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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월마트·타깃 실적 부진에 이마트도 ‘휘청’…韓 유통주 괜찮나

타깃, 1분기 영업익 반토막…월마트 전년比 24%↓
인플레·공급망 차질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 악화
국내 유통주도 하락, “2분기 리오프닝 수혜” 분석도

 
 
미국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20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1분기(27억3000만 달러)보다 24.9% 줄었다고 전했다. 사진은 월마트 직원.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당초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던 국내 유통업체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타깃,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지난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거둔 탓이다. 인플레이션 여파로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소비심리도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6~20일) 코스피시장에서 이마트 주가는 전주 대비 4.51% 빠진 11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11만9000원이다. 지난 19일 장중엔 11만30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그 외 BGF리테일(-5.34%)과 롯데쇼핑(-5.12%), 현대백화점(-2.80%), 신세계(-2.75%), BGF(-2.32%), 현대홈쇼핑(-1.39%) 등 여타 주요 유통주들도 지난 한주 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원인은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실적 악화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유통업체 타깃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여파로 지난 1분기 순이익이 10억1000만 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21억 달러) 대비 51.9% 감소한 것이다. 또 다른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 역시 올해 1분기 순이익이 20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1분기(27억3000만 달러)보다 24.9% 줄었다고 전했다. 당일 뉴욕 증시에서 타깃 주가는 하루 만에 24.93% 폭락했다. 월마트 주가도 6.79% 빠졌다.  
 

월마트·타깃, 물류·인건비 증가로 이익 둔화

 
통상 유통업체는 인플레이션 시기에도 주가가 큰 타격을 받지 않는 경기 방어주로 꼽힌다. 물가가 오르더라도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식료품이나 의류, 화장품 등에 대한 소비는 크게 위축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좀 다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전 세계적인 공급망 차질 우려가 커졌고,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유통업체들의 물류비용 부담이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휴직했던 직원들이 복귀하면서 인건비도 늘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가속화와 금리 인상 등이 겹치며 그간 둔화된 소비심리가 좀처럼 회복세를 타지 못하는 점도 유통업체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서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출하는 비용은 증가한 반면 판매하는 상품의 가격 인상에는 제한이 있는 상황”이라며 “높아진 비용을 소비자가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는 점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라고 말했다.
 

이마트, 단기 반등 어려워…목표가 줄하향

 
국내 유통주에 대한 증권가 전망도 밝지 않다. 우리나라의 소비 심리는 수출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주요 국가의 소비 둔화는 한국의 수출 부진 및 소비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1분기 ‘어닝쇼크(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를 기록한 이마트의 주가는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한 344억원에 그쳤다. 
 
지난주(16~20일) 코스피시장에서 이마트 주가는 전주 대비 4.51% 빠진 11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올해 연간 연결 영업이익은 2091억원으로 추정된다”며 “할인점, 스타벅스, G마켓 등 대표 사업부들의 손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당초 추정치 보다 57%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목표주가는 기존 20만원에서 16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각각 22만원에서 17만5000원으로, 22만5000원에서 18만원으로 이마트에 대한 목표주가를 내렸다.  
 
다만 과도한 우려는 피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미국 유통업체에 비해 비용 부담이 크지 않고, 향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도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마트와 달리 신세계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215억원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찍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유통 업체들은 미국 타깃과 월마트처럼 인건비와 물류비 상승 부담이 크지 않다”며 “한국과 미국은 비용 상승률이 다르고, 2분기 리오프닝으로 인한 수요 반등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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