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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랑 비슷한데?”…토스도 뛰어든 후불결제, 카드사 위협할까

네이버·카카오·토스페이, 후불결제 ‘BNPL’ 잇단 출시
금융이력 없는 씬파일러 공략
해외처럼 한도 확대·할부 기능 추가 시 대중화 가능성 ↑

 
 
(왼쪽부터)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CI [사진 각 사]

(왼쪽부터)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CI [사진 각 사]

국내 빅테크 기업이 잇따라 후불결제(BNPL, Buy Now Pay Later) 서비스를 내놓고 있어 카드사와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후불결제 서비스로 대학생·사회초년생 등 금융이력 부족자(씬파일러)들이 빅테크로 유입되면 카드사의 고객 기반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간편결제서비스토스페이에 신용결제 기능을 담은 후불결제 서비스를 오픈했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자동납부 계좌 등록 후 심사를 거쳐야 하며 월 결제 한도는 최대 30만원이다. 만 19세 이상의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먼저 제공한 후 가맹점과 사용자 규모를 순차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후불결제란 현금 없이 일단 구매하고 나중에 결제하는 ‘선구매·후지불’ 서비스다. 신용카드가 없는 금융 소비자가 현금이 부족할 때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글로벌 결제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4월 국내 빅테크 가운데 가장 먼저 후불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 후불결제’를 선보였다. 자체 심사를 통과한 사람에게 최대 월 30만원 한도를 부여한다. 금융 데이터와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머신러닝으로 분석하는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을 활용해 소비자의 한도액을 산정한다.
 
카카오페이는 아직 본격적인 후불결제 서비스를 출범하진 않았다. 지난 1월 모바일 후불형 교통카드를 월 15만원 한도, 일부 사용자 대상으로 시작했다. 여기서도 ACSS를 활용해 소비자의 결제 한도를 책정한다. 교통카드로 시작했지만 토스나네이버파이낸셜처럼 향후 쇼핑 등 일반 결제에 관한 후불결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NHN페이코도 지난달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 ‘피스코어’를 출시하고, 연내 신한은행과 후불결제 시장에 뛰어든다. 이용자별 후불결제 한도 산정에 피스코어를 활용한다. 산출된 모형을 기반으로 데이터 분석 기반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이 국내 빅테크 기업들이 후불결제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미래의 유력 금융 고객, 이른바 씬파일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고은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MZ세대는 처음 쓴 금융 서비스 방식을 꾸준히 가져가는 경향이 있다”며 “(빅테크 기업은) 후불결제 서비스로 고객들의 플랫폼 이탈을 막는 잠금(lock-in)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공화국’인 한국에서 먹힐까

스웨덴의 대표적인 BNPL 업체 클라르나. 클라르나는 현재 17개국에서 9000만명 이상의 고객과 25만개 이상의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다. [사진 클라르나]

스웨덴의 대표적인 BNPL 업체 클라르나. 클라르나는 현재 17개국에서 9000만명 이상의 고객과 25만개 이상의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다. [사진 클라르나]

이제 첫발을 뗀 국내 상황과 다르게 해외 후불결제 시장은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 나이키, 아디다스, GAP, H&M 등 글로벌 브랜드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아마존·이베이 등 글로벌 이커머스의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쉽게 이 서비스를 찾아볼 수 있다.
 
실제 지난해 기준 후불결제 서비스 전체 이용자 가운데 18~24세가 미국 38%, 영국 25%, 호주 23%를 차지한다. 특히 미국에선 25~34세의 약 절반(47%)이 후불결제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빅테크의 후불결제가 국내에서도 카드사의 고객 기반을 빼앗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 있지만, 반대로 큰 위협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다.
 
한국은 신용카드 가입 조건이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전업주부라도 배우자의 신용을 바탕으로 발급이 가능하다. 대학생들도 법적으로는 인정되지 않지만 부모의 신용카드를 받아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부실률 관리도 쉽지 않다. 후불결제는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소비자도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신용카드보다 채권 부실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부실 우려 때문에 국내 빅테크들도 현재 자사 간편결제 고객의 일부만 심사를 거쳐 후불결제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후불결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신용카드 공화국으로 불리는 만큼 무이자할부 등 서비스가 잘돼 있어 폭발적인 성장은 어렵다”면서도 “국내에도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금융소외자들이 분명 존재하므로, 앞으로 해외처럼 결제 한도를 늘리고 할부 기능을 추가하는 등 사용성을 확대해나가면 유의미한 고객 수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후불결제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자결제 서비스업체 월드페이에 따르면 이커머스 시장에서 후불결제 이용률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북미는 1.6%에서 4.5%로, 유럽은 7.4%에서 13.6%로 확대될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글로벌 후불결제 시장 규모가 2025년까지 지금보다 15배 증가해 최대 1조 달러(약 1214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윤형준 기자 yoon.hye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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