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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새 주인 찾기...시총 2조원 몸값 부담에 안갯속

조선업 살아나도 조 단위 부채 ‘부담’
조선 경쟁력 약화에 해외 매각 쉽지 않아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이중연료 추진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사진 대우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과의 인수합병 무산으로 당분간 독자 생존이 불가피한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선박 수주량 증가, 선가 상승세 등이 이어지며 조선업이 살아나고 있지만, 조 단위 부채를 안고 있는 시가총액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을 과감하게 인수할 만한 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 기업들이 전 세계적인 탄소 감축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어 대형 조선사를 인수할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도 뚜렷한 인수 후보가 거론되지 않을 정도로, 대우조선 재매각은 안갯속이다.  
 
8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 재매각은 오는 5월 차기 정부 출범 이후에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은 지난 1월 2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 처리 방안과 관련해 “3월까지 마무리될 경영 컨설팅 결과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선업계 안팎에선 “대우조선 매각은 국내 조선업 경쟁력, 지역 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차기 정부가 출범해야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문제는 대우조선 인수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대우조선 채권단이 2022년 말까지 기존 금융 지원을 연장하기는 했으나 추가 지원은 없다는 입장이라, 대우조선 인수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대우조선 유동부채(1년 내 갚아야 할 채무)만 6조원이 넘는다. 이동걸 회장 역시 대우조선 인수 주체가 신규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지에 주안점을 둔다고 밝힌 바 있다.  
 

친환경 사업 확대도 버거운데...

재계에선 “대우조선을 인수할 여력이 있는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실제 대우조선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이 없는 상황”이란 얘기가 많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조선업이 살아나고 있지만 조선업 경험이 없는 기업들이 수조원을 들여 대우조선을 인수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내 주요 기업들이 최근 탄소 감축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며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우조선을 인수할 만한 여력도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대우조선과의 통합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조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사실상 대우조선 인수 여력은 없다는 평가다. 
 
일부에선 포스코, 한화, 효성 등을 대우조선 인수 후보로 거론하기도 하는데, 실제 이들 기업들은 인수를 검토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해외 매각 가능성도 희박하다. 대우조선이 방산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해외 매각이 국내 조선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대우조선이 지난해에 이어 연초에도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는 등 조선업이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인수자 찾기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수주 목표의 40%를 초과 달성했으며, 올해 1월에 3조원 이상을 수주했다.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의 수주 규모를 1월 한 달 만에 달성한 것이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 초의 대규모 수주를 통한 수익 실현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수주 산업 특성상 수주 실적이 실제 매출에 반영되려면 최소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3011억원이다. 증권업계에선 “올해에도 대우조선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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