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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불씨 남은 공정위 ‘전속고발권’에 재계·법조계 예의주시

[윤석열 당선인 경제정책 분석] ‘엄정하고 객관적인 전속고발권 행사’ 내세워
의무고발요청제 보완해 운용 계획…부작용 발생 시 추후 폐지
경영계 “폐지되면 무분별한 고발로 경영 활동 위축 우려”
尹, 검찰총장 후보자 시절 “공정 경제질서 달성 위해 폐지 필요”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0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0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이 폐지 문턱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선 국면에서 논란이 컸던 터라 언제든 폐지 주장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기소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경제 문제를 형사 절차로 제재하는 과정에서 초래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에서 탄생됐다. 하지만 건설사들의 4대강 입찰 담합 사건, 가습기 살균제 표시광고법 위반 사건 등 공정위의 ‘기업 봐주기’ 논란이 생기면서 제도 개선이나 폐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당장 전속고발권 폐지보다는 기존 의무고발요청제(검찰·중기부서 고발 요청 시 의무적으로 고발) 등 보완적 제도를 운용하고, 부작용이 있으면 추후 폐지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이 당장은 폐지를 면하게 되면서 기업들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된다면 누구나 공정위를 거치지 않고 검찰에 기업을 직접 고발할 수 있다. 이 경우 경쟁사나 시민단체의 무분별한 고발로 경영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 경영계의 입장이다.  
 
지난 2020년 공정거래법 개정안 논의 당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한국중견기업연합회·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 등 5개 경제단체가 공정위 제재를 의식하면서도 전속고발권 유지를 요청한 이유다.  
 
2018년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왼쪽)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거래법 전속고발제 개편 합의문'에 서명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왼쪽)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거래법 전속고발제 개편 합의문'에 서명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법무부와 공정위는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중대한 담합행위가 발생할 경우 공정위 고발 조치 없이도 검찰이 자체적으로 수사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전속고발권 폐지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자칫 검찰의 권한을 키워줄 수 있다는 우려에 통과되지 못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에서도 여전히 폐지 목소리가 높다. 특히 법조계는 공정거래 사건만 사실상 2심제로 유지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기업에 대한 검찰 고발 사건이 늘어나면 로펌 일감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폐지 주장에 한몫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일단 전속고발권을 유지하되 의무고발요청제를 정비해 조화롭게 운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의무고발요청제는 중기부 등 의무고발권을 가진 기관이 요청할 경우 공정위는 반드시 고발토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일부 기관이 무분별하게 의무고발권을 행사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그럼에도 폐지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 후보자 시절 국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전속고발권 폐지 문제는 중대범죄인 경성담합(가격·입찰담합 등) 억제 등 공정한 경제질서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보완한 전속고발권이 제대로 행사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폐지 가능성이 존재하는 셈이다.  
 
윤 당선인이 검찰 출신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배경이다. 검찰은 전속고발권으로 수사·기소가 상당히 제약된다며 일관되게 폐지를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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