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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검토 중인 5G 중간요금제, ‘꼼수' 논란 나오는 이유

5만~6만원대 중간요금제 아닌 구간별 5G 요금제 필요
"통신 서비스는 필수재…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돼야"

 
 
이동통신 3사 로고 [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 로고 [연합뉴스]

정부가 5세대(5G) 이동통신 중간요금제 도입을 검토 중인 가운데 요금제 출시 전부터 '꼼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중간요금제가 기존 고가 요금제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할인 혜택 없이 출시되는 등 소비자 외면을 받을 거란 우려에서다.
 
23일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5G 요금제를 월 5만원대 후반~6만원대 초중반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논의는 지난 4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윤석열 정부의 통신 정책 후보 중 하나로 5G 중저가 요금제 신설안을 선택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현재 10GB보다 적거나, 100GB보다 많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5G 요금제(어린이·청소년 요금제 등 제외)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가 이용하는 월평균 데이터는 약 26GB로, 현행 5G 요금제 중에선 데이터 사용량에 맞는 요금 상품을 선택하기 어렵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중간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이 지나치게 적거나 많은 5G 요금제를 구간별로 다양화하자는 것"이라며 "20GB, 30GB, 40GB 등 여러 데이터 구간에 맞는 요금제를 마련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동통신 3사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면서도 중간요금제를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했던 남기태 서울대 교수(재료공학부) 등이 중간요금제에 대해 언급하며 도입 압박이 세졌기 때문이다.
 
5G 가입자가 가장 많은 SK텔레콤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고객의 이용 패턴과 가입자 추이 등을 고려해 다양한 요금제를 살펴보고 있다"며 "5G 보급률이 40%를 돌파하는 등 '대세'가 되는 시점에서 요금제 다양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한 바 있다. KT와 LG유플러스 또한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다만 이들 기업이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더라도 소비자 편익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동통신사는 현재 10GB 데이터를 5만원대 중반에, 100GB 데이터를 6만원대 후반에 제공하고 있다. 기존 요금제를 고려하면 중간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은 10GB와 100GB 사이, 금액은 5만원대 후반에서 6만원대 초중반으로 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이동통신사가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과 기존 5G 요금제를 고려해 중간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을 20~30GB로, 가격을 6만원대 초중반에 제공한다면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하고 데이터를 100GB 이상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 중간요금제가 도입된다고 해도 대부분 고가인 현행 5G 요금제로는 '생색내기'가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월 3만~4만원대의 5G 요금제를 출시할 때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이들 기업은 5G 요금제가 통신 품질에 비해 비싸다는 논란에 기존 5G 요금보다 절반가량 저렴한 '반값 요금제'를 선보였다. 그러나 기본 데이터로 5~10GB만 제공하거나 결합 할인, 선택 약정 할인을 제외하면서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시민단체는 중간요금제 도입과 함께 5G 요금제 가격도 함께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가 요금제를 선택할수록 GB당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고 있어, 이를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10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는 GB당 가격이 700원 정도지만, 10GB 요금제는 GB당 가격이 5500원 수준이다. 저가 요금제가 고가 요금제보다 GB당 약 8배 수준 비싼 셈이다.
 
통신 서비스가 사실상 필수재인 만큼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의 데이터를 적정한 금액에 이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통신 서비스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워졌고,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 구분 없이 통신 서비스가 활용되고 있다"며 "단순히 현행 요금제의 중간 수준인 상품을 출시할 게 아니라, 통신 요금을 전반적으로 낮추고 데이터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선모은 기자 seon.m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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