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4년 만에 ‘분식회계’ 불확실성 떨쳐낸 셀트리온, 주가 움직일까

증권선물위원회 ‘고의성 없는 과실’ 판단
투자자들 2020년부터 공언한 ‘합병’ 여부에 관심

 
 
셀트리온 1공장 모습 [사진 셀트리온]
셀트리온그룹 3사가 4년 가까이 이어져 온 분식회계 논란을 마무리 지으며 거래정지 위기에서 벗어났다. 금융당국은 셀트리온그룹 3사의 회계 감리 결과 회사 측의 회계부정이 '고의성이 없는 과실'이라고 11일 장 마감 이후 발표했다.
 
회계부정 논란은 그동안 셀트리온 3사의 주가 상승을 막는 큰 걸림돌이었다. 금융당국이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1월 대비 셀트리온그룹 3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 15% 이상 하락했다. 
 
성장 발목을 잡던 분식회계 리스크가 해소되자, 시장에서는 3사 합병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셀트리온은 지난 2020년 1월 처음 합병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비상장사인 지주사 합병은 지난해 말 완료된 만큼 가장 큰 불확실성이 해소된 올해 3사 합병이 빠르게 추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분식회계, 4년 만에 "고의성 없다" 결론   

.
이번 논란의 가장 큰 쟁점은 '고의성'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셀트리온 3사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했다고 판단했으나 고의성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임직원의 검찰 고발 등의 조치를 의결하지 않았고, 셀트리온 3사는 상장적격성실질심사(거래정지) 대상이 되지 않는다.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라고 판단돼 담당임원 해임권고, 감사인 지정 2년, 과징금 부과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재고자산 손실액 축소 논란, 헬스케어 피해 갔다  

이번 논란에서 가장 주요 사안은 유효기간이 지난 의약품에 대해 재고자산 가치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분식회계가 이뤄졌는지 여부였다.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판단이 각각 달랐다. 
 
증선위는 셀트리온제약은 이에 대한 회계처리를 위반했다고 판단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적절한 회계처리를 했다고 봤다. 이 같은 결과는 국내·외 식약당국의 해석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원료의약품을 가공해 판매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해외 판매를, 셀트리온제약은 국내 판매를 한다는 점에서 시장은 다르다.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으로부터 원료의약품을 매입하고 이를 다시 판매하는 과정에선 필연적으로 재고자산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재고자산 손실액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증선위는 국내·외 식약당국의 해석에 따라 셀트리온제약은 해당 사안을 위반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적절한 회계처리를 했다고 결론 내렸다.
 
또한 증선위는 셀트리온이 연구개발비를 부풀린 것과 셀트레온헬스케어의 매출채권 과대계상, 자회사·해외유통사 매출 원가 과대계상 등을 지적하며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증권업계는 이 같은 재무제표가 모두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사업보고서로, 현재 재무제표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이지수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제가 됐던 셀트리온 3사의 재무제표는 모두 과거 사업보고서 재무제표로 현재 재무제표에는 영향이 제한 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셀트리온 3사의 발목을 잡던 회계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주가도 반등하고 있다. 증선위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14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 거래일보다 각각 4.34%, 6.09%, 5.11% 상승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회사 측이 2020년부터 공언한 합병으로 쏠리고 있다. 셀트리온이 지난달부터 진행하고 있는 자사주 매입 때문에 오는 4월까지는 합병을 추진하기 어렵지만 시장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그룹 상장 계열사 세 곳의 합병이 추진되면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회계 감리 이슈로 인해 사업·경영 투명성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어 합병 추진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분식회계 논란이 해소되면서 단기 주가 상승은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본업에서의 성장성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랜 기간 지속된 감리 결과 발표로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단기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며 "본업인 바이오시밀러에서의 고성장을 견인할 2022년 이후 출시될 다수의 후속 바이오시밀러들에 대한 매출 기대치는 후발 주자 진입 및 경쟁 심화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한은 총재 “돈 나눠준다고 문제 해결되지 않아”

2권은비부터 김지원까지...부동산 큰손 ‘연예인 갓물주’

3현대차그룹 계열사 KT?...대주주 심사 받는다

4尹, 24일 용산서 이재명 회담?...“아직 모른다”

51000만 영화 ‘파묘’ 속 돼지 사체 진짜였다...동물단체 지적

6비트코인 반감기 끝났다...4년 만에 가격 또 오를까

7‘계곡 살인’ 이은해, 피해자 남편과 혼인 무효

8“적자 낸 사업부는 0원”...LG화학, 성과급 제도 손질

9“말만 잘해도 인생이 바뀝니다”…한석준이 말하는 대화의 스킬

실시간 뉴스

1한은 총재 “돈 나눠준다고 문제 해결되지 않아”

2권은비부터 김지원까지...부동산 큰손 ‘연예인 갓물주’

3현대차그룹 계열사 KT?...대주주 심사 받는다

4尹, 24일 용산서 이재명 회담?...“아직 모른다”

51000만 영화 ‘파묘’ 속 돼지 사체 진짜였다...동물단체 지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