 투자 손실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짚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의 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가 자금 주인인 국민 등의 이익을 위해 주주권 행사 등 수탁자의 책임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도록 한 행사 지침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속 김남근 변호사는 “지속적인 물적분할로 모회사인 카카오와 먹튀 논란으로 카카오페이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면서 “국민연금은 카카오의 주요 주주로서 김범수 의장 등 충실 의무를 위반한 이사회에 대한 주주권 행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지연 국민연금지부 정책위원도 “국민연금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면서 “투자한 기업의 주주가치 하락은 결국 국민의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수탁자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 단체는 “자회사 상장 시 다수 주주의 동의가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으로 주주제안을 하는 한편 국민 노후자금에 심각한 손해를 끼친 이들 회사에 대한 대표소송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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