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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모터치' 이어 ‘먹튀 논란' 오나…맘스터치 상장폐지한 까닭

사모펀드사의 차후 통매각을 위한 움직임
추정 매각가는 1조원 이상으로, 3배 수익
맘스터치 측 “외부 리스크 최소화해 매출 안정화”

 
 
맘스터치가 6년 만에 자진 상장 폐지를 알렸다. [사진 맘스터치]
 
햄버거 프랜차이즈기업 맘스터치가 지난 19일 상장폐지 계획을 공개하고 주주 공개매수를 시행하고 있다. 2016년 9월에 상장하고 6년 만에 폐지하는 것이다.  
 
맘스터치 측은 “지난해부터 외부 부정이슈가 있을 때마다 가맹점 매출 하락 등을 경험해왔다”며 “상장폐지하면 이 같은 외부 영향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고, 내부적 프랜차이즈 경영 활동에도 유연성을 지니게 된다는 이점이 적용했다”고 전했다.  
 
이번 상장폐지 공개로 맘스터치 주가는 20% 가까이 오르며 25일 오전 기준으로 6140원을 기록하고 있다. 맘스터치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발표한 공개매수가격은 6200원으로, 다음 달 15일까지 자사주를 제외한 잔여 지분인 1608만7172주를 매수할 계획이다.  
 

통매각시 맘스터치 1조원으로 추정   

맘스터치 주가가 상장 폐지를 알리고 공개매수를 알리자, 20여% 급등했다. [사진 맘스터치]
 
하지만 업계는 맘스터치 상장폐지에 대해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엔비홀딩스가 맘스터치를 차후 통매각하는데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2004년 해마로푸드서비스로 시작한 맘스터치는 2019년 12월에 사모펀드 운용사인 케이엘앤파트너스의 특수목적회사인 한국에프엔비홀딩스로 1974억원 (지분 57.85%)에 매각됐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경영학과)는 “상장사를 유지하면 이는 공개시장으로, 거래소와 금융 당국의 관리를 받고 소액 주주에게까지 보고의무 등이 있는 등 이후 외부매각을 시행할 때 골치 아픈 일이 많다”며 “상장을 폐지하면 통매각이 그만큼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은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기업공개를 선택하는데 사모펀드사가 최대주주인 맘스터치인 경우 자금조달이 필요하지 않고, 매해 수백 억원 이익을 내는 부분을 모두 단독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사측에선 상장폐지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국에프엔비홀딩스가 맘스터치를 매각한다고 가정했을 때, 매각가는 얼마일까. 업계는 ‘1조원 이상’을 추정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맘스터치 시총 규모가 6252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차후 대주주 매각 프리미엄 30%가량이 추가되는 것 등을 고려하면 1조원 이상 거래를 노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개매수가 시작하면서 기관 매수가 급격히 늘어났는데, 기관주 블록딜에는 프리미엄 50%가량이 붙을 수 있어서 추정가가 비교적 높게 측정된다는 시각이다.  
 
1조원 매각에 성공하면 한국에프엔비홀딩스는 투자금 대비 3배 가까이 이익을 보게 된다. 한국에프엔비홀딩스는 2019년에 1974억원에 맘스터치 최대주주가 됐다.  
 
이번 상장폐지를 추진하기 위해 한국에프엔비홀딩스는 지분 95% 이상을 보유해야 하는데, 현재 맘스터치 주주는 한국에프엔비홀딩스가 67.29%, 자사주 16.7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에프엔비홀딩스는 추가로 최소 소액주주 및 기타 주주 지분 10.2% 이상을 추가 매수해야 한다. 이는 주식 수 1038만5388 규모로, 약 650억원이 투자된다. 즉 기존 인수할 때 투자한 1974억원에 650억원이 더해지는 등 3000억원 수준에서 맘스터치 지분을 늘리고 취득한 셈이다.  
 

가격 올리고 메뉴는 줄이고, ‘계모터치’ 별명도  

 
사실 사모펀드 운용사가 투자했던 F&B사를 높은 매각가로 같은 F&B사로 넘기는 경우는 많다. 지난해 말에도 사모펀드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BHC그룹에 3100억원 수준에 매각했다. 2016년에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거머쥔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는 5년 만에 엑시트에 성공하면서 투자 원금가 비교해 6배에 달하는 이익을 냈다.  
 
운용사 입장에서는 이익을 최대한으로 낼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가맹점주 사이에서는 또다시 ‘먹튀를 겪고 매각 전까지 정보 공개 없이 점주들만 피해 보라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나온다. 상장이 폐지되면 의무적으로 공개하던 내부 회계자료를 볼 수 없기 때문에 회사 이익만을 높이고 가맹점주 이익은 줄이는 운영이 더 심화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2015년 가성비를 내세우며 광고하던 맘스터치. [사진 맘스터치]
 
실제 맘스터치앤컴퍼니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살피면 2019년 매출액 2889억원에서 2020년 2860억원을 기록하는 등 큰 변화가 없지만, 영업이익은 2019년 190억원에서 2020년 263억원으로 70억원 이상 급등했다. 이는 회사 측에서 가맹점주에게 제공하는 식재료 원가 등을 더 높이는 등 마진을 급격하게 늘렸기 때문이다. 당시 온라인상에서는 햄버거가 풍성하고 저렴했던 맘스터치가 가격을 올리고 식재료까지 빈약해져 일명 ‘계모터치’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우스갯소리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엔비홀딩스 측의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서 지난 19일 공시와 함께 당일에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개매수로 기존 주주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했지만, 가맹점주들은 투명한 정보 공개 부분에 대해 우려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상장 폐지가 완료되면 외부 리스크가 줄고 매출이 더욱 안정화되는 등 이점을 볼 것이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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