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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배럴당 100달러 육박…휘발유 가격 리터당 1800원대로 치솟아

두바이유 2월 넷째 주 평균 배럴당 95달러 기록
국내 휘발유 가격도 6주 연속 상승…서울 1816.25원
한미 에너지 장관 긴급회의 “비축유 방출 협력”
지난해 12월에 이어 3개월 만에 추가 조치 시행할 듯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유가정보.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도 국제유가상승 영향으로 리터(L)당 전국 평균 1800원을 향해 매섭게 오르고 있다. 이에 정부는 미국 등 국제사회와 공조해 비축유 방출 시기와 범위, 규모를 조율하고 있다.  

 

두바이유·브렌트유 100달러 진입 코앞  

우려하던 우크라이나 사태가 현실로 바뀌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수입 원유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2월 넷째 주 평균 95.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92.1달러)보다 3.1%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평균 가격(배럴당 73.2달러)과 비교하면 약 두 달 만에 29.8% 뛰었다. 두바이유는 지난 24일 98.64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자료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
브렌트유 상황도 마찬가지다. 브렌트유는 지난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에 99.08달러로 급등했다. 이날 한때 105달러까지 치솟았던 브렌트유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에너지 수출을 줄인 러시아에 대한 새 제재를 발표한 후 상승세가 진정되며 100달러 아래로 내렸다. 브렌트유는 지난 25일 배럴당 97.93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도 6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넷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21.4원 오른 리터당 1739.8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810.5원, 제주가 1825.6원으로 1800원을 넘어섰다. GS칼텍스 휘발유가 리터당 1748.3원으로 가장 비쌌고, 알뜰주유소가 1707.8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27일에도 오름세가 여전하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756.03원을 기록 중이다. 가장 가격이 비싼 곳은 제주로 1831원이다. 서울 역시 전날보다 1.13원 오른 1816.25원을 기록 중이다.  
 

국제사회 각종 제재 속 러시아産 원유는 제외  

통상적으로 국제유가는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된다. 90달러 안팎을 기록했던 2월 첫째 주와 둘째 주 국제유가가 현재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이를 고려하면 당분간 국내 석유류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26일 서울 한국기술센터 영상회의실에서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화상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국제유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 압박도 커지면서 국제 사회가 해법 마련에 골몰이다. 당장 미국과 유럽의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은행들을 스위프트(SWIFT, 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차단하는 강력한 제재안을 내놓았지만,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했다. 세계 3대 원유 생산국인 러시아의 원유 수출을 막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국제유가의 폭등을 막아 휘발유 가격의 추가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더 나아가 미국은 동맹국들과 공조해 전략적 비축유 추가 방출을 검토 중이다. 실제로 한국과 미국은 지난 26일 화상 회의를 통해 동맹국 간 비축유 방출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과 화상 회담을 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 방안의 일환으로 전 세계 석유시장 안정을 위해 국제에너지기구(IEA) 또는 동맹국 간 비축유 방출에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106일 버틸 비축유 방출 초읽기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미국 주도 아래 중국·일본·인도·영국 등과 함께 비축유 공동방출에 동참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오는 3월까지 총 317만 배럴을 순차적으로 방출한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다시 비축유 방출을 결정한다면 3개월 만에 추가 조치가 이뤄지는 셈이다.  
 
울산 석유 비축기지 내부 모습. [연합뉴스]
미국과 협력 이전부터 정부도 비축유 방출을 검토해왔다. 지난 23일 울산 석유비축기지를 방문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제 유가 상승세가 3월까지 지속될 경우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및 LNG 할당관세 인하 조치 연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에너지 수급 차질이 발생하면 정부가 보유 중인 비축유를 방출할 뜻을 밝혔다. 현재 정부가 비축한 물량은 약 9700만 배럴로 국내 수요 106일분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정부는 에너지 수급 차질에 대비해 핵심 에너지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석유와 석탄은 미국·북해·중동과 호주·남아공·콜롬비아 등에서,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는 천연가스의 경우 카타르·호주·미국 등에서 확보할 계획이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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